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리] 사용자 개입으로 설립된 노조는 무효!

법원, 기업이 만든 유성기업주식회사 노동조합은 설립 무효 판결

김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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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14. 10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라고 한다)이 유성기업주식회사 노동조합(이하, “어용노조”라고 한다)을 상대로 제기한 노동조합설립무효확인의 소송에서 “유성기업주식회사 노동조합의 설립이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했다. 2011. 7. 15. 어용노조가 설립된 지 약 5년, 소송을 제기한 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비로소 법원이 어용노조의 설립이 무효*임을 확인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367판결). 그러나 법원의 위 판결은 금속노조가 지난 5년간 주장한 어용노조 설립이 무효라는 주장의 정당성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즉, 법원의 판결에 의해서 비로소 어용노조의 설립이 무효가 된 것은 아니다.

자본, 민주노조 파괴를 위한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다


<창조컨설팅 문건에 나온 복수노조 실행방안 중 >

2. 구체적 실행방안
(1) 개요
○ 2011. 7 1. 이후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됨에 따라 7. 1. 이후 노조설립이 가능함
○ 따라서 2011. 7. 1. 이전 발기인들이 주도가 되어 가입원서를 교부하여 가입원서를 받고 2011. 7. 1. 노조설립 총회를 개최하여 노조설립 결의 ⇒ 규약 제정⇒ 임원 선출 ⇒ 노조설립 신고를 하면 됨.
○ 다만, 2011. 7. 1. 이후 복수노조 사업장의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아야 하며 이를 통해 교섭대표노조를 선출하고 교섭대표 노조가 향후 2년간 교섭대표노조로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바, 최대한 많은 수의 조합원을 가입시켜야 함.
- 노조 설립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조합가입을 독려함.

금속노조와 유성기업은 2010. 1. 13. ‘경제상황 및 제반 조건들을 감안하여 2011. 1. 1.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을 목표로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2009년 지회임금 및 교대제 개선 합의서’를 체결한 이래 2011. 1. 18.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였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여 2011. 5. 3.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제출하였다.

한편 유성기업은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과 관련한 노동쟁의가 발생하자 2011. 4.경부터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하 ‘창조컨설팅’이라 한다)의 자문을 받아 왔고, 창조컨설팅이 2011. 4. 28.자 작성하여 유성기업에 보낸 ‘노사관계 안정화 컨설팅 제안서’에는 회사의 대응전략으로 ‘온건·합리적인 제2금속노조 출범’이라는 내용이, 핵심과제로 ‘건전한 제2금속노조 육성’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2011. 5. 6. 유성기업은 충남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통해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창조컨설팅과 공모하여 금속노조를 파괴하기 위하여 자문료 월 5,000만원, 금속노조원 수 감소에 따른 성공보수 8,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2011. 5. 18. 금속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후 쟁의권을 확보하자마자 용역경비원을 투입한 후 금속노조파괴를 목격으로 하는 공격적 직장폐쇄를 단행하였다. 금속노조는 2011. 5. 18.부터 같은 달 24.까지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주간연속 2교대실시와 공격적 직장폐쇄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점거파업을 전개하였으나 이명박 정권은 금속노조의 평화로운 쟁의행위를 공권력을 투입하여 진압하였고, 결국 전원 공장 밖으로 쫓겨났다.

자본, 직장폐쇄를 악용하여 어용노조 설립을 지원하다

노동조합법의 개정으로 2011. 7. 1.부터 하나의 사업장 내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할 수 있게 되었고, 1990년대 현장노동자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직권조인한 경험이 있던 안ㅇㅇ은 2011. 7. 15.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 어용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하고, 같은 달 21.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음으로써 어용노조가 설립되었다. 그러나 어용노조의 설립과정은 철저히 유성기업과 창조컨설팅의 공모에 의한 것이었다. 창조컨설팅이 유성기업에 보낸 ‘노동조합 설립 절차’라는 문건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어용노조는 앞서 본 문건 및 전략회의를 통한 창조컨설팅의 자문에 따라 어용노조의 설립을 위한 총회의 시나리오를 미리 준비하였고, 2011. 7. 14. 개최된 어용노조의 설립 총회는 위와 같이 미리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되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총회 다음날인 2011. 7. 15. 어용노조의 설립신고서가 접수되었는데, 위 설립신고서와 이에 첨부된 어용노조의 규약은 앞서 본 전략회의에서 논의된 바에 따라 유성기업이 작성하여 준 것이다. 어용노조가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다음날인 2011. 7. 22. 위 전략회의에서 사전에 논의된 바와 같이 ‘조합활동 정상화 선포식’이 개최되었다. 이어 2011. 7. 25. 유성기업과 어용노조는 ‘노사 상생을 위한 선언식’을 개최하고 ‘노사 상생을 위한 선언문’을 교환하였는데, 위 ‘노사 상생을 위한 선언문’은 앞서 본 전략회의에서 논의되었던 ‘선언문’의 예시와 대동소이하다.

위 사진:4월16일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한광호열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과 불법행위인 노조파괴 행위에 대한 현대차의 책임을 묻는 규탄집회를 하고 있다.

자본, 어용노조를 활용한 민주노조 와해를 추진하다

창조컨설팅과 유성기업은 어용노조설립을 전후 하여 수회에 걸쳐 정기적·비정기적으로 전략회의를 개최하여 왔다. 창조컨설팅이 유성기업의 자문 요청에 따라 어용노조의 설립을 전후 하여 유성기업에게 보낸 각종 문건에는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과 어용노조 소속 조합원 간에 징계 양정에 있어 차등을 둔다든지, 임금 협상에 있어 금속노조와 어용노조 사이에 차등을 둔다든지 하는 등의 어용노조의 조합원 수를 확보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 어용노조의 조합원 확보가 예상보다 미진한 원인에 대한 분석 및 이에 대한 대책, 어용노조의 안정화 방안 등에 대하여 기재하고 있다. 위 각 문건에 기재된 내용들은 대부분 앞서 본 전략 회의에서 그대로 논의되었다.

어용노조가 설립된 이후 유성기업은 앞서 전략회의에서 논의된 바에 따라 어용노조가 유성기업 내 과반수 금속노조로서 2011년 임금협상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소속 근로자들을 개별적으로 면담하면서 어용노조 가입을 권유 내지는 종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결국 2011년 임금협상에서 어용노조가 과반수 금속노조가 되지 못하자, 유성기업은 앞서 전략회의에서 사전 논의한 바에 따라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기로 동의하고(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1항 단서), 금속노조 및 어용노조와 각각 개별적으로 2011년 임금협상을 진행하였다. 위와 같이 개별적으로 진행된 2011년 임금협상에서 유성기업은 앞서 전략회의에서 어용노조 조합원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논의된 바에 따라 어용노조와의 임금협상은 신속하게 진행한 반면, 금속노조와의 임금협상은 쉽사리 합의에 이르지 못하도록 하였다.

어용노조는 2011. 11. 17. 상집간부회의를 개최하였고, 2011. 11. 24. ‘상생의 길’이라는 노보를 발간하였으며, 2011. 11. 29. 금속노조 간부들에 대한 노동교육을 실시하였다. 또한 2011. 12. 8. 어용노조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온라인을 통해서도 어용노조에 가입이 가능하도록 하였고, 2011. 12. 9.에는 아산공장에서, 2011. 12. 16.에는 영동공장에서 각 어용노조 현판식을 개최하였다. 위와 같은 어용노조의 일련의 행보는 앞서 전략회의에서 어용노조의 세력화 및 안정화 방안으로 논의된 내용과 일치한다.

한편, 2012년 임금협상을 앞두고 어용노조가 여전히 과반수 금속노조의 지위를 확보하였는지 여부가 불투명하자 앞서 전략회의에서 어용노조 조합원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논의된 바대로 지금까지 어느 노동조합에도 가입하지 않고 있던 유성기업 관리직 사원들이 어용노조에 가입하였다. 이로써 어용노조는 2012년 임금협상을 위한 교섭창구단일화절차에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유성기업 내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인정한다는 결정을 받기에 이르렀다.

위와 같은 사실에 의하면 어용노조는 설립 자체가 유성기업이 계획하여 그 주도 하에 이루어졌고, 설립 이후 조합원 확보나 조직의 홍보, 안정화 등 운영이 모두 유성기업의 계획 하에 수동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어 어용노조는 그 설립 및 운영에 있어 사용자인 유성기업에 대한 관계에서 자주성 및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검찰, 불기소처분을 통해 어용노조 조직화를 묵인하다

어용노조가 자주성, 독립성이 없다는 것은 2012. 10.경 금속노조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밝혀진 전략회의문건을 토대로 지난 3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주장한 사실이다. 2013. 1. 3. 금속노조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어용노조의 설립무효를, 예비적으로 금속노조가 2012년 교섭대표노동조합임을 확인하는 소송제기를 제기하였고 2016. 4. 14. 위 법원은 “피고 유성기업주식회사노동조합의 설립이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판결하였다. 그럼에도 2013. 12. 30. 검찰은 위 판결과 다른 취지에서 금속노조가 제기한 유성기업 및 현대자동차에 대한 노동조합법 위반고소사실에 대하여 대부분 불기소했다. 즉, 어용노조의 설립을 묵인하고, 어용노조 설립에 관여한 사용자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다. 검찰은 대전고등법원이 금속노조의 재정신청을 인용하자 비로소 유성기업 대표이사 및 경영진들을 위와 같이 어용노조 설립을 위한 설립신고서, 조합 규약, 총회 회의록 등을 작성하여 준 행위 및 근로자들에게 어용노조 가입을 종용한 행위에 대하여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노동조합법위반 범죄사실로 기소하여 현재 1심 재판 진행 중이다{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3고단1867, 2015고단507(병합), 2015고단768(병합)}.

민주노조, 어용노조 설립에 맞선 어용노조 무효확인 소송의 가능성을 보다

이번 판결은 노조가 설립 및 운영에 있어서 노동조합으로서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법 제2조 4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노동조합설립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판결이 가능함을 밝힌 최초의 판결이다. 또한 사용자의 개입으로 설립 및 운영된 어용노조의 설립이 무효라는 금속노조 및 금속노조원들의 주장이 타당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법원판결에 의하여 확인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 사용자가 개입하여 설립된 복수노조의 설립이 유효한가를 둘러싼 논란을 증폭시킬 것이며, 어용노조설립에 맞서 민주노조 진영의 법적 수단으로 어용노조 설립무효소송이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어용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의 무효이며, 금속노조만이 배타적 교섭권 인정

어용노조는 노동조합이 아니므로 회사와 단체교섭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2011년~2015년 어용노조와 유성기업이 체결한 임금 및 단체협약은 모두 무효이다. 위 기간 중 금속노조만이 유일한 단체교섭권을 가진 노조다. 또한 이번 판결로 2016년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친 노동조합은 금속노조가 유일하므로, 금속노조만이 배타적인 교섭권을 갖게 되며, 어용노조가 주도하여 제3노조를 설립한 경우라도 마찬가지다.

어용노조는 노동조합법상 노동조합이 아니므로, 노동조합의 사무실 반환해야 하며, 그동안 노동조합 사무실 사용으로 인한 이익(임대료 상당)을 반환해야 하며, 어용노조 총회 등 조합활동 유급인정한 부분도 모두 무효이므로 어용조합원은 이를 반환하여야 한다. 노동조합법은 “이 법에 의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이 아니면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제7조 제3항)”라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어용노조는 노동조합이 아니므로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고, 계속 사용 시 노동조합법 제93조에 의거 벌금 500만 원 이하의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

고용노동부, 어용노조 설립 직권 취소 및 제3노조의 설립신고서 반려처분해야

어용노조는 위 판결의 판결문이 송달되기도 전인 2016. 4. 19. 아산공장에서 총회를 개최하여 제3노조 설립총회를 개최하고 같은 날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고용노동부는 어용노조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심사하지 아니한 채 설립신고증을 교부한 원죄가 있다. 따라서 고용노동부는 위 법원 판결에 의해 밝힌 바에 따라 어용노조는 자주성과 독립성이 없어 그 설립이 무효이므로, 어용노조에 대한 설립신고증 교부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즉시 위 제3노조의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제3노조 역시 유성기업으로부터 자주성,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하여 그 설립이 무효인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금속노조와 노조원들은 제3노조가 어용노조임을 확인하기 위하여 수사기관 및 법원에서 수년간의 지루한 법적 공방이 불가피하며, 그로 인한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경제적, 심리적 궁핍 상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위 사진:불법행위를 한 현대차와 유성기업의 경영주를 고발하는 운동을 홍보하는 웹자보

* 노동조합법에서는 ‘노동조합이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하고(제2조 제4호),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 경비의 주된 부분을 사용자로부터 원조 받는 경우,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등의 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제2조 제4호 각 목)라고 규정하여, 노동조합의 실질적 요건으로 자주성, 단체성 등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이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그 노동조합의 설립은 무효이다.
덧붙이는 글
김상은 님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하십니다.
인권오름 제 481 호 [기사입력] 2016년 04월 20일 15: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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