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김형준의 못찍어도 괜찮아] 저, 이번에 잘할 것 같아요

박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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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지난주에 이어서 오늘도 자신의 작은 '사진 아바타'를 만들어 사진을 찍어볼 거예요."
"네~"
"자 시작해볼까요?"

한 친구가 자신의 작은 '사진 아바타'를 출력하고 가위로 자기 모습만 남기고 나서, 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 저 이번에 잘할 것 같아요."
"오호~ 기대하겠어요. 열심히 담아 봐요."
"네~"
후다닥 달려 나갑니다.

조금 시간이 지났을까 번개같이 들어와서 저에게 말합니다.
"선생님! 죽이게 찍었어요. 열심히 했거든요."
"아. 그래요? 열심히 했으면 된 거예요. 멋진 작품 한 번 봅시다. 오호~ 이거 예전에 작업한 사진과 비슷한 느낌의 작업이네요?"
"네. 그런데 달이 아직 안 떠서 아쉬웠어요."
"그러게요. 그래도 멋진데요. 저번 사진도 그렇고 뭔가 아련한 '우울함', '아쉬움'이 보여요."

이 친구 약간 쑥스러워하며 "네? 네."라고 대답합니다.
"아. 좋아요. 이 사진. 제 블로그에 올려도 되죠?"
"네! 야~ 선생님이 내 사진 블로그에 올린데~"라고 큰소리로 얘기하네요.
수업이 끝나고 나서도 이 친구의 환한 미소가 아직 잊히지 않네요.
저는 그다지 많은 역할을 하지 않았는데도
그 미소를 본 것만으로 제가 무언가를 해낸 듯 참 뿌듯합니다.

아 참! 이 친구 사진의 제목은 '먼 산'입니다. :)
덧붙이는 글
박김형준 님은 사진가이자 예술교육가입니다.
인권오름 제 500 호 [기사입력] 2016년 09월 07일 15: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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