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참깨] 신뢰성 없는 공공데이터 개방

조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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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31일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데이터법)이 시행되었다. 2014년 10월 2일 현재 701개의 개방기관에서 11,283건의 공공데이터가 공개 되고 있다. 공공데이터법 시행 전(1,330건)에 비해 약 10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다. 그동안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양의 공공데이터를 제공하여 경제적 기회 증대 및 사회현안 해결에 활용한다고 말하는 공공데이터 개방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공개되는 정보의 양에 비해 정보의 정확성을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공공데이터의 내용이 정확하지 않거나, 유통되는 과정에서 데이터의 일관성이 확보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정보제공자인 정부가 공공데이터의 오류를 알지 못했으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2013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중독 통계시스템’에서 관련정보를 엑셀파일로 다운받았다. 하지만 이 자료를 활용하지는 못했다. 받고 보니 홈페이지에 등록된 통계와 다운로드 받은 엑셀파일의 통계의 수치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둘 중 어떤 정보가 정확한지도 알 수 없었다. 데이터를 다운받는 과정에 시스템 상으로 문제가 있나 싶어 담당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어 복구를 요청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사이트에는 여전히 어느 것도 믿을 수 없는 잘못된 데이터가 올라가 있다.
위 사진:[사진 설명] 식중독 통계시스템에 등록된 통계

위 사진:[사진 설명] 다운로드 받은 엑셀파일의 통계

이러한 공공데이터의 오류는 최근에도 흔히 확인 할 수 있다. 며칠 전 안전행정부가 관리하는 지방행정정보공개사이트인 <내고장 알리미>에도 공공데이터의 오류를 찾아볼 수 있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각 지역별 소방공무원과 119 구조대원 통계를 분석해 공유했다. 하지만 이 자료 역시 잘못된 자료였다. 내용상의 오류는 없었지만, 통계표의 데이터명이 바뀌어 어떤 지역에서는 실제 68명에 불과한 소방대원이 14,000여명으로 뻥튀기된 통계로 나오기도 했다.

공공데이터의 개방이 이뤄졌다면 그 정보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 정부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이다. 또한 정보의 정확성을 위해 정보를 관리하고 공개하는 시스템의 신뢰성도 함께 보장되어야 한다. 특히 대부분의 정보가 생산, 관리, 공개되는 과정이 시스템 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스템의 신뢰성은 무엇보다 강조된다. 아무리 많은 양의 정보가 국민에게 공개되고 공유된다고 하더라도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이런 공공데이터는 공개된다 하더라도 공공기관과 국민들과의 신뢰관계를 무너뜨릴 뿐이다.

이제 공공데이터의 접근 방식도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의 관점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박근혜 정부가 그렇게도 주장하는 정부 3.0이다. 일방향의 정부 1.0과 쌍방향의 정부 2.0을 넘어 개인별 맞춤행복을 지향하는 정부 3.0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공데이터 개방’이 밑바탕 된다. 그러나 현재 공개되는 공공데이터의 현실은 국민행복을 실현시키기에는 오류가 많다.

정확한 정보관리 없이, 신뢰할만한 정보의 공유 없이는 정부3.0은 고사하고 정부1.0도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가 정부3.0을 외치는 상황에서 공공데이터의 공개와 공유는 더 이상 공공기관의 행정상 부수적인 업무가 아니다. 개방되는 공공데이터가 확대 되면 될수록 그에 대한 정비와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공공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체계도 강구해야 한다. 정보란 그 신뢰성이 담보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조민지 님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활동가 입니다.
인권오름 제 409 호 [기사입력] 2014년 10월 02일 1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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