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의 인권이야기] 납량특집 도서관의 비밀

도서관마저 민간위탁 하는 ‘명품도시’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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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자주 이용하시나요? 또는 살고 있는 동네의 도서관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도서관에 대한 제 기억은 고등학교 때 구립도서관에서 단짝친구와 수업 끝나고 공부하러 간 것, 대학교 때 리포트 자료를 찾기 위해 또는 시험공부를 하기위해 갔던 기억뿐이네요. 그리고 몇 년 전 모 방송국에 방영했던 프로그램에서 ‘기적의 도서관’이라는 걸 보고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정도입니다. 그리고는 도서관 근처에도 가보지 않았던 제가 도서관에 관심이 생겼어요. 왜냐하면 지금 도서관에 엄청나게 무서운 일이 생기고 있거든요. 이제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하니 심장이 약하신 분은 옆 사람의 손을 꼭 잡고 읽어보세요.

인천에 영종도라는 섬이 있어요. 다들 아시죠? 국제공항이 있는 곳. 공항이 생기고 이젠 섬이지만 차로 다닐 수도, 공항철도로 다닐 수도 있어요. 참 편리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고속도로통행료와 철도요금만 생각하면 혈압이 오르고 화병이 생길 지경이지요. 이 이야기도 무시무시하지만 오늘은 생략할게요.

공항이 생기면서 일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이주해서 사는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그곳은 많은 것이 부족해요. 병원이나 극장처럼 삶을 살아가는 데 기본적인 것들,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것들 말이에요. 이런 불편함 속에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행복한 기다림이 생겼어요. 도서관이 지어진다는 소식 때문이었죠. 그런데 아이들의 손을 잡고 도서관을 가게 될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주민들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어요. 인천시가 도서관을 민간위탁 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거죠.

여기서 잠깐 우리나라 도서관 수준에 대해 살펴볼게요. 유네스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도서관연맹협회(IFLA)는 인구 6만 명당 도서관 한 곳을 권장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도서관 당 인구는 11만5천명으로 OECD국가 중 최하위죠. 게다가 인천시는 지난 2002년 말까지 도서관 한 곳당 28만6천명으로 인구대비 도서관 수가 전국에서도 최하위에 해당한다고 해요. 도서관이 몇 개 있느냐 뿐만 아니라 장서보유수, 전문인력, 시설 등 도서관인프라도 무척 형편없는 상황이지요. OTL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인천시는 지금 엄청난 일을 계획하고 있어요. 인천시는 공공도서관과 문화센터, 인천 대공원, 여성의 광장, 청소년 수련관 등 총 13개 기관을 상반기 중에 민간에 위탁한다고 발표했어요. 그 시작을 영종도서관에서부터 진행하고 있는 거죠.

인천시는 왜 도서관을 민간위탁 할까요? 이명박 정부(물론 그 전 정부에서부터 시작되기는 했지요)가 들어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공영역에 있던 물, 의료, 방송 등이 민영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해왔고 촛불집회에서 더욱 커다란 목소리로 저항하기 시작했어요. 그 때 참 웃기지도 않은 저질개그가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어요. “민영화가 아니라 선진화다.”

이명박과 호흡이 척척 맞는 안상수 인천시장은 모범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공공도서관을 직접 경영하지 않고 공단이나 재단법인에 위탁경영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으로 정부의 민영화 계획이나 민간위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몸소 실천해 보이는 것이죠. 아마 2MB의 꼬붕으로서의 자리를 확실히 굳히고 싶었나 봐요. 외부로는 예산이 절감되고 민간의 전문인력으로 행정참여를 확대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고 선전하지만 내면에는 표준정원제 및 총액임금제 등을 사유로 신규 공공도서관의 서비스를 담당할 인력에 대한 신규채용의 어려움을 피해가려는 음모가 있는 것이지요.

즉 영종도서관 민간위탁은 비용(인건비 축소)절감이 이유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도서관을 시작으로 다른 기관들도 하나씩 민간위탁이나 민영화를 착착착 진행하려는 거죠. 엄청나지 않나요? 민영화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졌을 때 정부는 ‘괴담’이라며 무마시키려 했는데 그 괴담이 현실화되고 있는 거예요.

도서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민간위탁 되어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이로 인해 도서관의 전문성 약화와 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공공성이 훼손되고, 위탁업체의 부실한 운영으로 공공도서관의 본연의 역할과 기능은 축소되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 열람료를 높이거나 주차료를 받는 등 돈되는 사업만 벌려 결국 주민들은 도서관을 외면하게 되고 밤마다 도서관에선 책들을 울음소리가 들리게 되지 않을까요?

아니면 주민들의 투쟁이 승리하여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여 알 권리를 충족하며 정보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책을 통한 문화적 경험의 기회를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지역주민이 함께 소통하여 도서관의 운영에 참여하고 주민들과 밀착된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서 마을공동체의 소중한 공동자산이 될 수도 있겠지요?

영종도 주민들은 이 무시무시한 이야기의 결론을 해피엔딩으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싸우고 있어요. 여러분들의 도서관도 안녕한지 살펴보세요.

오늘 제 이야기는 끝이지만 음모는 아직도 진행형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정신 바짝 차리고 정부의 음모가 어디서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감시하고 막아내야 해요. 안상수 시장은 인천을 명품도시로 만들겠답니다. 그래서인지 송도에 랜드마크로 151층 건물을 짓겠다고 하네요. 세계에서 2번째로 높다나요. 명품도시는 화려한 건물, 높은 빌딩으로만 만들어지는 줄 알고 철학은 없고 돈만 있는 곳, 삶이 추락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소통이 불가능한 곳이 바로 이곳 인천이고 대한민국입니다.
덧붙이는 글
랑 님은 민주노동자연대 활동가입니다.
인권오름 제 114 호 [기사입력] 2008년 07월 29일 16: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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