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리] 인터넷언론 규제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과 인터넷언론의 방향

윤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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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근본을 흔든 ‘박근혜-최순실 헌법 유린’사건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고 있다. 헌법에 명시된 국민주권이 제대로 서지 못한 ‘자괴감’에 시민들은 “박근혜 퇴진”이라는 구호 아래 뭉치고 있다.

헌법은 국민의 의무와 권리로서 제21조 1항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은 시민권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표현할 권리’로서 민주공화국의 핵심적 내용이다. 정치권력과 경제 권력에 대해 시민으로서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권리는 그 임무를 위임받은 주요 언론기관만이 아니라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인터넷 언론으로 21세기 꽃을 피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헌법 10조는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2015년 11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참으로 희한한 신문법 개정안을 제출했고 설마 했던 그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개정안의 핵심은 ‘인터넷신문의 발행 기준을 취재 편집 인력 3인에서 5인으로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사이비 유사언론행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인터넷신문이 급증하면서 △인터넷신문 언론중재 조정 신청, △유해성 광고 게,재 △유사언론 행위가 증가했다는 점을 시행령 개정의 명분으로 삼았다. 취재 편집인력으로 5인이 고용되었다는 증빙서류를 해당부서인 문체부에 제출해야만 인터넷언론등록증이 발부받을 수 있다는 법이 통과되자 군소매체는 문을 닫아야 했고, 포털뉴스는 이 법에 근거 인터넷매체와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도대체 고용인원수로 사이비언론행위를 퇴출하겠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하고, 이런 법안이 어떻게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을까? 이 법안의 발의와 통과는 이미 우리 사회가 비상식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이제 와서 말이지만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신문법 시행령이 제출되고 국회에서 통과되는 괴이한 일이 일어났는지 박근혜 정부의 헌법질서 파괴의 단면인 듯하다.

위 사진:언론개혁시민연대, 정의당 언론개혁기획단, 한국인터넷기자협회 등이 28일 헌법재판소에 5인 미만 인터넷신문 퇴출을 명시한 ‘신문법 시행령’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사진 출처-비마이너>

군소 인터넷신문=유사언론 프레임, 위헌 결정

지난 10월27일 헌법재판소는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1호 가목, 제4조 제2항 제3호 다목, 라목 및 부칙(2015. 11. 11. 대통령령 제26626호) 제2조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인터넷신문으로 등록하기 위한 요건으로 상시 고용하는 취재 및 편집 인력을 기존의 3명 이상에서 5명 이상으로 강화하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할 것을 규정한 위 조항들에 대하여 소규모 인터넷신문이 언론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어 인터넷신문사업자들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명시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약칭 민변)이 제기한 신문법개정안의 헌법소원에 대해 9명의 헌법재판관중 7명이 위헌 의견을 냈다. 보수적 성향의 헌법재판관의 입장에서도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의 위헌성이 명백했다는 의미이다.

헌법재판소는 ‘군소 인터넷신문=유사언론 프레임’의 근거가 없다고 봤다. “이런 폐해가 단순히 소규모 인터넷신문의 증가로 인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오히려 이 같은 폐해의 원인은 소규모 언론에 있는 게 아니라 포털사이트의 검색에 의존하는 인터넷신문의 유통구조에 있다며 유통구조 개선이 “더 근원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신문에만 5인 이상 고용 규제를 두는 게 ‘차별’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독자적 기사 생산을 위해 인터넷신문에 대해 5인 이상의 취재 및 편집 인력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다른 매체에 대해서도 같은 규정을 둬야 하지만, 종이신문이나 잡지에는 인원 제한 규정은 없다. 헌재는 “언론의 신뢰성과 사회적 책임의 제고라는 측면에서 종이신문과 인터넷신문이 달리 취급되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헌재는 보도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있기 때문에 별도의 인원 규정은 필요하지 않다고 봤다. “부정확한 보도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하여 이미 마련되어 있는 여러 법적 장치 이외에 인터넷신문만을 위한 별도의 추가 장치를 마련할 필요성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터넷신문에 대한 규제 강화는 인터넷을 통한 언론활동이 폭넓게 보장되는 흐름에 역행한다는 점도 문제라고 짚었다. 언론의 경계가 무너지고 1인 미디어가 등장하는 시대에 인터넷 언론의 기준을 취재 및 편집 인력을 상시 일정 인원 이상 고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1인 미디어와 SNS에서 국가시스템을 감시할 가능성을 엿보다

작금은 우리사회가 헌법에 기초해 작동하고 있는지, 국민주권이 제대로 서 있는 나라인지에 대해 근본적 질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들의 분노가 새로운 국가시스템 건설로 나아가고 있다.

최근 감시자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1인 미디어와 SNS를 통해 시민들이 서로 위로받고 공감하며 주권자로서 자신들의 역할을 다시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1인 미디어를 포함한 인터넷 언론이 시민주권을 제대로 만들어가는 첨병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언론인권센터의 미디어모니터팀에 있는 한 탈북대학생은 대한민국이 윗동네와 가장 다른 점은 누구나 자유롭게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 시작한 시민들의 민주공화국을 바로 세우려는 운동이 진정한 표현의 자유가 실현되는 시스템이 갖춰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윤여진 님은 언론인권센터 사무처장입니다.
인권오름 제 509 호 [기사입력] 2016년 11월 16일 22: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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