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김형준의 못찍어도 괜찮아] 햇살

박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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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한 번씩 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리는 사진공모전이 다가오면,
그동안 찍어온 사진들을 쭉 펼쳐놓고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골라봅니다.
"어떤 사진이 마음에 드세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선생님이 골라주세요. 그런데 제 사진 별로죠?"
"음. 그렇지 않아요. 매번 열심히 찍어주셨잖아요. 그걸로 충분해요. 일단 자신이 그동안 찍은 사진 중에서 마음에 드는 걸 골라보세요."
"네."
일인당 한 작품에서 세 개의 작품 정도 고른 뒤, 사진에 제목과 설명을 다시 정리해봅니다.
"선생님. 공모전에 내면 돈 줘요?"
"아. 다 주는 건 아니고요. 몇 분에게는 상금을 주기도 하구요. 또 몇 분은 상품만 주기도 할거에요."
"네. 꼭 되고 싶어요. 상금 받고 싶어요."
"그럼 좋겠네요. 하지만 안 될 수도 있으니까 크게 기대는 하지 말구요."
"네."

몇 달이 지났을까요? 복지관 홈페이지에 사진공모전 심사 결과가 올라가있네요.
이름을 쭉 살펴보니, 공모전에 크게 기대했던 친구의 이름 옆에 '입선'이라고 쓰여 있었어요.
다음 날 수업에 결과를 전달했습니다.
"입선되셨어요. 축하드려요."
"아. 선생님. 정말요? 저 상 받는 거 에요? 와~ 와~"
"네. 상금은 없지만, 상품하고 상장이 나오겠죠."
"감사합니다. 선생님! 너무 좋아요. 너무 좋아요."
너무 밝게 웃던 친구의 얼굴 표정이 아직도 제 마음에 남아있네요.
시상식 날 가족이 함께 가서 기념사진도 찍고 했다고 하네요.

그동안 그다지 의미를 두지 않았던 사진공모전,
그리고 그렇게 큰 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입선이,
'누군가에겐 큰 의미가 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니.
앞으로 작은 이벤트 하나하나에도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 친구의 입선 작품 올려봅니다.
아침 햇살이 참 좋은 작품이죠.
덧붙이는 글
박김형준 님은 사진가이며 예술교육가 입니다.
인권오름 제 396 호 [기사입력] 2014년 06월 19일 11: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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