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발언대] 7분 선생님들, 부당징계를 취소하라

배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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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교육센터 '들'의 배경내입니다. 어느새 2009년이 밝았네요.

일제고사와 관련하여 7분의 교사가 부당 파면, 해임당한 사실은 잘 알고 계시지요.서울시교육청의 징계 결정에 대해 지난 12월 24일, 이들 교사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제기했습니다. 교육청 징계 결정에 대해 재판단을 구한 것이지요.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교육부 산하 기관이라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7분의 교사가 하루빨리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고 사회적 압력을 조직하기 위해 개인 또는 단체의 탄원서를 모아 제출하고자 합니다. 63빌딩 높이만큼 많은 탄원서가 모이길 기대하면서^________^

첨부한 파일은 저희가 작성해본 탄원서인데요, 그대로 인용하시거나 조금 고치셔서 활용하시면 되겠습니다. 활동가 개인들이나 주위 지인들의 탄원서도 모아주시고, 단체 탄원서도 함께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단체로 쓰실 경우엔 첫 문장에 탄원을 구하는 이가 누구인지를 설명하는 문장만 조금 손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탄원서 작성 마감은 1월 16일(금)까지입니다. 빠르면 1월 중순경에 소청심사위원회가 열릴 수 있다고 하네요.팩스: 02-365-5364, 또는 메일: hregang@hanmail.net (메일의 경우, 직인을 그림으로 붙여주세요)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7분 교사의 부당징계 취소 처분을 바라는 탄원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위원들께

“꽃은 참 예쁘다.
풀꽃도 예쁘다.
이 꽃 저 꽃
저 꽃 이 꽃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혹시 이 노래 들어보셨나요? 이 노랫말은 섬진강 가에 있는 마암분교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쓴 시에서 따왔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 노랫말에 담긴 마음으로 이 땅 어린이와 청소년이 배움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한 시민이자 인권활동가입니다.

지난 12월 10일 김윤주(청운초), 박수영(거원초), 설은주(유현초), 송용운(선사초), 윤여강(광양중), 정상용(구산초), 최혜원(길동초) 7분의 교사가 해임․파면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분들이 정말 심각한 잘못을 저질렀던 걸까 아무리 살펴보아도 마땅한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교육공무원으로서 이행해야 할 성실 의무를 위반하고 명령에 불복종했다는 이유로 7분에게서 교사직을 박탈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 판단이 옳은 것인가 의문이 듭니다.

지난 10월, 10년 만에 일제고사를 부활시킨다는 결정이 나자 교육을 아끼는 많은 이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그 중에는 귀담아 들을 만한 이야기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안 그래도 시험과 학원공부에 치이고 성적 때문에 온통 주눅 들어 있는 제자들의 모습을 매일 곁에서 바라봐야 하는 교사들에게는 특히나 더 많은 고민을 던져주었겠지요. “시험 성적이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지는 않아.” “우리 서로 보듬고 살자.” “어려운 일이 있을 땐 친구들과 힘을 모아 같이 해결하렴.” “주어진 지식을 암기하고 문제를 잘 푸는 것보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해.” “학교공부만 공부가 아니야. 사회참여를 통해서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어.” 저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런 가르침들을 평소 제자들과 나누고자 노력해왔던 교사라면, 당연히 일제고사를 지금까지의 교육철학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것으로 생각했을 겁니다. 안 그래도 선행학습이다 영어공부다 해서 학원공부에 찌들어있는 제자들이 일제고사 탓에 더 고개를 숙이게 될까봐, 친구와 자기를 비교하며 웅크리게 될까봐 걱정하는 일도 교사로서는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런 고운 마음을 제자들과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통해 전하는 일이 어찌 문제가 될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편지글을 쓰는 일은, 교사를 떠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행여 이들 7분의 교사가 일제고사와 관련해 뭔가 학생들에게 강요를 한 게 있다면 또 모르겠습니다. 7분 교사의 제자들과 학부모들이 나서 이구동성으로 “시험을 안 본 건 나인데 왜 우리 선생님을 잘라요? 우리 선생님 돌려주세요.”라고 얘기하는 걸 보면 어떤 강요가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보다 더 경쟁을 강화하는 시험이 싫었을 뿐인 학생들이, 성적이란 단 하나의 기준으로 사람의 등급을 매기는 일이 싫었을 뿐인 학생들이 시험을 보지 않기로 결정했던 것이고, 교사는 그 뜻에 따라 다른 선택의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교사는 교육자로서 응당 해야 할 책임을 다한 교사라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영혼이 없는 교사에게 교육을 기대할 수 없어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시한 징계 사유가 ‘성실 의무 위반’과 ‘명령 불복종’이라지요? 교사가 지켜야 할 성실의 의무란 무엇입니까? 상식적으로 볼 때, 학생의 결정과 요구에 충실히 응답하고 학생의 배움을 지원하는 것이 교사가 다해야 할 성실의 의무 아닌가요? 그렇다면 이들 7분의 교사는 그 누구보다도 성실의 의무를 다한 분들로 보입니다. ‘명령 불복종’이 죄가 된다는 얘기는 정말 낯을 화끈거리게 만듭니다. 교사에게 그런 비상식적 의무가 요구되고 있을 거라고는 차마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교사가 응당 따라야 할 교육 지침들이 있겠지요. 그렇지만 그것이 교사는 아무 의견도 가져서는 안 되고 허수아비마냥 윗분들의 명령대로 움직여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교육 지침이나 정책이 과연 옳은지를 질문하고 손질이 필요하다면 필요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영혼이 없는 교사에게서 교육을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교사가 충분한 권한을 갖고 자율성을 행사할 수 있을 때 교육이 꽃필 수 있다는 사실을, 교원소청심사위원회 분들은 환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유엔,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 역시 ‘교사의 능동적 참여와 주인됨 없이 어떠한 교육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 왔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과 교육기본법 등에서도 ‘교육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자유,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윗사람의 눈치나 보고 행여 징계라도 받을까 아무것도 발의하지 못하는 교사, 자부심과 영혼을 잃어버린 교사, 학생․학부모와 소통하고 학생의 편에서 자유롭게 발언하지 못하는 교사를 앞에 두고 어찌 인권과 민주주의, 다양성과 자발성이 꽃피는 교육을 주문할 수 있겠습니까? 무엇보다 법에 규정된 교육 목표가 외면당하고, 그것도 교육청에 의해 버젓이 외면당하는 현실을 보고 학생들이 어떻게 교육당국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겠습니까?

이번 징계 결정을 두고 다수가 고개를 끄덕이기보다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여러분은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상식은 통할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최선을 다해 학생들과 만나고 소통하고자 했던 교사들의 양심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제자들을 잃은 선생님, 선생님을 잃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울분과 절절한 기대를 담아 교육당국에 전하고 있는 메시지가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7분의 교사들이 하루 빨리 정든 교실로, 제자들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징계 결정은 철회되어야 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의 부당한 징계 결정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올바른 판단을 통해 바로잡힘으로써 교육당국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배경내 님은 인권교육센터 '들'의 활동가입니다.
인권오름 제 135 호 [기사입력] 2009년 01월 08일 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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