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 레즈비언②] 언니들을 위한 맞춤 방송, L양장점으로 오세요♬

물통․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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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공중파로 레즈비언 주파수를 쏘아 올리는 레주파의 물통, 우야입니다.
비록 저희가 디제이는 아니지만, 오늘은 이렇게 글로 라디오를 진행해 보겠어요.

물통 : 근데 우야, L양장점이 뭔가요? 모르고 계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우야 : 최초 공중파 레즈비언 방송이지요. 비록. 마포구에서만 라디오로 들을 수 있지만요. FM100.7!!(웃음)

물통 : 왜요,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인터넷으로 전국에서 들을 수 있다고요~. 심지어 해외에서도, 하하. www.cafe.daum.net/lezpa 에 들어오면 모든 정보가 있지요.

우야 : 방송은 매주 수요일 밤 12시에 하고 있고, 주별로 각각 다른 코너들로 진행됩니다. 방송을 들으시면, 레즈비언 오디오 액티비스트 그룹 엘플로어의 목소리와 한국레즈비언상담소의 상담코너, 모변님의 레즈비언 예술 이야기 그리고 불특정 L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물통 : 사실 L양장점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주 단순히, 재밌어서 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요, 한편으로는 많은 의미도 갖고 있는 것 같고 나름의 사명감도 갖고 있어요. 훗~ 음…. 모처럼 레즈비언이 주체가 되는 미디어잖아요. 사실 일반 미디어에서 성소수자란 누군가에게 설명이 되는 존재? 아니면 비판되거나, 이해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대상, 혹은 요즘의 말이지만 알 수 없는 신비와 환상의 존재로 비춰지곤 하잖아요? 이런 거 말고, 누군가의 입을 빌어 설명되는 것 말고, 레즈비언 우리 자신이 이야기 하는 그런 방송을 원했었어요. 또, 일반들이 미디어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하는 것처럼 우리도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미디어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도 했고요. 그 역할을 L양장점이 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언니 사랑해’하는 사연도 띄워 보내고, 호호호. 우야는 무슨 생각으로 L양장점을 하고 있나요?

우야 : 저는 처음에 레주파에 들어왔던 게, 내 이야기를 L양장점에서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일반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도 나눌 수 없는 나 혼자만의 이야기 들을 L양장점이 해줬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내 이야기를 해야지,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는 이야기들을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L양장점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수많은 미디어가 있지만 라디오로 이야기 한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우선 얼굴이 안보이죠? 으하하. 그리고 라디오라는 특성상 청취자들과 가장 큰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같아요. 물통이 말했던 ‘언니 사랑해’라는 사연을 읽을 수도 있고, 그 사연을 보낸 청취자 말고도 사연을 같이 듣는 청취자들까지도 설렐 수 있다는 그런? 하하. 그리고 주파수를 가지고 있는 공중파 라디오라서 더 많은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어쩌다 동네 아저씨도 듣는 라디오

물통 : 맞아요, 물론 독자적으로 대안 미디어를 꾸리고 다양한 형식으로 활동하는 것도 아 주 좋지만, 한편으론 주류로 침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하하, 근데 마포 FM이 주류야? 하하하. 어쨌든, 대한민국에서 레즈비언의 목소리가 FM으로 나간다는 건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죠. 어머 이거 너무 팔불출 같은 말이었나요? 호호, 사실 처음엔 심심하기도 하고 혹시 이쁜 언니를 만나서 띠링~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여기 라디오에 발을 들인 거였는데 나 점점 진지해 지는 것 같아, 호호. 맞아요, 처음엔 단순히 우리끼리 라디오로 즐겨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었는데 점점 진지해져요. 뭐랄까, 레주파가 공공재인 전파를 이용하고 있다면, 미디어의 기능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진지함?

우야 : 음, 진지하죠, 진지해. 왜 하리수씨가 방송에서 이야기 하는 건 모든 트랜스 젠더가 이야기 하는 것 같이 비춰지고, 홍석천 씨가 말하면 모든 게이의 대표처럼 여겨지잖아요. 우리도 왠지 그런 것 같아요. 뭐… 꼭 언니들이 저희를 대표라고 생각하진 않겠지만, 라디오라는 게 불특정 다수가 들을 수 있는 매체라 택시 아저씨도 동네 아이들도 어쩌다 들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미디어 기능에 대한 의무감이 들어요. 차별금지법 때문에 성소수자긴급행동을 할 때, 오프라인 온라인으로 많은 활동들을 했었죠. 저희는 그 때, 차별금지법을 다루지 않는 주류미디어를 보면서 이런 중요한 사안을 이슈화 하지 않는 데에 실망했었어요. 물론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요, 훗. 주류 미디어가 소수자에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진짜 중요한 의제로 다뤄야 할 것들을 쳐낸다면, 우리라도 우리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슈화 시켜서 무언가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싶었어요.

물통 : 맞아요, 그래서 그 때 오프라인으로는 집회에 참석하고 그 목소리들을 담아 방송하고, 또… 아! 토론회도 했었죠? 차별금지법이 왜 문제인지를 알리고, 그에 대한 입장들로 토론회를 했었어요. 그래서 L양장점 세 번째로 남자 게스트가 왔었죠. 하하하. 레즈비언, 게이, 이성애자까지 모여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아요. 근데 아직도 L양장점은 많이 부족하죠. 사실 상황도 열악하고, 또 돈 되는 일도 아니다 보니, 허허허 너무 천박하게 말했나? 음 모든 활동가들의 문제겠지만요, 다들 생업이 있고 그리 여유가 많지 않아서 더 많이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요. 왠지 핑계인가? 그래서 앞으로는 더 으쌰으쌰 하기로 했답니다~. 세계의 LGBT 소식도 열심히 퍼 나르고… 아 난 진짜 심의만 없으면 더 화끈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으흥한 드라마도 많이 하고, 호호호.

우야 : 또, 라디오를 통해서 소통할 수 있는 공동체 공간을 만든다거나 커뮤니티 활동을 안 하는 L들에게 세상에 많은 L들이 많다는 것들을 알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지만! 평소에는 방송시간이 문제더니 오늘은 글의 분량이 문제군요. 으허허. 언젠가 또 만나게 되겠지요?

물통 : 아니면 www.daum.net/lezpa 로 놀러오세요. 나 너무 홍보야?

우야 : 아니에요, 잘했어요 물통. 그럼 우리 L양장점 클로징처럼 인사할까요?

물통, 우야 : 저희는 요렇게 물러갑니다. 언니들 멋져요, 굿나잇~.
덧붙이는 글
* 물통, 우야님은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회원, 레주파(lezpa)의 L양장점 활동가입니다.
인권오름 제 136 호 [기사입력] 2009년 01월 14일 10: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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