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숙 폭동] 청소년의 성, 실태를 살펴보다

‘2013 서울시 청소년 성문화조사’를 중심으로

쥬리, 루나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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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청소년들은 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성적 실천을 하고 있으며, 자신의 성적 권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은 청소년의 성적 권리를 의제로 활동하기 때문에 현재 청소년들의 실태가 어떠한지는 늘 궁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이가 같은 청소년일지라도 성별과 계급, 성적지향, 지역에 따라, 또 사실은 개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전체 청소년이 어떠하다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활동가들-가 주변에서 만나고 경험하는 청소년들은 자신을 성적 주체로 인정하고 성적 실천에도 적극적인 경향을 보이지만, 우리가 접하지 못한 청소년들은 다른 경향을 띌 수도 있다.

특정 집단을 표방하는 운동을 할 때 운동의 주체, 혹은 대중의 정세와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도구는 조사 자료와 통계이다.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에서는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2013년에 서울시 초중고생 3,5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청소년의 실태에 대한 감을 잡아보려고 했다. 물론 서울시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이기에 타 지역이나 학교 밖 청소년의 경우의 실태는 알 수 없다는 점, 청소년에게 금기되는 성을 주제로 교실 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이기에 답변의 정확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했다. 또한 통계 결과를 그저 현상으로 읽어내지 않고, 이 현상이 나타나는 사회적 맥락과 억압의 실태를 함께 분석할 필요가 존재 했다.

‘2013 서울시 청소년 성문화조사’는 성교육을 포함한 전반적인 청소년의 성태도와 성 관련 경험 전반을 조사하여 청소년의 성문화를 이해하는 기초자료 생성에 목적을 두고 진행되었다. 연령, 성별, 학교 종류별로 조사대상이 세분화되어있고, 설문문항에는 성지식, 성평등 의식, 19금에 대한 인식, 연애와 스킨십, 임신과 피임, 낙태, 성매매 등 넓은 범위의 질문이 다양하게 들어가 있다. 이 연구조사는 현재 청소년의 성이 어떠한 경향적 특성을 보이는지, 일반적인 통념과 어떤 것이 일치하고 일치하지 않는지를 드러내는 자료로 쓰일 수 있다.

‘2013 서울시 청소년 성문화 조사’ 결과 요약 및 분석
*원 자료 링크: https://www.ahacenter.kr:46165/data/room/23921
*통계 수치는 소수점 이하는 반올림하였다.

1. 성교육

-초등학교에서 성교육은 72%가 보건 교사에 의해 이루어지며, 초등학생의 43%는 성교육이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다. 초등학생이 경험한 성교육 주제는 ‘성범죄 예방’ ‘사춘기 몸과 마음의 변화’ ‘몸의 명칭과 역할’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 순으로 많았다. 초등학생의 61%는 성지식을 주로 성교육 시간에 습득하였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성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0.7%로 거의 모든 학생이 성교육을 경험하였다. 중고등학생이 경험한 성교육 주제는 ‘사춘기와 2차 성징’ ‘성폭력 예방’ ‘임신과 출산’ ‘피임’ ‘성병 예방’ 순으로 많았다. 남성 중고등학생은 성교육 시간에 배우고 싶은 내용으로 ‘성관계 준비’ ‘사랑/데이트’ ‘성평등’ 순으로 대답하였고, 여성 중고등학생은 ‘성폭력 예방’ ‘사랑/데이트’ ‘임신과 출산’ 순으로 대답하였다.

-중고등학생의 43%는 성교육이 성에 대한 지식을 얻는 통로라고 응답했고, 21%는 성교육이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성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나 성교육의 성지식 전달 통로로써의 기능은 초등학생에게는 과반 이상에게 효과가 있으나 중고등학생의 경우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또한 많이 이루어지는 성교육 주제는 ‘성폭력 예방’ ‘2차 성징’ ‘임신과 출산’ 등으로, 중고등학생들이 배우고 싶다고 꼽은 ‘성관계 준비’ ‘사랑/데이트’ 주제는 그다지 다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의 성교육은 청소년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몸과 성적 정체성, 욕망을 탐구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기보다는 예방적이거나 생물학 중심의 교육이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성적 고민

-초등학생의 29%는 성 관련 대화를 주로 엄마와 하고, 성과 관련한 얘기를 부모님과 편하게 나눌 수 있는 학생은 38%였다. 하지만 남학생의 경우 부모님과 성 관련 대화를 하는 경우가 적다.

-중고등학생의 34%는 성 관련 고민을 동성 친구와 주로 의논한다. 부모와 의논하는 경우는 9%이다. 한편 남학생의 경우 의논해본 적이 없다고 대답한 경우가 51%였다.

여성은 경향적으로 초등학생은 부모님과, 중고등학생은 친구와 성적 고민에 대해 의논하는데 남성의 경우 성과 관련해서 의논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높다. 특히 남성 청소년들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통념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남성우월주의가 이들이 자신의 성적 고민에 대해서는 오히려 이야기하지 못하게끔 만드는 것은 아닌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을 비하하거나 성희롱하는 언어는 만연하지만 성에 대해 진솔하고 깊이 있는 논의는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소년기 때부터 자신의 성에 대해 언어화하고,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법을 익힐 수 있어야 한다.

3. 성충동

-초등학생이 성에 관련하여 가장 자주 하는 상상은 15%로 이벤트를 포함한 데이트 상상이었다. 다음으로 결혼에 대한 상상이 12%, 포옹이나 키스 5%, 성관계 3%, 다른 사람의 벗은 몸 2% 순이었다.

-초등학생의 23%는 속옷만 입고 있는 장면이 19금이라고 생각했으며, 41%는 19금을 절대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여성 중고등학생이 성에 관련하여 가장 자주 하는 상상은 데이트 상상 36%, 결혼에 대한 상상이 21%였다. 남성 중고등학생은 데이트하는 상상 19%, 포옹이나 키스, 스킨십에 대한 상상이 19%로 나타났다.

-여성 중고등학생의 58%는 ‘성충동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남성 중고등학생은 19%였다.

-언제 성충동을 느끼는가에 대해서는 여성 중고등학생은 야한 소설/만화를 볼 때 11%, 야한 영화를 볼 때 10%, 남성 중고등학생은 야동을 볼 때 33%, 노출 심한 사람을 볼 때 22%라고답했다.

-성충동 해결 방안으로는 남성 중고등학생은 27%가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통해, 21%가 자위를 통해 해결한다고 답했다. 여성 중고등학생은 12%가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통해, 11%가 그냥 다른 생각을 한다고 대답했다.

초등학생의 상당수가 ‘19금을 절대로 보아서는 안 된다’라고 답한 것을 볼 때, 이 사회가 청소년에게 성에 대한 금욕을 도덕적인 차원에서 강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충동 경험과 관련해서, 중고등학생의 경우 성별 편차가 매우 크게 나타나는데, 여성의 경우 58%로 과반 이상이 ‘성충동을 느껴본 적이 없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유의미하게 보아야 하며, 성적 대상으로 소비되지만 성적 주체가 되는 것은 가로막히는 여성 청소년의 인권 실태를 개선할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성충동 해결 방안으로 여성과 남성 모두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통해 해결한다고 답했고, 특히 여성은 그냥 다른 생각을 한다고 답한 비율이 높아 청소년들이 자신의 성적 욕망을 제대로 응시하거나 인정하기보다는 회피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성적 욕망을 회피하는 것은 행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청소년들이 성적 욕망에 잘 대처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기반이 필요하다.

4. 연애, 섹스, 자위

-초등학생의 41%는 연애 경험이 있으며, 스킨십 경험에 대해서는 포옹 23%, 뽀뽀 10%, 성관계 3%, 성기나 가슴 만지기 2%, 벗은 몸을 찍어서 주고 받기 2%로 나타났다.

-중학생의 38%, 고등학생의 42%는 연애 경험이 있다. 가장 짧게 연애한 기간으로는 1주일 미만이 30%로 가장 많았고, 가장 길게 연애한 기간으로는 3개월~6개월이 21%로 가장 많았다. 중고등학생의 데이트 할 때 신체접촉은 손잡기 31%, 껴안기 26%, 키스 18%, 성관계 9% 순이었고, 스킨십을 하지 않는 경우는 9%였다.

-중고등학생이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는 ‘나중에 해도 되니까’ 25%의 응답을 보였다. 그 외에 ‘학칙에 어긋나서’라는 이유도 있었다.

-중학생의 1%, 고등학생의 13%가 성관계 경험이 있으며, 처음 성관계를 가진 나이는 중학교3학년이 4%, 중학교 2학년이 3%였다.

-중학생의 27%, 고등학생의 51%가 자위 경험이 있으며, 자위를 해본 적이 있다고 답한 중고등학생은 남성이 72%, 여성이 8%였다.

초중고등학생 모두 연애 경험률이 40% 가량으로 나타났고, 중고등학생의 경우 데이트하면서 스킨십을 전혀 하지 않는 비율이 9%로 대부분 스킨십을 하고 있다. 청소년의 연애와 스킨십은 통계적으로도 보편적이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가장 짧게 연애한 기간이 1주일 미만으로 가장 많고, 가장 길게 연애한 기간은 3개월~6개월이 가장 많다. 아마 다른 연령층에 비해 연애 기간이 짧은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청소년이 관계를 지속적으로 맺는 것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경제적 자립, 사회적 시선, 인간관계의 주체성 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중고등학생이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로 ‘나중에 해도 되니까’를 가장 많이 꼽았다는 것을 볼 때, 여전히 청소년기를 무성적인 기간으로 상정하고 이른바 ‘대학 가면(가서야) 연애할 수 있다’는 생각과 입시경쟁이 만연한 것을 알 수 있다.

중학생의 1%, 고등학생의 13%가 성관계 경험이 있는데 처음 성관계를 한 연령으로는 중학교 3, 2학년이 가장 많음을 볼 때 청소년의 성관계 경험이 아예 성적으로 실천을 하지 않는 집단과 비교적 일찍부터 하는 집단으로 양극화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분석을 할 수 있다. 청소년기의 성적 행동에 따르는 금기와 낙인이 양극화의 효과를 내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자위 경험과 관련해서도 성별 편차가 매우 크게 나타났는데, 여성 중고등학생의 자위 경험 비율이 8%로 나타난 것을 볼 때 이들이 가장 접근성 높은 성적 행동을 하는 것마저 환경적, 심정적으로 제약을 받고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5.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전혀 하지 않는 중고등학생은 81%였다.

나머지 19%의 청소년은 어떤 정도와 범위로든 성적지향, 성별정체성과 관련한 고민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청소년 일반에게 자신의 성정체성을 탐구하고 질 좋은 정보를 접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의 중요성이 통계적으로도 나타나는 바이다.


청소년의 성, 청소년이 더 행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성적 억압이 삶의 행복도를 떨어뜨린다는 것은 통계적으로도 증명되고 있고, 많은 여성과 성소수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청소년기의 성을 금기시하거나, 진보적인 관점에서도 ‘해결’하거나 ‘예방’해야 하는 문제로 접근하고 있는 현재의 정책과 성교육은 청소년의 행복을 위해 성적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의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청소년의 성 자체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성에 얽힌 죄책감과 수치심, 폭력과 금기를 해결해야 한다. 이제 ‘웬만하면 하지 말아라’ ‘막을 수는 없으니 교육이라도 해야지’ 차원을 넘어 청소년의 행복을 위한 성적 권리의 실현을 모색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쥬리, 루나캣님은 십대섹슈얼리티인권모임 활동가입니다.
인권오름 제 382 호 [기사입력] 2014년 02월 26일 21: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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