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파장? 파장!] 인권옹호자들을 공격하는 국가인권기구는 없다

유엔인권옹호자 특별보고서에 보고된 인권위의 현실

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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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한 집단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책임 떠넘기기와 꼬리 자르기. 물론 그들의 공통된 방법은 부인, 거짓말이다. 인권침해의 가해자들도 마찬가지다. 가해사실 인정과 반성, 책임지기, 피해자에 대한 구제, 제도와 관행의 개선과 변화는 이어지는 하나의 과정이기에 어느 한 고리를 건너뛰는 순간 인권침해의 구제는 요원해진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 법이니까.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는 장애인권활동가들의 인권을 침해하고도 인정조차 하지 않고 또 거짓말을 했다. 그 자리는 3월 10일 25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마가릿 세카기야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이 제출한 공식보고서를 채택하는 자리였다. 인권위는 자신의 과오와 인권침해를 숨기기 위해서 피해자들을, 인권활동가들을 가해자로 만들었다. 그 거짓말은 장애인권활동가들을 폭력배로 매도하며 모욕하는 방식이어 시민사회의 지탄을 받았다.


2010년 12월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권활동가들은 장애인권을 침해하는 부양의무제 등 몇의 제도 개선과 현병철 인권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인권위 농성을 했다. 하지만 장애인권활동가들이 이동할 수 없도록 첫날부터 엘리베이터를 끄고 활동보조인의 출입을 제한했을 뿐 아니라 한 겨울임에도 전기와 난방을 차단했다. 그 결과 농성자들이 폐렴에 걸려 응급차에 실려 갔으며 그 중 한 명인 우동민활동가가 사망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심지어 다른 정부기관에서 농성할 때도 전기와 난방을 끊은 적은 없다. 그동안 인권위 농성을 한 적이 있었지만 농성자들을 내쫓기 위해 전기와 난방을 끊은 적은 없다. 더구나 ‘인권’이란 말을 붙은 기구에서 이렇게 인권을 염두에 두지 않다니 2010년 당시 많은 활동가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한 인권침해를 한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에 반대했던 2012년 인권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사실은 폭로됐다. 그런데 시간이 흘렀다고, 나라밖을 떠나면 거짓말을 모를 거라는 듯 공식적으로 사실을 왜곡했다.

인권활동가들을 공격하는 국가인권기구는 없다!

인권활동가들을 공격하는 국가인권기구는 없다. 원래 국가인권기구는 인권옹호자들을 옹호하며 함께 그 사회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소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3년 한국을 공식방문해 한국의 인권옹호자의 실태를 조사한 마가릿 세카기야 유엔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의 질문에 인권위는 거짓답변으로 무마하려 했다. 하지만 진정 변화하려면, 인권을 옹호하는 기구로 거듭나려면 가해사실을 인정하는 일부터 해야 마땅하다. 거짓으로 무마될 수 없다. 인권위는 선순환의 고리가 아니라 악순환의 고리를 택했다. 그러한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유엔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의 공식보고서에는 인권위가 행한 장애인권활동가에 대한 인권침해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우간다 인권위원장 출신이 그녀가 보기에 한국의 인권위 상황은 심각해보였을 것이다.


2008년 보수정부인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인권위의 조직을 축소하고 무자격인권위원장을 임명하며 인권위 흔들기에 나선 결과, 인권위는 인권옹호자들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기구들을 옹호하고 정부의 인권침해에 대해 면죄부를 줬다. 그러니 인권위는 한국 시민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수많은 인권침해에 대한 진정을 기각하거나 각하했다. 그리고 그것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밀양에서 할머니들이 경찰과 한전직원들에게 인권침해를 당해도 여전히 시간을 끌거나 기각했다. 그런데도 답변서에는 밀양에서 벌어진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2009년 인권위가 용산참사에 관해 재판부에 의견표명을 하기로 한 결정을 막기 위해 현병철 위원장이 “독재라도 어쩔 수 없다”며 회의를 독단적으로 폐회한 사실도 부인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막기 위해 고공농성할 당시, 회사가 전기를 차단해 인권위에 긴급구제 안건이 3번 올라갔을 때도 인권위는 전원위원회에서 “위법한 농성자에게 무슨 인권이냐”며 부결시킨 사실도 거짓말로 일관했다.

국가권력이나 기업 같은 사적권력기관에서 인권옹호자들에 대한 탄압은 전 세계적 현상이다. 그러하기에 유엔인권기구는 1998년 인권옹호자 선언(정식 명칭은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인권 및 기본적 자유를 증진, 보호하기 위한 개인, 단체 기관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선언')을 채택했고, 2001년 인권옹호자 특별고보고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각국의 국가인권기구가 인권옹호자들의 활동을 옹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해야 한다. 이번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된 한국의 인권옹호자 살태에 대한 공식보고서에는 인권위에 관한 항목이 많은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인권위가 이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유엔인권기구가 한국의 인권위를 어떻게 보는지 보고서에 있는 인권위와 관련된 권고들을 되살펴보고 정부와 인권위에 이를 이행하라고 촉구하는 일은 계속 진행되어야 하는 일이다.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 마가렛 세카가야 보고서 중 인권위 부분

Ⅲ. 인권의 보호 및 증진에 있어서의 법적 제도적 체계

6. 국가인권위원회

53. 국가인권위원회는 2001년 정부와 독립된 기관으로 설립되었으며, 2004년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에 의해 “A” 등급을 받았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한은 개인진정을 접수받고, 인권교육프로그램을 수행하며,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정책 권고를 상정하는 등 광범위하다.

54. 국가인권위원회는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위원장, 3명의 상임위원, 7명의 비상임위원을 포함한다. 이들 중, 네 명은 국회에 의해 선출되고, 네 명은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며, 세 명은 대법원장에 의해 임명된 후 대통령의 승인을 받는다.

55.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강화와 인권에 관한 안정적인 제도적 체계 수립에 있어 중점적인 역할을 하였다. 당 기관은 대체적으로 정부의 협조를 받았고, 인권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의견들을 발표하였으며, 이러한 의견들 중 일부는 공공의 권리 및 자유를 옹호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56. 그럼에도, 최근 몇 년간 해당 기관은 정부로부터의 독립성과 관련해 때로는 타협되어진 것으로 보여져 시민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57.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 재승인 절차 도중, 「국가조직법」상 정부로부터의 기능적 자율성의 부재를 비롯한 여러 문제점들이 제기되었다. 국제조정위원회 승인소위원회 또한 위원장과 위원들의 임명 과정에서 대통령, 국회 또는 대법원장에 의한 임명에 근거해 공식적인 공개협의 및 시민사회의 참여를 보장하지 않는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소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직원임명에 있어 더욱 자율성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였고, 긴급한 인권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공개 성명 및 보고서를 시의적절하게 미디어를 통해 발표할 것을 숙려하도록 촉구하였다. 덧붙여, 2009년 국가인권위원회 인력이 21% 감소된 것에 따른 우려가 제기되었다.

58. 특별보고관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위원 중 한 명, 그리고 여러 임직원을 만났다. 면담 중 특별보고관은 해당 기관이 인권옹호자 전담관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만족스러워하였으며, 이를 홍보할 것을 장려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용산 사건, 제주 해군기지 건설, 천안함 사건 등의 인권침해 주장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였다. 위원회는 또한 인권에 대한 인식 제고 및 대중 교육 캠페인을 수행하는 데에 적극적이었으며, 특별보고관은 광주 방문과 인권위원회 지역사무소 방문을 통해 이를 평가할 수 있었다.

59. 그러나, 특별보고관이 방문 중 제공받은 정보에 따르면, 인권위원회는 최근 몇 년 간 여러 인권옹호자 집단을 포함해 특정 국내 이해당사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특별보고관에게 접수된 보고서와 주장들에는 인권옹호자들이 제기한 진정에 대한 부당한 묵살과 기각, 진정에 대한 과도한 결정 지연, 그리고 인권옹호자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경향 등이 언급되었다.

60. 특별보고관은 특히 일단의 장애인인권 옹호자들이 직면했던 안타까운 사건에 대해 염려하였다. 2010년 12월, 장애인인권 옹호자 및 장애인당사자들은 위원장의 사임과 세 가지 장애인 관련법의 개선을 요구하며 위원회 건물을 평화적으로 점거하였다. 주장에 따르면, 점거 도중 전기 및 난방이 끊겼고, 음식반입과 인권옹호자 활동보조인들의 접근이 제한되었다. 극심한 날씨와 저온의 결과로 시위 참여자 중 한 명이 폐렴에 걸려 2주 후 사망하였다.

61. 특별보고관은 이 사건에 대해 듣게 되었을 때 심기가 매우 불편했으며, 해당 전력 중단은 건물 관리인들에 의한 일상적인 운영이었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확언을 참고하였다. 특별보고관은 또한 점거농성이 발생한 사실이 국가인권위원회와 특정 인권옹호자 집단간의 관계가 때로 극심한 긴장상태에 놓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특별보고관의 견해로는 시위자들이 공공기관에 대한 우려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해당 점거는, 기본적인 조건의 제공을 포함하여, 촉진되었어야 한다.

62. 특별보고관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옹호자들과 일반대중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진실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 위원 및 임직원들을 통해 독립적이고 전문적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는 다양한 인권옹호자 집단들의 상황과 우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필요한 경우 시의적절하게 인권옹호자들과 공권력 또는 민간 주체 사이에서 조정자로 활동해야 한다.

V. 권고
107. 특별보고관은 대한민국 정부에 다음을 권고한다 :
(i)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추천 및 임명과정에 대중이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직원 선택에 있어서 완전한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하여 기존 법 조항들을 개정하는 등 국가인권위원회의 완전한 독립성과 효과성을 보장할 것

108. 특별보고관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다음을 권고한다 :
(a) 독립성과 효과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 승인 소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할 것
(b) 위원회 내 인권옹호자를 위한 전담부서의 존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옹호자들의 견해가 고려되도록 보장할 것
(c) 모든 시민에게 시기적절한 관여, 대응 및 기관의 접근성을 보장하고 모든 영역의 인권옹호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
(d) 밀양과 제주와 같은 상황에 지속적으로 주목할 것
덧붙이는 글
명숙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이며,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집행위원입니다.
인권오름 제 391 호 [기사입력] 2014년 05월 01일 7: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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