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좀 들어봐] 즐거운 캠프가 될 수는 없을까?

"기합 없는 수련회에 가고 싶어요"

S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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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때 월악 유스 호스텔에서 한 명만 잘못해도 전부다 불러서 귀잡고 앉아서 뛰었다. 그리고 힘들다고 봐 주는 것은 없었다. 틈만 나면 그러니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임준환
4학년 때 한터 캠프 수련원에 갔다. 그런데 여자는 벽난로에 있는 따뜻한 곳에서 자고 남자는 우리반의 1/4크기의 단칸방에서 아주 춥게 밤을 지냈다. 심지어는 남자 한 명이 돌맹이를 한번 던졌다고 남자들은 돌맹이를 줍고, 여자들은 먼저 밥을 먹으러 갔다. 나는 그런 교관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진실
- 수련회에서 시간이 늦지도 않았고, 잠도 안 오는데 안자고 있다면서 뭐라고 했다.
- 수련회에서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기합을 시킨다. 앞으로는 기합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 수련회 급식에서 교관이나 선생님들한테는 밥과 반찬을 많이 주는데 우리들한테는 적게 준다. 더 달라고 하면 아줌마들이 째려보신다.

[끄덕끄덕 맞장구]

콩당콩당! 캠프나 야유회 전날은 기분이 들떠서 잠이 잘 안 왔던 기억이 나요. 동무들도 소풍이나 캠프를 간다고 하면 전날은 너무 설레 잠이 잘 안 오죠. 그런데 막상 캠프를 가면 우리의 기대는 어느새 무너지고, 나중에 남는 건 무서운 교관과 호통뿐이죠.

소풍을 갈 때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세 명이라면, 같이 손잡고 갈 수 없어요. 두 명씩 두 명씩 맞춰 걸어야 하니까요. 몸을 살짝 움직이기라도 하면, 질서를 지켜서 줄 똑바로 서라는 선생님의 호통이 떨어집니다. 또 캠프에서는 한 친구가 잘못을 해도 모두 벌을 받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특히 병영 체험이라면서 군대에 잠시 다녀오는 동무들도 있는데요. 즐겁게 놀아야 할 방학을 어떤 일에도 인내하는 것만을 강조하는 군대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힘들게 보내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우리는 전쟁에 나가는 군인이 아니라 학생인데 왜 우리를 군인처럼 취급하려 할까요?

어른들은 우리가 밖에 나가면 사고가 많이 나기 때문에 정신을 다잡기 위해서는 질서를 강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두 손을 잡고 친구들과 나란히 걷는다고 우리의 안전이 보장되는 건 아니잖아요. 어른들이 보기에 줄을 서야만 아이들이 한 눈에 들어오고, 뭔가 질서를 지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똑바로 줄을 서는 게 안전하다고 오해하는 것뿐이에요. 또 어떤 어른들은 단체 기합은 나중에 좋은 추억거리가 된다고 말하기도 해요. 하지만 잘못을 했건 안했건 단체로 기합을 받고 매를 맞는 건 수치스럽고 화나는 기억일 뿐이에요.

즐겁고 신나고 놀 수 있는 곳, 안전한 시설과 맛있는 먹거리가 있는 곳, 선글라스 끼고 군복 입은 무서운 교관이 없는 곳, 자유롭게 함께 다닐 수 있는 곳! 바로 우리 동무들이 원하는 캠프랍니다. [이슬/김영원]
인권오름 제 22 호 [기사입력] 2006년 09월 20일 0: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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