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발언대] 코리아나 호텔에서 뉴라이트 해체를 외친 사연

엄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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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주> 촛불 시민인 엄기웅 씨는 지난 10월 9일 오후 3시경 <조선일보>가 있는 코리아나 호텔에 투숙한 뒤 창문을 깨고, 뉴라이트 해체, 조선일보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유인물 2천 장을 뿌렸다. 그는 이 행위로 현장에서 체포되어 구속되어 있다. 이 편지는 촛불연행자 모임이 지난 10월 18일 오후 탑골공원에서 연 집회에서 낭독되었다.


존경하는 촛불 시민들께

촛불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한민국 20대 청년 엄기웅이라고 합니다. 지금 현재 코리아나 호텔 유리창 사건으로 인해서 남대문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입니다. 아마 토요일 쯤 서울 구치소에 구속 수감될 거 같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걱정해주신다고 면회오시는 분들께 항상 듣고 있습니다. 잘난 것 하나 없는 저를 걱정해주시는 점 정말 뭐라고 감사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위 사진:엄 씨가 코리아나 호텔 유리창을 깨고 현수막을 내리고 있다. [사진 출처; 칼라뉴스]


사실 저는 이 일을 하기 전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조선일보나 뉴라이트 같은 친일 매국노들에게 비난 받는 건 신경 쓰이지 않지만 나와 같은 목적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는 우리 촛불 동지들에게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맘이 편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과감하게 실행을 했습니다. 촛불동지들이 저에게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동지들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실행을 한 것입니다.

나는 구속이 되어도 좋다. 그러나

구속영장 실질심사 때 판사님에게도 당당히 말했습니다.
“나는 구속이 되어도 좋다. 내가 잘못한 것은 사람이 다칠 수도 있는데 유리창을 깬 것이지 매국행위를 해서 얻는 자본으로 만든 코리아나 호텔 유리창을 깬 것에 대해서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했습니다.

제가 이런 행동 때문에 우리 촛불 동지들 모두가 저와 같이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비춰질까 봐 사실 너무나도 죄송스런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동지 여러분, 저는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도 그것을 알리지 않고 방관하는 거 역시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매국행위를 해서 얻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그리고 이제는 그런 행위들을 정당화시키기 위해서 저들은 정부를 장악하고 그리고 방송언론 뿐만 아니라 이제는 교과서까지 자기들의 생각대로 만들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만약 우리가 여기서 포기해버린다면 우리들의 아들딸들은, 우리의 동생들은 또 다시 우리 조상들이 당해왔던 것처럼 친일 매국노들에게 억압당하고 탄압받을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우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 가족을 위해 내 민족을 위해 그리고 내 나라를 위해서 반드시 친일 매국노들을 처단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한 세상,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항상 웃을 수 있는 나라가 될 때까지 동지 여러분 힘을 써 주십시오. 저 역시 그런 날이 올 때까지 제 작은 힘을 보태겠습니다.

위 사진:엄 씨가 뿌린 유인물이 흩어지는 모습 [사진 출처; 칼라 뉴스]


매국행위를 방관할 수 없어

저에게는 촛불시민이라는 든든한 빽이 있는데 뭐가 두렵겠습니까. 우리 동지들이 내 뒤에 있는데 뭐가 겁이 나겠습니까. 저는 앞으로 더 당당하고 더 겸손하게 살아가겠습니다.
요즘 날씨가 많이 추워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동지 여러분 건강관리들 잘 하셔서 제가 출감하는 날 그날 웃는 모습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친일파 매국노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아키히로가 지 고향 오사카로 쫓겨나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 힘차게 투쟁합시다.

감사합니다.

2008. 10. 15.

<자유발언대>를 빌려 드립니다.

자유발언대는 열려 있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맘껏 펼치십시오.
* 원고 마감: 매주 화요일 오후 3시
* 원고 분량: A4 용지 2매 전후
* 이메일: humanrights@sarangbang.or.kr


덧붙이는 글
* 엄기웅 씨는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입니다.
인권오름 제 125 호 [기사입력] 2008년 10월 22일 17: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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