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보자 폴짝] 폭탄 장대비

죽음 앞에 놓인 레바논 사람들

오동
print
지난 장마에 비 피해는 없었니? 난 강원도에 사는 오동이라고 해. 내가 사는 강원도 서쪽 지방엔 비가 무지 많이 내렸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비 피해를 입었어. 동무들과 놀던 동네 공터가 물에 쓸려온 쓰레기로 엉망이 되고, 소중하게 키워 온 가축들과 농작물들이 다 물에 잠겨버렸어. 오랫동안 살아 온 정든 집이 떠내려간 사람들도 많구. 하지만 제일 가슴을 아프게 한 건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어. 내리는 비를 막을 순 없겠지만 이처럼 가슴 아픈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세상에~. 가슴 아픈 일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어. 여기 좀 봐봐. 12일 동안 380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고 1천 명 가까이 다쳤대. 그 뿐이 아니야. 도로와 다리가 파괴되고 많은 사람들이 동네 학교에 몸을 피한 채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해. 헉!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려는 피난민들이 자그마치 60만 명에 이른대. 거기가 어디냐고? 얼마나 비가 많이 왔기에 그러냐구?


베이루트의 ‘슬픈 장마’

위 사진: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 사람 장례식날 모습이래요. 가족을 잃은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요? 이 사진은 AFP라는 외국 통신사가 찍은 거예요.


너무나도 슬픈 일이 벌어지고 있는 이곳은 서아시아의 ‘레바논’이라는 나라야. 북쪽과 동쪽은 ‘시리아’, 남쪽은 ‘이스라엘’과 붙어 있는 나라지. 레바논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 건 비 때문이 아니야. 남쪽의 이스라엘 군대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 총과 대포를 비처럼 마구 쏘아대고 있기 때문이지. 이스라엘이 왜 그러냐고? 음....... 그럼 지금부터 이스라엘이 왜 레바논을 공격하는지 말해줄게. 그 전에 아주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부터 할 필요가 있어. 이 이야기를 모르고선 지금 중동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극을 이해하기 힘들거든.


‘이집트 왕자’, 그 후

혹시 애니메이션 본 적 있니? 오랜 세월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유대인들이 모세와 함께 이집트(애굽)를 탈출하는 내용이었지. 이집트를 탈출한 유대인들은 지금으로부터 약 3,100년 전에 지금의 이스라엘 땅에 헤브라이 왕국을 세우게 돼. 우리가 아는 다윗과 솔로몬이 이 왕국의 왕들이었어. 하지만 그 후 유대인들은 페르시아, 마케도니아, 로마 같은 나라들에게 정복당했고, 그 바람에 유대인들은 세계 각 지역으로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되었지. 그리고 700년대 이후부터는 그 땅에 아랍민족들이 살기 시작했어.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은 19세기 말부터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는 땅, 즉 2000년 전에 자신들이 살던 땅에 다시 나라를 세우려고 했어. 당연히 오랫동안 그 땅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그 땅에 나라를 세우려는 유대인들 간에 다툼이 생겨났지. 결국 네 번의 전쟁 끝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쫓아내고 나라를 세우는 데 성공했어. 땅을 빼앗긴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주변의 중동지역과 이스라엘이 허락한 몇몇 자치지구에 흩어져 난민으로 살아야만 했어. 하지만 그 후에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에는 테러와 보복공습이 끊이지 않았어. 그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떨어야만 했지.


이스라엘의 속셈

지금 이스라엘이 총과 미사일로 공격하고 있는 레바논 남부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많이 살던 곳이었어. 그런데 지난 7월 12일, 레바논의 ‘헤즈볼라’라는 단체가 이스라엘군과 전투를 하다가 이스라엘 병사 두 명을 인질로 잡는 사건이 일어났어. 이스라엘에 갇혀있는 자기 동료들을 풀어달라고 요구하면서 말이야. 중동지역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여러 국가와 단체가 있는데, 헤즈볼라는 그 중의 하나야. 이스라엘은 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직접 자신의 병사 두 명을 찾겠노라며 레바논을 공격하기 시작했어.

위 사진:캐나다 몬트리올에서도 전쟁을 멈추라고, 이스라엘에 항의하는 사람들이 나섰어요. 이 사진은 AP라는 외국 통신사에서 찍은 거래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잡혀간 병사를 구출하는 게 이스라엘의 진짜 목표가 아니라는 걸 알아.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서 그 나라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하마스 정부와 헤즈볼라 정당을 없애려는 속셈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오랫동안 이스라엘이 저지른 나쁜 짓에 저항해온 단체라 이스라엘에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거든. 실제로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베이루트 중에서도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해. 이참에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을 뿌리째 뽑아버리겠다는 거지.


테러보다 더 무서운 일

잡혀간 병사 두 명을 구출하겠다던 이스라엘은 너무나도 무자비한 공격을 하고 있어. 테러범들을 잡겠다며 많은 민간인을 죽이고 사람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과 아름다운 자연을 파괴하고 있거든. 민간인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 테러범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미사일을 쏘기도 하지. 지난 13일 동안 벌어진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레바논 사람이 370명 넘게 죽었는데, 이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노인과 어린이들이래. 또 이스라엘은 피난민들이 모여 있는 지역을 가로막아 식량과 물, 약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있어. 심지어는 다친 사람을 돌보려는 적십자 차, 피난처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차, 음식을 실은 차까지도 모두 공격하고 있어. 당연히 레바논 사람들의 고통이 말이 아니겠지. 장마철의 장대비도 아닌 사람을 죽이는 폭탄을 마구잡이로 퍼붓고 도움의 손길도 막아버리는 일은 분명 테러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나쁜 일이야.


강 건너 불구경

이렇게 레바논에서 엄청난 사람들이 다치고 집을 떠나 길을 헤매고 있는데도 다른 나라들은 이 문제를 팔장만 낀 채 보고 있어. 심지어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를 대주며 전쟁을 지원하기까지 해.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가입한 국제연합(UN)은 나라들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을 말리고 민간인들이 희생당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어. 자기 나라와 상관없다고, 자기 나라에 아무런 이득이 없다고 해서 죄 없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구경만 한다면, 우리의 평화는 언제나 힘 있는 국가들의 손아귀에 들어가고 말 거야.

위 사진: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에서 전쟁 반대를 외치는 서명운동을 하고 있어요. 요기로 들어가면 서명을 남길 수 있어요. http://pal.or.kr/sign
다행히도 세계 곳곳의 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에게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을 당장 멈추라고 입을 모아 외치고 있어. 전쟁을 말리지 않는 국제연합과 자기 나라 정부에도 항의하고 있대. 우리도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을까? 베이루트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쏟아지는 미사일을 그치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막을 수 없지만 전쟁으로 인한 고통은 우리의 힘으로 미리 막을 수 있고 또 막아야만 하니까. 집을 잃고 가족을 잃은 수재민들에게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듯, 고통과 두려움에 떨고 있는 레바논 사람들에게도 전 세계의 도움이 필요해.
인권오름 제 14 호 [기사입력] 2006년 07월 25일 20:55:05
뒤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