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발언대②] 장애인들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노숙농성한 까닭

장애인특수교육예산 삭감 계획 철회시켜

구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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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5월 26일부터 열악한 장애인교육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장애인등에대한특수교육법’이 시행되었다. 이 법률에는 특수교육기관증설, 특수교육지원센터설치, 특수교육관련서비스제공 등 그 동안 박탈되었던 장애인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각 시도 교육청의 다양한 의무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항을 반영하여, 지난 2008년 7월 교육감 선거 때 공정택 후보(현 서울시 교육감)는 ‘본인이 교육감에 당선되면 현재 서울교육예산대비 장애인교육예산이 3%에 머물고 있는 바, 이를 6%까지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서면으로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은 2008년 상반기에 특수교육담당자들의 책임 하에 ‘서울특수교육발전5개년계획’을 수립하여 대략적인 예산증액 계획까지 수립한 상태였다. 마지막으로 ‘장애인등에대한특수교육법’시행에 따른 기본적인 조치에 대한 예산추계결과 서울의 장애인교육예산은 서울교육예산대비 6%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장애인 교육 예산 삭감을 기도한 서울시교육청

위 사진:공정택 서울시교육감에서 공약을 지킬 것을 요구 [사진 출처 : <에이블뉴스> ]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2009년 교육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장애인교육예산은 2008년에 비해 오히려 20%를 삭감하려 하였다. 2008년 현재 서울시교육청의 장애인교육예산은 전체교육예산대비 3.2% 수준으로 전국평균인 3.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욱이 2008년 장애인교육예산비율은 2007년에 비해 0.2%가 삭감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 2008년에 비해 장애인교육예산을 삭감하겠다는 것은 결국 서울의 장애인교육이 2,3년 전으로 후퇴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수차례에 걸친 교육감 면담 요구마저 묵살되자 장애인 당사자들과 부모들은 서울시교육청앞에 자리를 깔고 지난 9월 29일(월)부터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장에서는 매일 오전 교육청 규탄집회가 개최되었고, 저녁에는 장애인야학에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농성에 돌입하자마자 서울시교육청은 당초의 예산삭감 시도는 서울시 교육청 전체 예산을 20% 삭감하라는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이며 현재 장애인 교육예산은 2008년에 비해 증액된 형태로 편성중이라고 답변을 하였다. 이에 장애인교육권연대는 서울 교육예산 20% 삭감은 실제 전체 예산규모가 축소되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이명박 정부가 주력하고자 하는 경쟁중심의 교육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한 조치에 불과하므로 이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아울러, 단순히 일정부분에 있어 생색내기식의 예산증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법 시행에 따라 취해야 할 핵심적인 부분에 예산편성이 이뤄져야 함을 요구하였다.

이에 장애인교육권연대는 특수교육지원센터설치운영, 특수교육기관증설, 평생교육지원에 대한 예산편성을 요구하였으며, 난색을 표명하던 서울시교육청은 계속되는 여론의 압박과 10월 7일로 예정되었던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 등에 부담을 느껴 장애인교육권연대의 요구를 일정부분 수용하게 되었다. 농성에 참여했던 학부모들과 장애인들은 예산 6% 확보를 비롯해 당초의 정책요구가 충분히 수용되지는 못했으나, 당장 법 시행에 따르는 최소한의 환경은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는 판단하여 일단 농성은 정리했다. 또한 노숙농성은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일상적인 감시, 학교현장에서의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자는 결의를 모아내며 마무리 되었다.

위 사진:서울시 교육청에서 농성중인 장애인들 [사진 출처: <에이블뉴스> ]


경쟁교육의 본질 깨달은 소중한 계기

지난 1주일 간의 노숙농성은 서울의 장애인 학부모들과 장애인들에게 이명박식 경쟁교육의 폐해가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나타나는지를 정확히 확인시켜 주었다. 당초 국제중학교 설립에 대해 별다른 의견이 없었던 학부모들도 이와 같은 교육정책으로 인해 우리 자녀들이 학교에서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이다. 지적장애인이 말을 하고, 친구를 사귀고, 사회적응능력을 키우는 교육, 지체장애인이 교육받기 위한 시설환경에 대한 투자, 교육받지 못한 성인장애인이 문해교육과 평생교육을 받기 위한 교육청의 지원은 결국 좋은 대학을 가기위한 교육도 아니고 효율성도 떨어지므로 귀족교육·경쟁교육과 정면으로 반대되는 교육이라는 것을 공정택교육감이 이번 사태를 통해 몸소 증명한 것이다. 국제중설립·영어몰입교육으로 대표되는 이명박식, 공정택식 경쟁교육과 이제 처음 맞부딪힌 서울의 장애학부모들과 장애인들은 이제 장애인의 교육차별이 어디서 기인하고 있는지, 장애인교육권확보를 위한 요구가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게 되었다. 교육권확보를 위한 교육주체들의 투쟁은 앞으로 쉼 없이 계속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구교현 님은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조직국장'입니다.
인권오름 제 123 호 [기사입력] 2008년 10월 08일 15: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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