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참깨] 보훈처 나라사랑교육! 누가 무엇을 교육하는가?

조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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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이미지 설명> 국가보훈처 ‘호국과 보훈’ 일부 [강기정 의원실 제공]

얼마 전 강기정 의원실에서 제공한 보훈처 대선개입 자료를 보면 ‘이번 대선에서 처음 실시된 재외국민투표를 한 유권자는 북한공작지령에 따라 행동하는 친북반한 성향의 교포’라는 부분이 있다. 국민의 기본권인 참정권을 행사한 재외국민에게 이 얼마나 심각한 명예훼손인가? 이 자료의 출처는 정부기관인 국가보훈처 산하 ‘보훈교육연구원’이다. 국민의 참정권을 독려하고 보장해야하는 정부가 해외에서 투표를 한 유권자를 친북성향의 교포라고 지칭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국정감사 때 논란이 된 국가보훈처 안보교육 동영상과 ppt자료를 살펴보면,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을 지원하는 국가보훈처의 업무라고 보기에 의심할만한 부분이 상당하다.

이와 관련하여 국가보훈처는 ‘나라사랑교육은 국가안전보장을 위한 교육으로 국가보훈처의 기본업무’이며 해당 자료는 ‘참고용 자료일 뿐 개별 강사들 자기생각으로 독자적인 강의안으로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더욱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와 제대군인을 지원하는 행정기관이다. 이러한 기관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가안전보장교육을 실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교육이 그 내용과 강사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도 무방한 것일까?

실로 국가보훈처의 ‘나라사랑교육’은 보훈대상자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선제보훈’(전 국민의 호국보훈의식 함양)정책으로 적극 추진되었다. 2011년에는 국가보훈처에 나라사랑교육과를 신설하기까지 했다. 물론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공헌의미와 가치를 전 국민에게 널리 확산하는 일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공개된 나라사랑강사단의 교육실적을 보면 호국보훈의식교육이 아닌, 국방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안보교육과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의 표는 2012년 국가보훈처에서 실시한 나라사랑강사단 교육실적 일부이다. 강의주제를 보면 국가안보와 북한관련 주제들이 상당하다.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에 대한 호국정신함양과는 전혀 거리가 먼 주제들이다.

위 사진:<표 설명> 2012년 나라사랑강사단 교육실적 일부

또한 국가보훈처와 각 지방보훈청에 정보공개청구를 한 결과, 나라사랑교육이 어떠한 강사를 통해 무엇을 교육하는지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 먼저 각 지방 보훈청에 나라사랑강사단이 교육에 활용한 강의자료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그러나 모든 지방 보훈청(서울ㆍ부산ㆍ대전ㆍ대구ㆍ광주지방보훈청)에서 ‘강의자료를 보유관리하고 있지 않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보훈처가 실시하고 있는 나라사랑교육이 어떤 자료를 가지고, 어떤 내용의 교육을 시행하는지 각 지방보훈청에서 확인하고 있지 않다는 답변이다.

위 사진:<이미지 설명> 서울지방보훈청 정보부존재사유

그렇다면 나라사랑교육을 직접 시행하는 강사단에 대해서는 더욱 객관적이며, 균형적인 내용의 교육을 할 수 있는 강사로 선정해야 한다. 다음은 국가보훈처에 정보공개청구한 내용과 답변이다.

청구내용

- 2010년~2013년 현재까지
-나라사랑교육전문강사단 선정 기준 및 선정 절차(선정시 사용되는 심사표 등등) 일체
-나라사랑교육전문강사단 평가 기준 및 평가 절차(평가표 등등)일체

공개내용

나라사랑교육전문강사단 선정 기준
- 독립운동사, 근현대사, 민주화운동사 등을 전공한 전문가
- 안보군사학 관련 전공자 또는 안보관련 분야 전문가
- 6·25전쟁 참전 등 국가수호 또는 자유민주주의 발전 국가유공자
- 호국보훈의식 고취를 위한 강의가 가능한 전직 보훈공무원
- 나라사랑교육 강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자 중 보훈관서장이 추천한 자

나라사랑교육전문강사단 선정 절차
- 보훈관서장 추천을 받아 심의 후 확정

나라사랑교육전문강사단 평가 기준 및 평가 절차(평가표 등등)일체
-없음

비공개내용사유

선정시 사용된 심사표 등
(담당자와 통화한 결과 비공개 사유를 정보공개법 9조 5호 내부검토과정 및 의사결정과정 사유로 비공개 처분을 하였습니다.)

나라사랑교육전문 강사단 선정기준은 각 분야의 전공자 또는 전문가, 국가유공자, 공무원, 추천자 등이다. 강사단 선정 절차는 심의를 거쳐 확정이 되지만, 이러한 심사표는 비공개처분을 받았다. 이처럼 나라사랑교육전문 강사단을 선정하는 기준 자체가 모호하며, 어떠한 심사를 거쳐 선정되는지도 비공개된 상황이다. 더불어 나라사랑교육 전문 강사단에 대한 평가기준이나 평가절차도 ‘없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청구결과를 종합해보자면, 국가보훈처는 국가예산으로 ‘나라사랑교육강사단’을 꾸려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내용은 관리하고 있지 않다’, ‘강사단 선정기준은 전문가 및 전공자 등이다’, ‘강사단 선정심사에 관해서는 공개못한다’, 강사단의 평가기준과 절차는 ‘없다’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공개만으로는 나라사랑교육의 전문성과 객관성에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보훈처는 ‘나라사랑교육이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한 교육이며, 국민의 요청이 있는 한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나라사랑교육이 법에 명시된 보훈처 기본업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보훈처의 교육이 호국정신을 함양하는 교육이 아닌, 안보와 관련된 교육을 지속한다는 것은 국가보훈처 고유 업무에 벗어나는 일이다. 또한 이러한 교육시스템을 계속적으로 유지한다면 끊임없는 정치적 중립성과 객관성에 대한 의문이 발생할 것이다. 특히 이러한 의혹에 대해 단순히 ‘강사 개개인의 독단적인 교육’이라는 무책임한 입장을 내어선 안 된다. 만약 정치편향적인 내용과 왜곡된 역사관에 대한 교육이 시행되었다고 가정해 본다면, 이 문제에 대해서도 보훈처는 강사의 ‘자기생각’으로 ‘독자적’이였다고 책임을 회피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국가보훈처는 나라사랑교육이 보훈처 기본 업무이며, 필요한 교육이라는 주장만 해선 안 된다. 보훈처의 나라사랑교육이 왜 필요하며, 어떤 교육을 어떻게 시행하는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교육이 정치편향적이었다는 문제제기에 있어 국가보훈처의 교육내용과 강사선정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조민지 님은 정보공개센터 활동가 입니다.
인권오름 제 377 호 [기사입력] 2014년 01월 22일 20: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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