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김형준의 못찍어도 괜찮아] 사이 공간

박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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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날은 장날이었다.
여성장애인 사진반이 출사를 위해 도착한 수원 화성.
문화제 준비가 한창이다.
“재미난 이벤트가 많을 것 같아요.”
“네. 우리 오늘 열심히 담아보죠.”

현실은 이랬다.
경사로는 있었으나, 연결된 곳은 그리 많지 않았고,
연결된 곳 앞에는 큰 돌멩이들이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울퉁불퉁한 길을 건너, 산책로로 올라간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무대조명이 산책로를 막고 있는데,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
딱 비장애인만 지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것.

속상한 마음에 행사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죄송하지만, 돌아가시면 안되냐.”는 안타까운 대답만.

돌아가려면 전화를 왜 했겠나.

그렇다! 생각하는 수준이 딱 그 ‘공간’ 정도인거다.

며칠이 지나고, 조명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마음속엔 묵직하게 존재하는 듯하다.
덧붙이는 글
박김형준 님은 사진가, 예술교육가 입니다.
인권오름 제 364 호 [기사입력] 2013년 10월 01일 21: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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