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좀 들어봐] 학교야 학교야, 이건 아니잖아♬

학생인권 현실 꼬집는 종합 개그 한마당

파란만장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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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말 ‘파란만장 청소년 인권캠프’가 열렸어요. 캠프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청소년 인권을 억압하는 학교현실을, 모 방송국의 개그 프로그램을 패러디해 풀어냈습니다. 이달 14일부터 18일까지 전국을 돌며 청소년인권을 외친 청소년인권활동가 행진단도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의 후속편을 내놓았는데요. 이들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볼까요?




이, 이, 이,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 안녕하세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께서 헤어드레서가 되라고,
멋진 헤어디자이너가 되라고 지어주신 이름,
이름만 들어도 정말 헤어디자인을 잘 할 것 같은 그 이름은?
“귀두컷*입니다”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 우리 학교에서 기말고사가 끝났어
정말 날 것 같은 기분으로 학교를 갔지
선생님께서도 어제 기말고사 보느라 정말 고생 많았다며,
우리에게 응원과 격려의 말씀을 해주시면서 전해주신 말!
“오늘부터 전원 야자다”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 금요일 방학식 날이라고 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엘 갔어
그런데 교장선생님 하시는 말씀!
“월요일부터 전원 보충수업이다”
너무나 황당해서 용기를 내서 교장실에 갔어
방학은 쉬라고 있는 게 아니냐고 한번 개겨봤더니
교장선생님 다시 하시는 말씀~
“방학은 집중학습 기간이다”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 오늘 우리 학교 급식시간에
모처럼만에 알탕이 나온다고 해서
친구들이 모두 설레는 마음으로 급식실에 갔어
그런데 알탕에 알이라곤 없고
계란만 둥둥 떠다니는 거야
그래서 용기를 내서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이게 무슨 알탕이냐고 따져봤더니
교장선생님 하시는 말씀!
“싫음 걍 굶든가”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 수능시험이 백일도 안 남았다고
우리를 너무나 아끼시는 담임선생님
사랑과 격려의 마음을 담아
각별한 선물을 준비하셨어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은 그 선물은?
“5분 늦었으니 궁디 2백대”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 우리 학교에서 두발단속이 너무 심해서
학생들이 교무실에 찾아가서 항의를 했어!
“선생님, 머리 길이만이라도 어떻게 좀...”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 귀두컷 : ‘반삭’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남학생들이 많이 싫어하는, 귀 위로 짧게 ‘찝힌’ 머리 형태를 말하지요.


[끄덕끄덕 맞장구]

두발규제, 강제 야간학습과 보충수업, 체벌, 불량급식…. 지금 우리 학교 현실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문제들입니다. 청소년들은 벌써부터 학교에, 사회에, 정부에 묻고 있습니다.
학생에게 학생답기를 강요하기 이전에 먼저 학교가 학교다워야 하지 않겠냐고요?
“공부나 해. 다 너희를 위한 거야”라고 하면서도, 학생을 기계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왜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관리할 기회조차 주지 않느냐고요? 말끝마다 청소년을 위한다고 하면서 불량급식을 그대로 방치하는 건 또 왜냐고요?
“싫으면 학교를 떠나든지…” 배째라 정신으로 학생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게 아니라, “학생은 사람도 시민도 아니”라고 강변할 게 아니라, 인권이 숨쉬는 학교를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고요?
그러면서 청소년들은 친구들에게 말합니다. “머리길이라도 좀 늘여주세요”라고 구걸할 게 아니라, 당당하게 청소년의 힘으로 인권을 되찾자고요. 학교라는 성역을 흔드는 파란을 만들자고 말입니다.
인권오름 제 18 호 [기사입력] 2006년 08월 23일 0: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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