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으로 읽는 세상] 삼성의 두 얼굴, 이건희와 염호석

초코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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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주]

세상에 너무나 크고 작은 일들이 넘쳐나지요. 그 일들을 보며 우리가 벼려야 할 인권의 가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 질서와 관계는 무엇인지 생각하는게 필요한 시대입니다. 넘쳐나는 '인권' 속에서 진짜 인권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나누기 위해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들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매주 논의하고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인권감수성을 건드리는 소박한 글들이 여러분의 마음에 때로는 촉촉하게, 때로는 날카롭게 다가가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주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투병 소식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었다. 투병과 관련된 가십성 기사들과 함께 이건희 이후 삼성 그룹과 관련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그즈음에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할 두 사건이 있었다. 바로 그가 군림하였던 삼성 그룹의 노동자들과 관련된 사건들이다. 지난 14일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등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노동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17일에는 삼성 가전제품의 수리를 담당하는 삼성전자서비스의 한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들은 임금, 노동환경, 안전 등의 사안을 단순히 최소화할 비용 문제로 여기는 삼성 자본의 논리가 노동자의 삶을 얼마나 파괴했는지 드러내는 사건들이다.

삼성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

지난 14일 삼성은 <또 하나의 약속>이라는 영화로 많이 알려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산업재해 문제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첫 사과를 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정말 뼈빠지게 일하다 이유도 모르고 죽거나 병을 얻은 반도체 노동자, 그리고 그 가족과 시민 단체가 7년 여를 싸운 뒤에야 얻은 것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 삼성은 문제의 핵심을 단순한 보상 문제로 보았고, 문제의 본질인 노동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노동할 권리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였다. 아직도 많은 노동자가 작업 환경을 통제하여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도 없는 상태에서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 피해 가족과 시민 단체로 구성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에서 노동자, 지역 주민, 전문가 등이 함께 하는 화학 물질 안전 보건위원회 설치, 안전에 대한 노동자 참여권을 위한 노조 활동 보장 등 노동 안전 관련된 요구들을 계속 주장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윤 중심을 내세운 자본의 논리에서 불필요한 비용 취급 당하는 안전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더구나 노동자가 개별적으로 거대 자본에 맞서 작업 환경의 개선을 요구하거나 그 피해의 일부나마 구제받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는 7년 여의 싸움이 잘 보여준다. 그렇기에 더더욱 일선에서 위험에 노출되는 노동자들이 모여 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노동환경, 노동 조건 등에 대해 자본과 교섭할 수 있는 노동조합 활동 보장, 보건위원회 설치 요구는 당연히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노조를 만들어 작업 환경 및 노동 조건의 개선을 요구하였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의 죽음은 간접 고용이라는 또 다른 형태로 삼성에 묶여 있는 노동자들의 처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삼성 가전제품의 수리를 담당하는 삼성전자서비스는 수리기사 1만 여 명을 하청업체 노동자로 채우고 있다. 이들은 삼성에 내세운 건당 수수료라는 악질적인 임금제로 인해 안정적인 생계 유지를 위협받고 있다.

위 사진:[사진 출처] 민중언론 참세상

반면 삼성은 최고 수준의 A/S를 내세워 수리비 명목으로 높은 가격에 제품을 팔면서도 정작 노동자에게는 그 비용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윤으로 가져갔다. 이에 맞서 노조가 결성되자 삼성은 간접고용(하청) 노동자의 문제는 자기네 회사와 무관하니 협상이나 교섭 대상도 아니라고 한다. 삼성은 그들에게 삼성의 ‘옷’을 입히고 서비스 평가 등을 통해 통제를 가하고 이윤을 챙기면서도 정작 간접 고용이라는 법망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그 사이 삼성의 통제를 받는 하청업체 사장들은 노조 가입 노동자에게 일감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한 달에 30~40만 원만 지급하거나, 노조 활동이 활발한 사업장은 위장 폐업하는 등의 방식으로 노조룰 파괴하려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삼성이 이메일 등을 통해 하청업체의 대응을 지시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작년 10월에 이어 지난 주말에 한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다. 두 노동자 모두 ‘배고파 못 살’겠고, 노조 탄압으로 ‘다들 너무 힘들어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든 상황을 죽음으로나마 사회 문제화 하고 해결하려 하였다. 월급제 실시와 노조 활동 보장이라는 당연한 요구가 삼성 노동자에게는 목숨을 걸 일이 되어 버렸다.

수십 만의 노동자들이 삼성 자본 아래에서 비정규직, 하청이라는 이름으로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음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노동자를 통제하면서도 자본의 이익을 위해 짜여진 간접 고용의 법망을 핑계로 책임은 외면하고 불평등을 강요하는 삼성의 모습은 오늘날 자본의 민낯이다. 우리 모두는 그들이 삼성전자서비스의 수리기사임을 안다. 삼성 자본은 책임있는 교섭 주체로서 협상에 나와 월급제와 노조 활동 인정 등 삼성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요구 사항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삼성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응답하자

글로벌 일류 기업을 내세우는 삼성이지만 직영공장에서는 유해 환경 속에서 노동자가 죽어나가는 현실, 제품 판매로 수조 원의 이익을 내고 있지만 정작 그 밑에서 제품 수리를 담당한 노동자는 생계고를 이야기하는 현실. 지금 삼성의 모습이다. 이처럼 직접 고용 사업장에 대해서는 무노조 원칙을 내세워 노동자들의 권리를 짓밟고, 간접 고용이라는 법망을 교묘히 이용하여 노동자의 생계마저 위협하며 이윤만을 챙기는 삼성 자본에 대한 사회적 저항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지난 주말 생을 마감하신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염호석 님이 마지막 장소로 희망을 찾아 해가 뜨는 정동진을 택했다. 20일에는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가족들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자는 호소문을 발표하였다. 이제 이윤만을 앞세우는 삼성에 맞서 싸우는 반올림, 삼성계열사 노동조합과 함께 우리가 나서야 할 때이다.
덧붙이는 글
초코파이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입니다.
인권오름 제 393 호 [기사입력] 2014년 05월 21일 22: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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