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핵 신화를 넘어] 안전한 핵발전은 어디에도 없다

예측 가능한 변수만 기대하는 건 기만

오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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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주>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은 핵 발전 신화를 깨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한편에서는 안전하다고, 한편에서는 불안하다고 외치는 동안 에너지 정책 등의 구조적 문제는 오히려 가려지고 있다. [기획: 핵 신화를 넘어]는 핵 신화를 만들어내는 구조적 문제를 짚고 신화 깨기에 나선 핵발전소 주민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한다. 신화는 사람들이 만들지만 또한 사람들이 깰 수 있다.


핵발전소는 거대한 보일러와 같은 것입니다. 가정에서 쓰는 보일러는 뜨거운 물로 방을 덥히고 목욕을 하지만, 핵발전소에서는 뜨거운 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듭니다. 우리가 집에서 쓰는 보일러에 들어가는 연료로 연탄을 사용하는 것처럼 핵발전소에서도 우라늄이라는 연료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우라늄 연료라는 것은 물을 데우기에는 너무 뜨거운 열이 나고, 한번 타기 시작하면 몇 년 동안 계속 뜨겁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계속 냉각을 해줘야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일본을 덮친 대형 쓰나미에 이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냉각기가 고장 났습니다. 우라늄 연료가 냉각되지 못하고 열을 계속 내게 되면서 원자로 내부는 점점 온도가 올라갔고, 결국 수소폭발과 노심용융(연료가 내는 열에 연료가 녹아버리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이번에 폭발을 일으킨 핵 발전기 중 하나인 후쿠시마 핵발전소 4호기의 경우에는 정비를 위해 운전을 중지하고 있던 중에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역시 냉각이 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진 쓰나미를 비롯한 어떤 상황에서도 냉각이 작동해야만 하는 것이 핵발전소의 운명이라면, 내진 설계를 강화하는 것은 냉각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것이며, 그 어떤 기술로 보완한다고 하더라도 이 운명 자체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위 사진:4월 3일 두리반 뒷뜰에서 열린 반핵음악회에서 전시한 그림 - 핵발전 사고의 기억을 담은 그림 [사진 제공: 에너지정의행동]

한국 핵발전 시설은 일본과 달라서 안전하다고?

한편 사고가 나고 핵발전소가 21개나 가동 중인 우리나라에서는, 언론을 통하여 한국 핵발전소는 일본과 원자로 형태가 달라 안전한 것처럼 이야기했습니다. 물론 형태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이번 사고가 난 일본 원자로의 경우, 연료 사이를 물이 직접 지나가면서 뜨거워지고, 이 뜨거워진 물이 터빈을 돌리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가 사용하고 있는 원자로는 원자로 내에 끓는점을 높이기 위해서 압력을 가하고 이 물이 다시 터빈 쪽의 물을 데워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즉 이번 사고가 난 핵발전소 형태는 핵연료를 그대로 통과하기 때문에 물속에 방사능이 더 많이 들어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터빈 쪽으로 순환하는 물이 직경 2-3센티미터의 가느다랗고 기다란 세관을 통해 돕니다. 이 가느다란 관은 수백 개가 들어있는데 어느 것 하나 파손되는 경우 방사능이 그대로 유출됩니다. 따라서 안전 여부를 원자로형태로 따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정보뿐 아니라 편서풍이 불면 우리나라는 언제까지 괜찮은 것인지, 결국은 방사능비가 내렸는데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핵 발전에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설계하고, 운영하고, 폐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영역으로만 간주되는 것을 의미하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특징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현재 삼척, 울진, 영덕 지역을 대상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이 벌이는 신규 핵발전소 부지 선정에서도 어떤 이유로 이러한 지역들이 적절한 부지로 선정되었는지에 대해서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경주 핵폐기장 건설이 시작된 지 4년이 지나서야 부지안정성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전문가들, ‘그들만의 리그’가 된 영역에서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그들과 핵 발전에 대한 신뢰를 보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기술적으로 안전성을 높이는 일만큼 신뢰를 높이는 일은 안전에 있어서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일 텐데 말입니다.

드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고가 말하는 것

1956년 영국 세라필드의 콜터 홀이 세계 최초로 상업발전을 시작하면서 상업용 핵발전은 약 6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60년 가운데 커다란 사고만 벌써 3번 있었습니다. 1979년 미국의 드리마일이란 작은 섬에 있던 핵발전소는 냉각제 누설과 물을 공급하는 밸브들이 닫혀있음을 작업자들이 간과한 데서 사고가 시작되었고 결국 노심이 용융되어 방사능이 유출되었습니다. 또한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에 있던 핵발전소는 핵발전소를 중지시킨 뒤에도 얼마나 출력이 나오는 지를 시험하던 중에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시험 중에 갑자기 원자로 내부의 온도가 급상승했는데 이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면서 결국 핵발전소 자체가 폭발하게 된 것입니다. 폭발과 함께 화염에 휩싸인 핵발전소는 5월 9일에야 불이 꺼졌고 당시 폭발로 상공 1km 이상까지 솟아올랐던 핵분열 생성물, 파편 등은 발전소 주변과 바람을 타고 북서쪽 벨로루시 지방으로 퍼져나갔습니다. 현재 25년이 지난 지금도 체르노빌 지역은 접근을 제한하고 있고 낙진의 70%가 바람을 타고 날아간 벨로루시의 일부지역도 폐쇄지역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사고 수습에 참여했던 작업자들, 60만 명의 소방대원과 오염제거 인력들은 고농도의 방사선에 피폭되었고, 한 보고서에 따르면 암 사망자가 3만에서 6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갑상선 암은 이미 그 지역의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병이 된지 오래고, 아이들도 각종 종양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핵사고의 망령이 사라질 것 같았던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것입니다. 사고가 일어난 지 한 달이 되던 4월 11일 결국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체르노빌과 같은 수준의 사고 등급으로 판정했습니다.

위 사진:4월 3일 두리반 뒷뜰에서 열린 반핵음악회에서 전시한 사진 - 핵발전 사고 지역의 모습과 방사능 휴우증을 겪고있는 사람들의 사진 [사진 제공: 에너지정의행동]

여태까지 있었던 사고를 통해 볼 때, 핵발전은 인간과 자연을 기계 조작자와 예측 가능한 변수 조건으로만 규정하고 있다는데서 큰 사고가 예상된 것들이었습니다. 핵발전소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일정한 정해진 시간 내에서만 작업을 하도록 지시받고 있고, 위험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하게 됩니다. 로버트 융크는 저서『원자력 제국』에서 “그들(작업자)은 자기 노고의 시작도 그 최종결과도 모른다. 그들은 어떠한 노동만족감도 누릴 수 없는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핵발전소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일정 수준의 위험을 감수하고, 실수를 할 경우에는 모든 것이 개인의 책임으로 그것도 되돌릴 수 없는 정도의 개인의 책임이 됩니다. 또한 지진과 쓰나미를 비롯해서 자연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인데도 불구하고 그것들을 가정하고 그 위에 핵발전소를 건설했습니다. 행여 예측하지 못했더라도 그것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었다면 다행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2~3미터가 넘는 쓰나미를 막기란 불가능한 일로 여겨집니다. 또한 지진을 예측한다 한들, 그 짧은 순간에 핵발전소를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옮긴다거나, 모든 장치가 비상상황에서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대비를 한다는 것도 불가능한 일로 여겨집니다. 기후변화 시대에 각종 기후변화 재앙은 더 커져만 가고, 울진 핵발전소도 연약지반으로 밝혀진 가운데서 자연을 예측 가능한 변수 조건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핵발전의 안전을 기만하는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나라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18번이나 있었습니다. 번개로 인해서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한 적도 있었고, 시험 중 수위조절 실패로 인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원칙적으로는 공개하도록 되어있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너무 늦게 알려 주민들이 사고 당시에 방사능이 유출된 것을 모르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핵발전소에서 쓰고 남은 연료를 저장하는 시설인 핵폐기장의 경우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합니다. 현재 경주에 지어지고 있는 중저준위 폐기물 저장시설은 하루에 3,000톤의 물이 새어나오는 것을 퍼내고 막아내느라 공사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지하수가 방사능에 오염될 수 있으며, 물이 그대로 흘러들어갈 바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 주민들은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을 상대로 방사능 유출이 걱정된다고 말했지만, 10년의 운영기간 중에 발생한 방사능 유출과 같은 사고의 경우에는 책임지지만 그 이후의 유출에 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놓아 주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한번 건설된 방폐장이 10년 동안 물이 샜는데, 10년 후라고 해서 물이 안 샌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물이 새는 것을 감시할 CCTV를 설치할 계획도 없다고 하니 핵폐기장의 방사능유출에 관해서 누구를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정부는 현재 30% 수준의 핵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59%로 늘린다는 엉뚱한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땅 어딘가에 또 핵발전소를 짓는다는데 우리는 어디에서 안전을 생각하고 우리의 삶을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오송이 님은 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입니다.
인권오름 제 246 호 [기사입력] 2011년 04월 13일 11: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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