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으로 읽는 세상] 법 위에 서 있는 대한문 앞 경찰

집회금지·방해까지 모자라 집단적인 괴롭힘까지 등장

최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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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주>

세상에 너무나 크고 작은 일들이 넘쳐나지요. 그 일들을 보며 우리가 벼려야 할 인권의 가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 질서와 관계는 무엇인지 생각하는게 필요한 시대입니다. 넘쳐나는 '인권' 속에서 진짜 인권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나누기 위해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들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매주 논의하고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인권감수성을 건드리는 소박한 글들이 여러분의 마음에 때로는 촉촉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다가가기를 기대합니다

지금 대한문 앞은 사실상 경찰에 의한 ‘계엄’ 상황이다. 남대문경찰서 최성영 경비과장은 대한문 앞을 치외법권 구역으로 만들어놓고 집회도, 노숙도, 침묵시위도, 연좌농성도, 그 어떤 것도 금지시킨다. 심지어 경찰은 인권과 정의, 평화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집단으로 모욕하고 괴롭혔다. 자신이 물리력을 가졌다고 3류 조폭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치사한, 도를 넘은 경찰폭력이 지금 서울 한복판에서 국가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다. 삶의 자리를 회복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연대하러 온 모든 이들은 또 한 번 국가공권력에 의해 사람으로서 존엄성을 훼손당하고 있다.

대한문 앞에서 한사람이 모이고 또 한사람이 모여 피켓이라도 들면 경비과장은 ‘미신고불법집회’라며 해산방송을 하고, 경찰관직무집행법(아래 ‘경직법’) 6조 1항을 들어 범죄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경찰력을 발동하겠다고 으르렁거린다. 경찰은 5월 29일 집회시위 권리를 위한 ‘꽃보다 집회’에서 경찰을 상대로 한 폭력행위가 있었기에, 쌍용차 범대위가 신고한 집회를 모두 금지 통고한 것이라고 말한다. 또다시 그런 집회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에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고 범죄예방을 위해 농성자들을 모두 대한문에서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찰 법해석 오독에 오판까지

그러나 경찰은 법해석을 완전히 잘못하고 있다. 2011년 대법원은 금지통보된 집회라도, 신고되지 않은 미신고집회라도 평화롭게 진행되는 집회에 대해서 경찰이 함부로 해산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 때문에 남대문경찰서 최성영 경비과장이 읊조리는 해산명령은 모두 법원의 판단을 거스르는 집회방해 행위이다. 설사 행정법원이 경찰의 집회금지통고에 관해 효력정지신청을 기각했더라도, 자발적으로 대한문 앞에 모인 사람들을 해산할 권한이 경찰에게는 없다.

또한 경찰은 경직법 6조1항을 들먹이며 노숙, 침묵시위, 연좌농성 등을 하는 사람들을 병력으로 에워싸고 끌어내기를 반복한다. 경찰은 도로교통법 68조를 근거로 깔판이나 비를 피하기 위한 우산도 압수를 한다. 경찰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다며 경찰력 발동의 근거를 주장한다. 하지만 이 역시 경찰이 완전히 법적용을 잘못한 경우이다. 경직법 6조 1항에 따라 행정상 즉시강제에 의해 경찰력이 긴급하게 발동할 수 있는 요건이 지금의 상황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한문 앞에서 쌍용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연대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 어떤 구체적인 범죄행위를 했는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침묵시위나 연좌농성을 하는 행위들이 어떻게 명백하고 현저한 위험을 야기 시키는가? 침묵시위와 연좌농성을 당장 저지하지 않으면 누군가의 신체와 생명이 심각하게 위태로운가? 그래서 경찰이 직접 제지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절박한 상황인가?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지금 대한문 앞에 연대하러 온 사람들을 향해 경직법 6조 1항을 적용하는 것은 얼토당토않다. 억지를 부리는 것이 누구인지 너무나 명확하다.

위 사진:대한문 앞에서 경찰에게 끌려나가는 쌍용차노동자 <사진 출처 : 민중언론 참세상>

경찰이 노리는 것은?

그래서 경찰에게 묻고 싶다. 살기 위해 죽어간 24명 노동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분향소를 차린 것이 교통질서를 방해했냐고,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복직을 위해 싸우고 쌍용자동차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국정조사를 요구한 것이 범죄냐고, 시민들이 해고노동자들과 마음을 나누기 위해 함께 연대한 것이 공공질서를 어지럽혔냐고. 이에 관해 답을 할 수 없기에 경찰은 법을 들먹이며 법 위에서 맘대로 우리의 삶을 가두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경찰이 쌍용 해고노동자들과 연대하러 온 사람들에게 굴욕감을 주어 저항의 의지를 꺾으려는 것이다.

평화로운 집회에 대한 권리는 우리의 것이다. 어떻게 집회를 할지는 우리가 정한다. 경찰이 이래라 저래라 할 사항이 아니며 당신들이 예측할 수 있지도 않다. 경찰은 집회판단자도 아니고 집회관리자도 아니다. 평화롭게 모여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모이는 것조차 방해한 것은 경찰이다. 당신들이 그토록 운운하는 불법폭력집회라는 것은 당신들의 집회관리방식이 불러일으킨 결과임을 인식하길 바란다. 형사정책연구소는 집회가 폭력으로 변화하는 이유로 경찰의 집회관리방식(차벽, 불심검문, 이동차단, 채증, 물포/최루액을 앞세운 경찰장비 등)을 손꼽았다. 집회참여자들이 집회할 장소로 이동할 수 없도록 만들고, 시민들과 소통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차벽을 설치하며, 준무기에 해당하는 경찰장비들을 무방비 시민들에게 쏟아낼 때, 결국 저항의 힘이 경찰을 향해 분출하는 것이다.

5월 29일 집회에서 경찰은 집회 장소에 난입하고, 불법채증을 일삼으며,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는 집회에 해산명령을 반복하며 위협했다. 또한 불법체포에 거리감금, 심지어 구타, 최루액살포까지 자행했음을 경찰은 부인할 것인가. 경찰은 불법폭력집회 운운하기에 앞서 평화로운 집회를 보장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부터 숙고해보기를 바란다. 또한 경찰은 지금 당장 대한문 앞 집회금지통보를 철회하고 해고노동자와 연대하러 온 모든 사람들에게 가했던 모욕, 존엄성의 훼손, 괴롭힘에 대해 사과하고 중단하라. 공권력이 공권력으로서 행사되어야할 최소한의 예의와 염치를 갖추어라.

덧붙이는 글
최은아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입니다.
인권오름 제 351 호 [기사입력] 2013년 06월 26일 17: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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