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김형준의 못 찍어도 괜찮아] 나는 사랑을 하고 싶다

박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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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뵙던 회원들 반 정도의 인원만이 자리에 앉아있었어요. 알고 보니 직업체험에 갔다고 하네요. 교육을 진행하다보면 사진 찍고, 뽑고, 프로그램지에 글 쓰다 보면 회원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을 수 없어서 아쉬웠는데. 오늘은 불행 중 다행. 회원들과 조금 여유 있게 프로그램을 진행해봅니다.

'사진으로 나 소개하기'
말 그대로 사진으로 나를 소개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싫어하는 것, 내가 관심 있는 것, 나의 성격, 나의 특징 등등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거라면, 어떠한 내용이든 상관없지요.

회원 한 분이 무릎 위에 '곰돌이' 모양을 찍어주시네요.
"곰돌이는 왜 찍으세요? 궁금한데요?"
"곰돌이가 풍선을 가지고 노는 것이 순수해보여서요. 저도 닮고 싶어요."
"하하. 네 충분히 순수해보이시는데요. 저렇게 미소 지어 보셔도 좋겠어요."

이번엔 항상 수줍은 미소를 짓는 회원분이 이 사진을 고르고 싶다며 저에게 슬쩍 보여주십니다.
"와~ 이건 예쁜 꽃이네요. 이 사진으로 자신을 어떻게 소개하고 싶으세요?"
"장미꽃은요. 사랑을 상징하는 꽃이잖아요. 사랑을 하고 싶어서요."
"네네. 곧 사랑을 하실 수 있을거예요. 예쁜 사랑을요."
"그럴 수 있을까요?"
갑자기 부끄러워지셨는지 쌩~하고 자신의 자리에 앉으시네요.

무표정했던 정신건강증진센터 회원들의 얼굴에 예전과 다르게 살짝 미소가 보여서 기분 좋네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사진으로 자신을 소개한다면 어떤 사진을 보여주고 싶으신가요?


덧붙이는 글
박김형준 님은 사진가이며 예술교육가 입니다.
인권오름 제 372 호 [기사입력] 2013년 12월 04일 22: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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