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비의 두리번두리번] 누구를 위한 대합창?

박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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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평등의 바람잡이, 포비와 함께 5월 정세 여행으로 떠나 봅~시다.


포비의 ‘글’잡이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짙은 황사 같은 세상, 황사 걷힌 뒤에 똑같은 모습을 보장할 수 없는 한국 사회에서 쪽집게 같은 정세 전망을 무슨 수로 하나요? 틀릴 것이 뻔한 정세전망을 하기보다는 여기도 한 번 두리번, 저기도 한 번 두리번 하면서 세상을 확 바꾸고 싶은 사람들의 희망을 점쳐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겠지요? 독자들께서 좀 산만하시겠지만 포비의 두리번거리기를 따라 여기 저기 기웃 기웃해 보세요. 황사 바람을 맞는 날도 있겠지만 자유와 평등을 몰고 올 인권의 맞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올 겁니다. 잘 되면 내 탓, 못되면 조상 탓이죠. 정세 못 맞추는 게 어디 제 탓이겠습니까? 세상 탓이죠. 자! 틀리거나 말거나 신념을 갖고, 자~알해 봅시다!


지방선거, 민주주의 무덤 되나

5월에 예정되어 있는 중요한 일들 중 지방자치선거 이거 한번 기웃거려 볼까요? 노무현이 다른 공약은 못 지켰어도 지방 분권화, 이것만큼은 착실하게 지키고 있어요. 지방자치단체에서 준비가 되어 있건 말건 중앙정부에서 나눠주던 예산을 몽땅 넘겨주기로 했습니다. 지방자치 단체장들은 땡잡은 거죠. 권력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예산까지 로또를 맞았는데 국회의원이 왜 부럽겠습니까. 단체장들은 서둘러 자신이 타는 관용차부터 3000cc급 이상으로 바꾸네요. 예산 감시? 웃기시는 소리. 지방의회는 지역 호족들이 다 잡고 있고 이놈들께서 단체장과 한 통속인데 누가 누굴 감시하겠어요. 강호는 손 안에 있는 거죠.

지방의회부터 단체장까지 90%는 한나라당입니다. 그러니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시의원, 도의원, 군수, 도지사, 시장 등 당선은 이미 영순위죠. 돈밖에 없는 사람들이 영향력 있는 한나라당 지역구의원에게 뻔질나게 입질을 하는 모양입니다. 한나라당? 지방자치 선거 공천권은 시도협의회에 넘겼기 때문에 중앙당이 관여하지 않아요. 그러니 공천비리가 난무하죠. 시의원 공천에 1억이라고 하는 말도 있고 보면, 그보다 더 나은 자리는 몇 억이나 할까요? 아무튼 선관위와 경찰, 검찰이 이들의 비리를 얼마나 잡아낼 것인가도 5월 내내 수없이 언론지상에 오르내릴 겁니다. 그러면서 보수 양당은 서로 더럽다고 코를 싸쥐겠죠. 그 틈에 민주노동당이 반사이익을 챙길까요? 그보다는 양강 구도에 낀 민주노동당은 지역 주민들에게 당 이름 알리기도 벅찬 게 현실입니다.

지자체장 후보로 나서는 이들은 공약도 기발합니다. 전북도에서는 새만금 방조제서부터 중국까지 해저터널을 놓겠다는 해괴한 공약까지 해대고 있고 지방자치 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더기 선심성 개발 공약이 주류를 이룹니다. 왜? 공약은 당선만 되면 ‘공갈 약속’이잖아요. 여당이 오랜만에 주민소환제 법을 제정하겠다고 하지만 글쎄 4월 임시국회도 다 끝나가는 마당에 내놓은 그 말을 누가 믿겠어요? 게다가 6월 임시국회는 이미 지방자치선거가 끝난 마당인데, 퍽도 하겠습니다. 노무현 탄핵 때 국민소환제를 모든 정당이 추진하겠다고 했던 건 다 지나간 옛날이야기죠.

지방자치 부활 10년, 3기 지방자치선거는 민주주의의 원리에 의한 대표의 선출보다는 돈과 인맥에 의한 공천으로 좌지우지될 거고, 민주화운동의 성과로 부활한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요람이기보다는 민주주의의 무덤이 되는 게 아닐까요?.


5.18, 끝나지 않은 진실과의 싸움

다른 곳을 한 번 두리번거려 볼까요? 옮길 수 없는 기념일 하나, 5.18입니다. 공식 명칭으로는 광주민주화운동기념일이지만, 우리는 광주민중항쟁 기념일로 부릅니다. 우리도 망월동에 가지만 민주화운동을 팔아먹고 사는 정치인들도 무더기로 달려갑니다. 정당 주요 인사들은 앞 다투어 내려가 신 묘역에서 자신들이 마치 민주주의자인 양 그때만은 근엄한 모습으로 참배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머리 조아림을 받는 광주 민주영령들은 지하에서도 괴로울 겁니다.

그들이 타고 온 검은 색 승용차가 신 묘역을 속속 떠나고 난 후에, 광주항쟁의 산 역사와 80년대 이후 민주화운동의 진실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는 구 묘역을 떠나지 못하는 여러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최근 들리는 소리에 의하면, 광주 5월 단체 중에 한 곳에서는 광주 진압 당시 부상당한 군인을 찾는다고 합니다. 화해를 위해서라나요. 개가 웃을 일. 용서와 화해는 진실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역사적 처벌 이후에 옵니다. 발포명령자도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26년 전 광주의 진실을 밝혀내라고 각종 과거사위원회에 가서 한 번 호통이라도 쳐야 하지 않을까요? 광주 유족이나 부상자들에게 보상을 해대는 것으로 광주 항쟁은 끝난 게 아니라고 따끔하게 말해주면서, 30만원도 안 되는 저금으로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전두환과 그 똘마니들을 혼내 줄 방법도 한번 이 궁리 저 궁리를 해보자구요. 남아공 진실과화해위원회도 거 왜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한 자만 사면해 줬다잖아요.


평택, 5월 가장 치열한 인권현장될 듯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할 일이 평택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미군기지 확장 예정지인 평택 팽성읍 대추분교에 행정대집행을 5월 초에 예고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경찰 5천명, 용역 1천명, 군병력 2천명, 1억 8천여만 원의 비용을 들여서 기어코 주민들이 점유하고 있는 대추분교를 접수하고 농민들이 볍씨를 뿌린 기지 예정지 농지에 철조망을 치겠다고 합니다. 1980년 광주 이후에 군인과 민간인이 미군기지를 둘러싸고 한판 붙을 수도 있는 일, 어느새 제2의 광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에 기초한 해외주둔군 재배치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사업, 아무리 군병력을 동원한다고 해도 평화를 갈망하면서 온몸 던져 투쟁하는 주민들과 인권활동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그리 만만히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평택은 인권평화투쟁의 가장 치열한 현장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월드컵 분위기 틈타 한미FTA 본협상 시동

5월에 예측되는 가장 확실한 일은 뭐니 뭐니 해도 월드컵 분위기가 날이 갈수록 뜨거워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아드보카드 감독의 간택을 받은 선수들은 환호할 것이고,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죽상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히딩크나 아 감독이나 용병술이라고 뽐내는 게 신자유주의와 꼭 빼닮았습니다. 잔혹할 정도로 냉정하게 선수들을 경쟁체제로 끌어들입니다. 축구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경쟁에 내몰려 그라운드에서 뛰지만, 신자유주의 세계화 경쟁에 내몰린 민중들은 생활현장에서 눈 돌릴 여유도 없이 죽어라고 뛰고 있습니다.

정부의 한미 FTA 체결 협상이 주마가편(走馬加鞭)- 뛰는 말에 채찍을 가하는 격이 될 것이 눈에 보입니다. 이게 체결되면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린 민중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월드컵 분위기가 고조되는 때를 틈타 김종훈 협상 대표는 미국으로 다시 날아갈 겁니다. 6월 5일부터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FTA 1차 본 협상을 위한 초안을 작성해서 말이죠. 이미 미국이 요구한 4대 선결과제-스크린 쿼터 축소, 미국산 쇠고기 금수조치 해제, 의약품과 자동차에 무역장벽 제거-를 온갖 비난을 받으면서도 과감하게 추진했기 때문에 되도록 속전속결로 마무리 짓자고 매달릴 것입니다. 지금 노무현의 충직했던 부하,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정태인 씨가 한미 FTA의 졸속 추진과정을 속속 까발리고 있어서 한미 FTA 추진과정 뒷얘기가 연예가 중계처럼 세인의 관심을 끌겠네요. 근데 아무리 봐도 정 씨의 폭로는 자신의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구상이 물 건너가고, FTA 체결 순서가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이지 FTA 본질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아무튼 노무현은 지난해 11월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와 ▲한미동맹 강화 ▲ 9.19 북핵 공동성명 합의 이행 추진 ▲ 한미 경제협력 강화에 합의한 것에서 이미 한미 FTA의 졸속 추진이 시작되었고, 1월 19일 전략적 유연성 합의 공동성명 발표, 2월 3일 한미 FTA 협상 개시 공식 선언을 급작스럽게 발표했습니다. 5월에 진행될 한미간의 협상 초안을 놓고 밀실협상이 다시 진행될 터인데, 그 초안을 어떻게든 입수한다면 정부의 한미 FTA 추진 과정을 추적할 수 있어서 저지 투쟁에 큰 도움이 될 텐데, 그걸 구할 수 있는 뭐 좋은 방법 없을까요? 떠오르는 방법은 먼저, 외교통상부 김종훈 한미 FTA 협상 수석대표실에 침입해 문서를 입수한다, 아니면 그가 미국으로 날아가는 비행기에서 문서를 탈취한다, 그것도 아니면 그의 비리를 까발린다고 협박해 문서를 건네받는다. 이런 저런 신출귀몰한 방법이 생각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한미 FTA의 본질적 문제를 대중들에게 빨리 홍보하고, 민중투쟁을 조직하는 것, 그것으로 정부가 한미 FTA 협상을 포기하게 만드는 정공법이 우리의 일이 아닐까요?

우스갯소리 한마디 하면서 포비의 첫 번째 두리번 두리번을 끝내겠습니다. 한미 FTA의 영문 명칭은? 정답은 'KORUS FTA'입니다. 한미간의 대합창이라는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코러스인지 5월 내내 그 답을 찾아보자구요.
인권오름 제 1 호 [기사입력] 2006년 04월 26일 10: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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