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인권보고서] 유럽의 공공서비스: 민영화로부터 참여로

레드 페퍼 등 유럽 저널들의 유로토피아 제4호 (2007.5)

번역ㆍ요약/ 범용, 우성희, 유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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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유로토피아는 레드 페퍼 등 유럽의 저널들이 함께 만들고 초국적 연구소 등이 후원하는 비정기 공동 저널이다. 유럽사회포럼과 지중해사회포럼의 정신에 영감을 얻어, 초국적 소통과 논쟁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실험한다. 2005년 6월 제1호를 시작으로 올해 5월 제4호가 발행됐다.
유로토피아 제4호는 유럽의 민영화에 대한 보고서다.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민영화가 낳은 결과와 실패를 보여주고, 노르웨이, 독일의 공공 서비스 재시영화, 스페인의 참여 예산제도 등을 민영화의 대안으로 이야기하며, 유럽 청원, 유럽사회포럼 등 민영화에 저항하는 유럽 차원의 운동을 소개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민영화의 광풍은 IMF 직후 세차게 몰아친 후 최근 잦아드는 듯하지만, 민영화의 실패와 대안이 이야기되는 유럽의 현재는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다. 즉, 유로토피아 제4호는 민영화가 무조건 좋다는 사회적 주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1. 유럽의 민영화

위 사진:이탈리아 공공 고속도로. 민영화는 높은 비용과 비효율을 낳았다.<출처; 유로토피아 제4호>

유럽 전역에 걸쳐 공공서비스의 미래를 둘러싼 거대한 분쟁이 휘몰아치고 있다. 한쪽에서는 민영화와 자유화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공공재정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며, 기업과 전문가,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용인하는 유럽통합시장을 창조할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 다른 한쪽에서는 역사적으로 국가가 보장하고 보호했던 서비스가 민영화되고, 이에 따라 세금의 지출 방식에 대한 공공의 민주적 통제가 박탈될 위협을 조명한다.

유럽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민영화와 자유화의 몇 가지 문제점 중 하나는 국가 독점이 끝난 후 경쟁 시장이 실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신 그것은 사적 과점을 낳았으며, 민간 회사를 위한 거대한 이익은 공공 당국에 거의 돌아가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공공 당국은 계속해서 재원 미달과 빚이라는 무시무시한 문제에 직면한다. 금융기관들은 유럽 기반시설을 민영화한 데 대한 최대 수혜자가 됐다. 자유화된 공공 서비스의 퇴보 그리고 대량해고 및 노조 약화라는 공통된 경험이 유럽 대륙에 걸쳐 반복된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에서 민영화는 주식소유의 확산과 ‘대중 자본주의’와 직접 연관되어 왔는데, 대중 자본주의에서는 공공 산업과 서비스에 있었던 주식이 금융시장에 팔리며, 그 중 일부는 시민 개인이 사지만 대부분은 보험 회사와 같은 국제 투자자들이 사들인다. 국가서비스였던 것이 시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 하나는 시민들이 소비자이자 주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 사진:우편 서비스의 민영화를 풍자한 만평. “민영화된 우체부 - 민영화된 개 주의”<출처; 유로토피아 제4호>

현재 유럽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한 문제는 서비스의 자유화에 대한 볼케슈타인 명령이다. 그것은 유럽 단일 시장에서 나온 일련의 명령 중 가장 최근의 것이었다. 앞선 명령은 전화, 에너지, 철도, 물, 우편 서비스 등 특정 부문을 목표로 하면서, 모든 EU 회원국이 공공 네트워크를 민간 운영자에게 개방하기 위해 규제완화 일정표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볼케슈타인은 서비스 산업의 완전한 자유화를 목표로, 유럽통합시장을 만들고 있다.

2. 트론헤임을 주목하라

민영화가 양질의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실패한다면, ‘대안은 없다’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가? 이것은 유럽 전역에 걸친 신자유주의의 맹공 속에서 잠시 한숨을 돌릴 때 좌파들이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 질문이다.

‘트론헤임은 우리의 영감입니다’ 노르웨이 노동당과 중도좌파 협력정당이 2005년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 노동당 당수 얀스 스톨텐버그는 선언했다. 그러나 스톨텐버그가 당수가 되었을 때 노르웨이판 토니 블레어로 간주되었다. 노동당의 방향을 바꾸도록 강제한 것은 노르웨이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트론헤임의 경험이었는데, 그곳의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는 좌파 연립을 추동하고 ‘공공 부문을 되찾기 위한 급진적 프로그램’에 힘을 실었다. 노동당은 민영화의 지지자에서 반대자가 되어 버렸다.

이 새로운 좌파 다수당은 의회에서 공공 서비스를 재시영화하고, 도시 버스 회사를 의회 소유로 되돌리는 협상을 개시하고, 시립 극장을 민영화하는 결정을 되돌리는 정책에 착수했다. 노인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회사와의 계약 역시 갱신되지 않았다. 공립학교에서는 주요 투자 프로그램이 개시됐고, 트론헤임은 비혼모와 같이 노동 시장에서 배제된 이들을 위해 사회적 원조를 늘렸다.

위 사진:노르웨이 트론헤임. 2005년 총선에서 좌파가 다수당이 되면서 민영화가 중단됐다.<출처; 유로토피아 제4호>

한편, 1990년 후반부터 노르웨이 최대 노조인 자치구 일반노조(Fagforbundet)는 공공부문 노동자의 아이디어를 활용해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정책을 개척해 오고 있다. 신 모델 자치구 프로젝트로 알려진 이 전략은 민영화의 위협을 막아보려는 시도로서, 서비스가 나쁘게 운용되고 있다는 구실을 제거하는 것이다.

“공공 부문 노동자들이 정말 일을 잘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점심시간 구내식당에서 자기 일에 대해서 논하고 있습니다.”라고 자치구 일반노조의 전 자문위원 롤프 한센은 말한다. “이는 그들의 지식을 이용하고 경청하겠다는 발상인 것입니다.” 작은 자치구의 시범 프로젝트에서 노동자와 서비스 이용자 사이의 모임이 열렸다. 노동자는 서비스를 향상시킬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도록 권장되었고, 지식은 공유되었다. 결과적으로 어떠한 일자리도 없애지 않는다는 이해에 기반하여 모든 변화가 이루어졌다. 노르웨이의 중도좌파 정부는 현재 이 정책을 채택했고, 올해 100개의 자치구로 확산시킬 것이다.

영국의 노동조합 역시 경쟁 입찰에서 싸워서 이겼다. 2002년 뉴캐슬에서 공공부문노조 유니슨은 10년 기간으로 2억5천만 파운드의 계약을 따내, 시의회의 정보통신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여기에는 급여 지급, 부채 징수 및 의회 세금에 대한 행정이 포함된다. 조직 내 입찰(in-house bid)에 의해 생긴 자신감 때문에 유니슨은 전체적인 전략을 수정해 입찰 계약을 지향할 수 있었고, 그 후 커다란 계약을 따내 학교 급식과 정보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민간 부문에 대항했다. 시의회의 조달 전략도 다시 씌어져 조직 내 입찰을 장려하고 민간 부문과 동등한 조건으로 평가를 했다.

그러는 동안, 민영화에 반대하는 대안적인 투쟁의 실마리가 완전히 다른 방향, 즉 서비스 소비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운동으로부터 출현했다. 지난 몇 년에 걸쳐 ‘참여 예산제도’라는 개념이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스페인에서는 인구의 5.2% 인구가 현재 참여 예산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자치구에 살고 있다. 코르도바, 세비야, 헤타페 및 알바세테와 같은 도시는 이를 채택했다. 2004년 세비야에서는 사회당과 통합 좌파가 연립하여, 시의회의 재정에 대한 권한을 도시 전역의 21개 마을회의로 넘기기 시작했다. 공공근로, 체육, 청소년, 교육, 문화, 환경, 그리고 보건 부처는 총 예산에서 최대 3천만 유로를 시민들의 심의에 맡겼다. 이러한 과정은 수영장과 운동장의 건설, 빈곤 지역의 도시 부흥 프로그램 및 공립학교의 보수와 같은 공공 투자 프로젝트로 귀결됐다.

3. 유럽 인민 연합

독일에서 서비스부문노조 페어디는 민영화를 위한 예비 조치로서 정부의 에너지 보조금 삭감에 반대해 전국적인 군중집회를 이끌고 있다. 독일의 에너지 공급은 1,400개 자치구의 회사에 의존하는데, 이들은 대량 해고를 하지 않고서는 제안된 삭감안을 인정할 수 없었다. 2월 7일에 2만5천명의 사람들이 베를린에서 열린 노조 주도의 시위에 참가해 민영화를 반대했다.

위 사진:영국 건강보험서비스의 민영화를 풍자한 만평. “이번 주 내내 콩팥이 하나 가격에 두개이군요.”<출처; 유로토피아 제4호>

이탈리아에서 물은 민영화에 반대하는 성공적인 투쟁의 중심에 있었다. 공공의 물 포럼은 최근 전국적 운동에 착수하여 지방의 물 민영화를 멈추고, 이미 민영화된 지역과 지방의 물 서비스를 공공 관리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공공 서비스를 방어하는 것이 특히 보건 서비스 현안에서 강력했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청원에 서명하며 국민건강 서비스의 축소와 민영화에 반대했다. 이 저항은 노동당과 자유민주당 출신의 많은 하원의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유럽 수준에서 노동조합은 두 개의 주된 운동을 벌이고 있다. 두 운동이 추구하는 바는 한 편으로 공공 서비스를 방어하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 서비스의 접근성과 질을 높이는 것이다. 전자는 유럽공공서비스노조의 운동으로 대표되는데, 공공 서비스에 대한 EU의 법적 틀을 요구하며 2006년 5월에 시작됐다. 후자는 2006년 11월부터 유럽노동조합총연맹에 의해 촉진되었으며, ‘모두에게 접근 가능한 양질의 공공 서비스’를 위한 청원으로 구성된다.

현재 운동에서 신기한 점은 노조와 사회운동 사이에 공통된 방향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사회운동과 노동조합 간의 동맹은 서로 연계되어 있는 신자유주의, 전쟁, 공공 서비스에 대한 공격에 대한 공통의 전장에서 구축된다. 유럽의 볼케슈타인 저지 운동은 사람들을 한데 묶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 운동은 매우 짧은 기간에 수백 개의 단체를 단결시키는 데 성공했는데, 여기에는 국제노조, 국제 NGO로부터 좌익정당, 지방 및 전국 풀뿌리 운동까지 결합되어 있다.

획기적인 사건은 2006년 2월 14일 5만명이 모인 시위였는데, 이는 EU 역내 시장 서비스에 관한 볼케슈타인 명령에 대해 유럽 의회가 투표하는 것을 방해할 목적이었다. 이 군중집회의 성과로 볼케슈타인 명령의 최종본이 변화되었는데, 유럽 공공 서비스의 보호조치를 특별히 위협하는 조항이 삭제되고 노동권과 건강 관련 현안은 논의에서 제외됐다.

위 사진:민영화에 반대하는 유럽의 군중집회<출처; 유로토피아 제4호>

유럽 전역에 걸친 단체들의 질적 도약은 볼케슈타인 저지 운동으로 대표되며, 2006년 5월 아테네에서 열린 제4회 유럽사회포럼에서 강화됐다. 그리스의 수도에서 1기 ‘공공 서비스를 위한 유럽 네트워크’가 출범하였고, 40개 노동조합 단체와 운동이 ‘아테네 선언: 모두를 위한 공공 서비스와 함께 하는 또 다른 유럽’을 채택했다.

네트워크에서 공유된 원칙에 따르면, 모두에 대한 양질의 공공 서비스를 보호하는 것은 시민의 기본적 권리에 대한 존중을 뒷받침하며, 그러한 존중은 유럽의 사회 모델에서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 네트워크의 목표는 볼케슈타인을 둘러싼 군중집회를 더욱 철저히 해내고, 이 현안에 관심 있는 상이한 단체 모두를 조정하는 안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참고자료> 유로토피아 제1~4호



<제1호> 2005. 6
좌불안석의 하층계급: 새로운 안전, 새로운 투쟁, 새로운 노조주의?
Precarity in the hot seat: new insecurity, new struggles, new trade unionism?
출처:
http://www.xs4all.nl/~tni/pubs-docs/eurotopia1.pdf






<제2호> 2006. 1
유럽의 신세기?: 유럽 군사화의 위험 - 그리고 저항하는 사람들
A new European Century?: The dangers of a military EU - & those who resist
출처: http://www.eurotopiamag.org







<제3호> 2006. 5
유럽의 사회운동: 2002년 플로렌스에서 2006년 아테네까지의 오랜 여정
Social Movements in Europe: The long journey from Florence 2002 to Athens 2006
출처: http://www.tni.org/reports/newpol/eurotopia3.pdf






<제4호> 2007. 5
유럽의 공공 서비스: 민영화로부터 참여로
Public Services in Europe: From privatisation to participation
출처: http://www.tni.org/docs/200705152219526053.pdf
덧붙이는 글
범용, 우성희, 유해정님은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입니다.
인권오름 제 63 호 [기사입력] 2007년 07월 18일 12: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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