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좀 들어봐] “그래도 우리는 간다”

일제고사를 앞둔 학교 안팎 진‘상’풍경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청소년들/인터뷰 : 따이루+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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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봄이 오는 소리에 한껏 부풀어 있어야 할 이때, 청소년들은 전국의 학생들을 시험 성적으로 한 줄 세우는 일제고사 때문에 여전히 추운 겨울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웅크리고만 있을 청소년들이 아니죠. 그동안 일제고사 반대를 외치며 학교 안팎에서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활동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다양한 청소년들의 활동만큼 ‘다양한’ 학교의 방해공작들도 펼쳐져 정말 진‘상’풍경을 연출했는데요. 학교의 이런 진상 짓을 보면서 청소년들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어요. 잠깐 귀 좀 빌려주삼~

반대 캠페인 등 활동 소개 좀 부탁~

[해솔]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21일까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농성을 하면서 번화가를 중심으로 주말 캠페인도 하고, 하교 시간에 맞춰서 학교 앞에서 선전전을 했어. 하교길 선전전은 아마 다 합쳐서 100군데 정도 될 걸. 처음에 솔직히 농성은 가능성이 없어 보였어. 하지만 일단 됐으니까 하자고 했고, 그때는 방학이었으니까 청소년들이 많이 와 있었어. 그런데 추운데서 자고 3번이나 전경들이 와서 다 털어가고, 개학까지 하고 나니까 더 힘들어졌어. 근데 또 일제고사를 10일에서 31일로 연기한다고 하더라. 헐--;; 이걸 어쩌지, 어쩌지 하면서 2주를 보냈어. 지난 21일 농성을 접은 후에는 선전전에 주력을 하기로 했었지.
위 사진: 일제고사 반대 캠페인을 더욱 빛낸 오답선언 서명용지와 막장교육 끝장 버튼, 선전물이야. (사진 출처 :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학교 안팎에서 펼쳐진 진‘상’풍경은 어땠어?

[신동] 교실에서 버튼을 달고 청소하고 있었는데 담임이 교장 선생님이 싫어하니까 학교 밖에서만 달라고 했어.

[학생] 배지 달고 다니는데 선생님한테 끌려가서 뺏기고, 반성문도 썼어.

[가자미] 책상 위에 (배지를) 올려놨었는데 선생이 보더니 “이거 뭐야?”, “이딴 거 어디서 났어?”, “이딴 거 들고 다니지 마!” 이러면서 머리 때렸어.

[물개] (일제고사 반대하는) 버튼(배지) 달고 다니다 걸리면 애들 혼동 준다고 야단맞고, 때리고서 버튼 떼라고 했어. 심한 선생은 버튼 강제로 압수해가고 그랬어. 이 버튼을 달고 생쥐(생활지도부)에 들어갔다 걸리면 자기가 문 열고 못나온다고. 근데 난 계속 달고 다니다가 교무실에 두 번이나 끌려가서 달지 말라고 야단맞아서 조끼에 숨겨서 달고 다녔어.

[해솔] 선전물 나줘 주다보면 어른들한테 진짜 어이없는 소리 많이 들어. “학생이 공부해야지”라는 말은 진짜 많이 듣고, 심지어 “ 교조 알바냐?” 소리까지 들었어. 지난번 명동 선전전에 가서는 어떤 아저씨가 “이런 청소년들은 그냥 공부안 하고 살고, 대학 안 가고 저런 데서(상점들) 알바 하면서 살아라”, 이렇게 말해서 상처 많이 입었어.
서라벌 중에서는 교사가 매를 들고 나와서 학생들한테 전단지 받으면 때릴 거라고 했고, 실제로 서명하는 한 청소년을 때리기도 했어. 보통은 완전 불만스러운 얼굴로 나와서 학교 앞에서 뭐하는 거냐면서 아예 반말하면서 방해해

위 사진:“그 어떤 진상 짓도 우릴 막진 못해”

진상 짓에 대한 맞대응은 어떻게?

[신동] 집회에 나오고 청소년인권활동을 하는 건 학교가 모르게 비밀리에 하지만 그렇다고 버튼 다는 게 겁나진 않았어. 당당해~

[해솔] 그런 말 들으면 다시는 가지 말자고 그때는 얘기하지만 그래도 명동에 가야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 또 가. 뭐 힘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사실 교사나 어른들이 방해하면 싸울 수 있어. 하지만 학생들을 더 많이 만나야 하는데 교사들과 싸우고 있을 시간이 없어. 그래서 그냥 자리를 옮겨서 선전전을 계속 했어. 솔직히 그 사람들은 무시하면 되는데, 너무 추워서 힘들었어. ㅋㅋ 열심히 해서 몸에 열을 내면서 버텼지.


학교의 진상 짓에 대해 다른 청소년들의 반응은?

[해솔] 영원 중학교에 가서 선전전하는데, 한 청소년이 나와서 배지를 안 움큼 쥐고 학교에 다시 들어가서 친구들한테 나눠줬어. 들어보니까 교장이 내일 시험 보는데 찍지 말라고 방송했다고 하더라. 일제고사 거부하면 징계하겠다고 하는 경우 학생들이 반발해서 분위기가 좋아지는 경우도 있어.*^^*

[물개] 애들이 무서워서 거의 안 달고 다니기도 하고, 몰래 달고 다니기도 해. 신발 뒤쪽, 신발 바닥, 마이 안에 안보이게 달았거든.

학교에서 심하게 반대하면 힘들텐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물개] 내 의견이고, 나한테는 말할 권리가 있잖아.

[신동] 각자의 자유가 있고, 생각이 있는 건데 그걸 못하게 하는 건 억압이니까.

[학생] 버튼도 패션이 될 수 있어.*^^*

[해솔] 나는 시험이나 경쟁이 너무 싫어서 학교를 나왔어. 일시적으로 도피일 수 있지만 시험은 계속 그대로야. 당장 일제고사를 보는 학생은 아니지만 연결이 다 되어 있어. 일제고사 보기 싫어서 학교를 나왔더니 학생이 아니라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아. 경쟁이나 제도권 교육을 거부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걸 하겠다는 것만으로도 사회에서 주는 시선들을 느낄 때는 그게 내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물론 솔직히 방해하는 사람들 보면 바꾸는 게 어렵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 나는 활동한 게 짧지만 훨씬 전부터 청소년인권활동을 해왔을 텐데…. 조급하게 생각할 게 아니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


진상 짓하는 학교나 어른들한테 해주고 싶은 말

[오버로드] 밟아야 할 사람은 명박&정택 커플인데 우리한테 지랄?

[해솔] 지금 학교에서 이런 캠페인 하지 말라고 하면서 원하는 건 자기 안락한 거고, 학교가 그냥 조용하고, 학생들이 찍 소리 안 하고 따르는 것이잖아. 하지만 ‘말 안 듣는 청소년들’이 방해하는 교사보다 백배 더 나은 사람이고, 자기 의지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막을 수는 없다고 얘기해주고 싶어.


인권오름 제 146 호 [기사입력] 2009년 04월 01일 1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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