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참깨] 대학은 누구를 위한 곳인가?

학교 구성원임에도 정보 접근에서는 배제된 학생

장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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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9개의 대학이 교직원 연금의 개인부담금을 대납했다는 교육부 감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교직원 연금에서 교직원 개인이 내야할 부분마저 대학 측이 대납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학교 예산은 학생의 등록금으로 구성되는 만큼 학생에게 보다 나은 학생 복지와 교육 서비스 제공을 위해 사용되어야 했지만 정작 학교 예산은 학생들이 아닌 교직원 개인이 내야하는 돈을 대신 납부해주는데 쓰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방학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대학의 총학생회들은 이에 대한 규탄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학교들도 불법적으로 대납해준 자금을 다시 학생들에게 돌려줄 방법을 고민하느라 바빠 보인다.

사실 대학의 일방적이고 폐쇄적인 운영으로 인한 문제가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작년에는 한국외대 영어대학 학사개편안이 학생들의 의견수렴과정이 전무한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통보되어 학생들의 반발이 있었고 3년 전에는 학교를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다는 이유로 중앙대측은 중앙대 교지 <중앙문화>에 대한 예산지원을 전액 삭감해버린 일이 있었다. 이와 같은 사건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학생들이 대학 운영의 관한 정보들에 접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학 운영과 관련된 정보들이 대학에 의해 독점되어 일반 학생은 물론 각 단과대별 학생회 역시 학교 운영 자료에 대해 접하기 힘들다는 점을 자주 느끼곤 했다.

반값등록금이 이슈가 된 작년에 동국대에서는 등록금 협상이 있었지만 학교는 학교발전과 학생 복지 수준 저하를 이유로 이번 학년도 등록금을 고작 0.4%, 8000원 상당의 돈을 인하했을 뿐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본다면 장학금을 삭감해야할 정도로 학교 예산이 부족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게 된다. 예산부족이라던 학교는 하루 일정이던 기존의 OT를 1박2일 규모의 행사로 확대시켰고 매년 학교에서 실시하는 연등회 역시 작년에 비해 규모가 커졌다. 게다가 올해 학교는 200억대의 기부금 모금에도 성공하였다며 이 사실을 크게 홍보하였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본다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주장하는 예산 부족에 의문을 갖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폐쇄적인 학교 운영의 사례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 6월에는 동국대 측에서 학내 생활협동조합이 가지고 있는 임대매장 협상권을 가져가려는 시도를 해 생협 학생 조합원들과 각 단과대 학생회가 학교 내 임대매장과 학생 식당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한 적도 있었다. 이 사건에서 제일 큰 문제는 학내 생협 임대매장을 가져가려는 학교 측의 시도를 학교 측의 공식적인 발표가 아니라 한 익명의 제보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는 학교 행정과 운영에 관련된 정보에 대해 학생들이 접근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은 대학에 일 년에 1000만원에 가까운 등록금을 내고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정작 학교 정보 접근에 배제되어 왔다. 학생은 학교를 구성하는 가장 많은 수의 구성원이며 등록금납부로 학교가 운영될 수 있게 하는 주체인 만큼 학교가 이 등록금으로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위 사진:2008년 등록금넷과 '연세대 부자대학 펀드 감시단'의 대학 적립금 사용 내역을 공개촉구 기자회견-[프레시안]

그동안 대학들은 학교운영 정보에 대한 공개 요구가 있을 때마다 예산부족 또는 학생 복지를 위한 선택 같은 추상적인 답변들만을 늘어놓으며 학생들과의 소통을 스스로 차단시켰다. 이러한 학교의 행정방식은 학생과 학교 사이에 소통을 단절시키고 심각한 마찰을 야기했다.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학교의 행정 방식은 학생들이 학교당국을 신뢰하기 어렵게 만든다. 학교가 진정으로 학생을 위한 공간이라면 정부기관처럼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 목록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정보공개청구 접수창구를 마련하여 학생들과 시민들이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현재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비공개율이 공공기관 평균보다도 높은 만큼 비공개 결정 비율을 낮춰 투명한 행정을 추구해야한다.

위 사진:조사기간: 2011년

유치원부터 초·중·고, 대학에 이르기 까지 그게 공립이든, 사립이든 간에 모든 교육관련기관은 정보공개의 의무를 가진다. 이는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에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이유없이 등록금을 인상하고 그 등록금으로 수익사업에만 열중하는 대학의 모습을 보면 학생을 이윤창출의 수단으로만 생각할 뿐 시민과 학생들에게 이 의무를 다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다시 첫 물음이다. 대학은 누구를 위한 곳인가?

대학은 교육과 연구를 통해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공적 목적을 지닌 곳이다. 그만큼 여러 구성원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 운영해야 하고 그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대학의 제일 중요한 구성원인 학생과의 소통, 더불어 시민들의 알권리와 대학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정보공개와 공유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제1조(목적)
이 법은 교육관련기관이 보유·관리하는정보의 공개의무와 공개에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하여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학술 및 정책연구를 진흥함과 아울러 학교교육에 대한 참여와 교육행정의 효율성 및 투명성을 높이기 위하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대한 특례를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4항, 5항, 6항, 7항
4. "교육관련기관"이란 학교·교육행정기관 및 교육연구기관을 말한다.
5. "학교"란 「유아교육법」 제8조에 따라 설립된 유치원 및 「초·중등교육법」 제4조·「고등교육법」 제4조에 따라 설립된 각급학교, 그 밖에 다른 법률에 따라 설치된 각급학교(국방·치안 등의 사유로 정보공시가 어렵다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학교는 제외한다)를 말한다.
6. "교육행정기관"이란 「교육공무원법」 제2조제4항에 따른 기관을 말한다.
7. "교육연구기관"이란 「교육공무원법」 제2조제5항에 따른 기관, 그 밖에 다른 법률에 따라 교육에 관하여 전문적으로 연구·조사를 하기 위하여 설치된 기관을 말한다.
덧붙이는 글
장성현 님은 정보공개센터 자원활동가 입니다.
인권오름 제 357 호 [기사입력] 2013년 08월 07일 17: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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