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의 인권이야기] 인권의식 없는 행정이 지역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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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에는 새만금교통과 스마일교통이라는 2개의 버스회사가 있다. 이 중 새만금교통은 경영난에 허덕여 지난해 9월 폐업처리 되었다. 새만금교통이 폐업에까지 이른 것은 전 새만금교통 사장의 13억 횡령으로 인한 적자가 큰 문제였고, 그간 노동자들의 퇴직금과 임금은 11억이 체불된 상태였다. 그런데도 부안군은 새만금교통 노동자들의 체불 임금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폐업신청을 36시간에 처리해버렸다. 이에 생존권을 잃게 된 버스노동자들은 부안군에 대항해 싸움을 시작했고, 어느덧 8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새만금교통이 폐업되기 전부터 임금이 체불되기 시작했고 이에 노동자들은 부안군에 관리감독을 요구해왔다. 새만금교통에 각종 보조금을 지원해왔음에도 부안군에서는 개인사업이기 때문에 간섭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노동자들은 개인 사업자가 버스를 운영할 경우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문제 및 버스경영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어려우므로 노동자가 경영을 책임지는 '노동자 자주관리방식'을 부안군에 요구해왔다. 그러나 부안군은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하고 있다.

버스운영에 대한 투명성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 방안을 모색하면서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건만, 부안군은 자신의 책임과 의무는 나몰라라 하며 오히려 노동자들의 투쟁을 방해하는 데만 열을 올렸다.

부안군은 ‘새만금교통 노조측 주장에 대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지역사회 단체 및 기관들에 보냈다. 부안교육지원청 또한 ‘새만금교통의 폐업에 따른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금번 버스폐업사태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 학교에 보냈다. 이 공문으로 많은 부안의 중․고교에서 새만금교통 노동자들의 투쟁을 부적절하게 여기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늘어났으며 학생들 사이에서도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위 사진:[그림: 윤필]

한 버스노동자의 말에 따르면 “부안의 모든 선생님들이 우리가 농성하고 집회하는 것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양심 있는 분들은 우리가 왜 이렇게 투쟁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니 심하게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새만금교통 노동자들의 촛불집회가 불법이고 촛불집회는 나쁜 사람들이 하는 거야’라고 말한 거 같다.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 와서 ‘아빠가 하는 일이 나쁜 일이야?’라고 묻는데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또한 “아이들 주변에는 이미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고, 아빠가 노조활동을 하면 친구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것 같다”는 말도 전했다.

교사의 말 한마디는 학생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매우 많은 영향을 미친다. 작은 지역사회에서 집회를 경험하기 힘든 학생들이 집회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견해를 형성하는데 교사의 말 한마디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위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부안교육지원청의 이러한 인권의식 없는 교육행정은 학생들의 집회․시위참여에 대한 자유를 위축시켰다. 나아가 버스노동자의 자녀들에게는 부모가 노동자로서 정당하게 요구하며 투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면서 부모와 자녀, 그리고 학생들 간의 관계에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새만금교통이 폐업된 뒤 현재 13명의 노동자들이 계속 농성 중에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지역사회와 언론, 정치권에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을 돌파하고자 새만금노동자 대책위 양이식 씨는 18미터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부안군과 부안교육지원청이 날린 문제의 공문, 그래서 더욱 분명하게 그간 새만금교통 운영의 문제, 그리고 이 투쟁의 정당성을 알리면서 싸워야 하는 새만금교통 노동자들. 현재 새만금교통 노동자들은 연대의 손길이 절실하다. 통장 잔고는 0원, 투쟁하는 이유에 대해 홍보물을 제작하려고 하지만 장기간의 농성으로 투쟁기금이 바닥난 상태다. 아무도 찾아주지 않은 이곳, 자신들을 투명인간이라고 부르는 새만금교통 노동자들에게 도움을 주실 분들을 위해 통장계좌를 적는다.

부안 새만금교통 노동자대책위 후원계좌
농협 174965-56-037460 (예금주: 박정래)

고공 농성중인 양이식님 트위터 @yys7717
덧붙이는 글
풍경 님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상임활동가입니다.
인권오름 제 292 호 [기사입력] 2012년 04월 04일 15: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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