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파장? 파장!] 국가인권위인가? 국가폭력사면위원회인가?

둥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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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사업은 민주적, 법적 절차를 어기고, 문화재법 위반, 환경영향평가위반, 설계오류, 이중계약서체결, 천연기념물파괴까지 파괴하며 강행되고 있다. 이렇게 강행되는 부당한 사업에 대한 저항은 당연한 시민의 권리였으나, ‘국민이 저항할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폭압정권은 경찰력을 동원해서 무참히 탄압했다. 강정마을에서는 3년간 600명이 체포되고 30여명이 구속되었는데, 경찰의 물리적 폭력으로 인해서 작년 한 해 동안 만 40여명이 실신해서 구급차에 실려 갔고, 4명이 골절상을 당했다. 올해는 경찰의 무리한 진압 작전 중에 마을 여성이 축대 난간에서 떨어져서 내장이 파열되었을 정도이다. 이에 분노한 주민 한분이 경찰서 안에서 칼로 동맥을 그어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경찰폭력에 항의하면 그 시민은 체포되고, 그 불법체포에 대한 면책을 피하려고 경찰은 거짓사실로 조서를 꾸미고, 검찰은 이를 공안사건이라는 살을 붙여 기소를 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검찰의 공소장을 그대로 읽는 수준 이상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국가폭력은 국제인권기구에 잘 알려졌고, 결국 2013년 UN 인권옹호자특별보고관 마가릿 세카쟈는 강정마을에서 벌어지는 인권옹호자에 대한 국가폭력을 조사했다. 그는 출국기자회견에서 국가폭력의 심각성을 경고했지만, 박근혜 정권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폭압정권의 계보를 잇고 있다.

이러한 국가가 저지르는 폭력과 인권유린에 대해 그나마 구제받을 수 있는 기관으로 손꼽을 수 있는 것이 ‘국가인권위원회’였다. 왜냐하면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인권위법에 의해 ‘인권의 보호와 향상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인권전담 국가기관’으로 세워졌고, 동법에 의해서 그 업무수행의 독립성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에 임명된 후 아직도 그 끈질긴 생명력‘만’ 자랑하고 있는 현병철 위원장은 국가인권위원회를 ‘국가폭력 사면위원회’ 쯤으로 바꿔놓은 듯하고, 이로 인해서 강정마을에서 보낸 수십여 건의 진정서는 대부분 기각됐다.

위 사진:강정마을에서 진정한 해군의 종북좌파 척결 현수막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해군들이 ‘종북좌파 척결’ 몰이에 공모한 사건에 대한 진정서이다. 해군은 2011년 8월, 보수단체들과 모의를 해서 강정천 운동장에서 ‘종북좌파 척결 궐기대회’를 했었는데, 이 행사에 대한 제반준비를 해군 측에서 담당했고, 심지어 해군 소령이 ‘종북좌파 척결하라’는 현수막을 운동장에 내걸었을 정도이다. 이에 대해서는 사진과 동영상 관련기사까지 이미 널리 퍼져있는 상황이다. 국민을 지켜야할 군인이 그 국민을 적으로 규정하고 대민갈등을 조장하는 상황에 대해 강정마을에서는 진정서를 보냈으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를 기각시켰다. 기각 이유는 해군 측에서 ‘우리는 보수단체 궐기대회를 모의 한 바도 없고 도와준 적도 없다’라고 답변했기 때문에, 정 소령이 종북좌파척결 현수막 걸었던 행위를 인권침해로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한쪽의 의견만을 청취한 판단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는가. 아무튼 이러한 인권위의 ‘사면사례’로 인해서 해군과 경찰의 폭력은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강정인권침해 사안에 대한 물타기식 결정

하지만 이러한 강정마을 인권침해에 대한 외면에 여론의 지탄이 쏟아지고, 인권위 무용론을 무마시키려는지 인권위에서는 가뭄에 콩 나듯이 ‘부분적 진정처리’를 하는 물타기를 하고 있다. 그 예가 2011년 10월 29일 강정천 야간행사를 끝내고 촛불을 들고 강정마을로 들어오는 시민들에 대한 압박, 고착사건에 대한 진정 결정이다.

이날 밤 강정천 행사장에서 야간행사가 끝나고 촛불을 들고 강정마을로 삼삼오오 모여 돌아가던 시민들은 강정천 부근에서 폭죽 30여발을 공중에 터트렸고, 폭죽을 다 터트린 후 시민들은 다시 평화롭게 촛불을 들고 강정마을로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들이 밀려와서 ‘불법집회’라며 고착을 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폭죽을 터트렸’단다. 시민들이 ‘폭죽은 이미 다 터졌으니 사후 소환장 발부하던지 하라’고 했음에도 경찰은 막무가내로 압박했고, 그 과정에서 부모와 함께 강정마을로 올라가던 아이들이 경찰에 눌려서 울부짖었다. 더군다나 경찰이 ‘퇴로’를 열어주지도 않고 해산명령을 했음은 물론이거니와 이미 해산해서 멀리 떨어져나갔던 시민들까지 다시 끌어다가 경찰로 둘러싸인 벽 안에 쑤셔 넣고는 “해산하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는 엽기적인 경고방송을 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야간행사를 끝내고 강정마을로 올라가는 중에 폭죽을 터트린 행위에 대해 ‘위험하여 자진해산 명령을 한 것은 타당하지만’이 다만 ‘퇴로를 열어주지 않고 해산 명령 시 법조항을 잘 못 안내한 것(6개월 이하의 징역을, 2년 이하의 징역이라고 안내했음)에 대해서는 주의조치’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위 사진:고착으로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압박해오는 경찰에 의해서 충격을 받고 놀란 초등생

이러한 결정이 강정마을에 도움을 줄까? 아니다. 오히려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의 권리 축소시켜 놓았다. 왜냐하면 행사 끝내고 마을로 올라가는 시민들이 단지 폭죽을 쏘았다는 이유로 해산명령을 하고 고착시키는 것을 ‘합법적 공무집행’이라고 인권위가 판단했으므로, 앞으로는 삼삼오오 걷다가 폭죽을 터트리면 체포할 수 있다는 역발상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권감각이 없는 인권위의 결정으로 기각시킨 것보다도 못한 결과를 ‘인권적 조치’라고 자화자찬하며 인권위 홈페이지에 모범사례로 게재하였을 정도이다.

이러한 인권위의 본분 망각은 최근 국제적으로 공인까지 받았다. 이번 6월에 한국을 찾은 UN인권옹호자특별보고관 마가릿 세카쟈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이해 당사자들의 신뢰를 잃어 대한민국에서 인권을 증진하고 보호함에 있어 더 이상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조직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기 때문이다. 지금 상태로 라면 인권위가 있으나마나다. 강정을 위해서든, 용산을 위해서든 쌍용을 위해서든 대한민국의 인권증진을 위해 인권위에 기대를 걸게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게 한국 인권의 현실이다.

덧붙이는 글
둥글이 님은 강정마을에서 인권감시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권오름 제 351 호 [기사입력] 2013년 06월 26일 12: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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