빈곤 당사자 조직 원리 ‘여섯 마리 표범’

[가라가라 빈곤 ①] 미국 켄싱톤복지권조합의 반빈곤운동 <2>

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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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윌리 뱁티스트는 켄싱톤복지권조합 교육담당자이자 빈민대학 공동 코디네이터를 맡고 있다.
켄싱톤복지권조합의 교육담당자이자 빈민대학의 공동 코디네이터이기도 한 윌리 뱁티스트의 멋진 강연들 가운데 ‘여섯 마리 표범의 원리들’(The Six Panther Ps)이라는 것이 있다. 윌리는 이 강연에서 60년대 미국 흑인들에 기반하여 공개적이고 실천적인 불복종운동을 이끌었던 ‘흑표범당’(the Black Panther party)의 경험을 상기시키면서, 표범의 첫 문자인 P를 이용해 조직화의 원리를 정리했다. 빈곤 당사자의 조직화를 위해 유용하게 활용되길 바라며 아래 소개한다.


- 첫 번째 표범의 원리, 강령 Program

강령은 가난한 사람들 스스로의 가치와 목표, 문제와 관심을 표시한다. 모든 사람은 생명, 자유, 행복추구의 권리가 있으며, 이것은 어떤 식으로든 손상돼서는 안 된다. 미국과 같이 충분한 생산력을 가진 나라들에서 이러한 권리들은 특히 보장되어야 하며, 결코 흥정의 대상이어서는 안 된다. 강령은 모든 사람이 주택 및 주거에 대한 권리, 생활 임금을 받는 직업을 가질 권리, 건강할 권리, 기본적인 생활필수품에 대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부자들의 통제 아래 있는 사람들에 의해 추구되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 미국 민중의 이익에 기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강령을 중심으로 조직되며 단결한다.


- 두 번째 표범의 원리, 저항 Protest

고통받는 것을 허락하지 말라. 만약 당신이 상처를 받는다면 외쳐라. 그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며, 당신은 무언가 해야만 한다. 우리가 주의를 집중하며 운동을 펼치고자 하는 사람들은 움직이고 저항하며 이를 돈벌이로 받아들이지 않는 집단이다. 가만히 있는 것은 죽는 것이며, 후퇴하는 것이다. 가만히 있는 것은 눈 앞에서 펼쳐지는 부패에 굴종하는 것이다. 저항은 중요하다.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능력의 기반은 빈민들의 필요에 대해 지속적으로 운동하고 활동하는 것이다.


- 세 번째 표범의 원리, 생존 프로젝트 Projects of survival

이 나라와 경제는 “과잉”이라는 한 단어로 특징지을 수 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현실이다. 민중들은 물건을 구할 수 없는데, 물건들은 넘쳐난다. 저들은 음식을 버리는데, 민중들은 먹을 수가 없다. 간호사들은 넘쳐나는데, 의료는 충분치 않다. 이 나라에는 1천1맥만 채의 사치스런 빈집이 있다. 저들이 그곳을 단지 비워두고 있는 동안, 6백~1천만 빈민들은 부모에 얹혀 지내거나, 벽난로 앞이나 쉼터 등에서 노숙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생존 프로젝트가 던지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빈민들이 잉여 생산물을 획득하기 위해 서로서로 협력해 나가고, 이를 조직화의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인가이다. 생존 프로젝트는 사람들의 관심을 식량, 주거, 육아 등 가난한 사람들의 직접적인 요구로 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조직화 수단으로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 네 번째 표범의 원리, 언론 작업 Press work

가난한 사람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메시지를 생산한다. 여기에는 소식지, 티셔츠, 포스터, 발언, 인터넷 등이 있다. 메시지를 얻고 서로 대화하며 스스로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으로서, 모든 매체는 다 중요하다. 가난한 사람들은 언론을 가질 필요가 있다.


- 다섯 번째 표범의 원리, 정치 교육 Political education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이해하고 있으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분명히 말하고 서로에게 교육할 수 있다. 우리의 기본적인 구호는 “각자가 한 사람을 가르친다” 그리고 “당신이 더 많이 알게 될수록 더 많은 것을 빚지게 된다”라는 것이다. 이 원리의 의미가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 교육은 지도력을 형성하는 핵심이며, 지도력은 운동의 기본이다. 지도력은 모든 투쟁의 기본이며, 투쟁에 대한 민중들의 헌신을 강화한다. 정치 교육이 조직화와 무관한 어떤 것으로 이해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빈민들의 경험을 설명하면서 이들의 투쟁에 분명한 시각을 갖게 해줄 때 정치 교육은 보다 효과적이다.


- 여섯 번째 표범의 원리, 인물이 아닌 계획 Plans not personalities

‘인물이 아닌 계획’이라는 특별한 원리는 흑표범당의 부정적 경험으로부터 얻은 교훈이다. 미연방수사국(FBI)은 흑표범당을 미국의 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조직으로 지목하고, 이 조직을 분열시키고 파괴하려는 계획을 발전시켰다. 먼저 미국 연방수사국은 흑표범당이 인물과 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정파로 조직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속임수, 잠입, 위조편지 등을 통해 지도자들끼리 서로 싸우게 만들 수 있었다. 조직적으로 흑표범당은 정책이나 계획 혹은 프로그램보다는 인물에 의존하고 있었다. 지속가능한 조직은 한 명의 지도자가 아니라, 계획과 원칙 그리고 정책에 의존한다. 이는 매우 중요한 핵심이다.
인권오름 제 12 호 [기사입력] 2006년 07월 11일 23: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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