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해의 인권이야기] 함께 지키는 민주주의와 인권

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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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이퀼리브리엄>, <브이 포 벤데타>…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정부가 인민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하는 강력한 통제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퀼리브리엄>의 배경이 되는 ‘리브리아’라는 사회에서는 아예 인민들이 감정을 느끼지 못하도록 ‘프로지움’이라는 약물까지 의무적으로 투여하도록 하고 있죠. 이와 유사한 통제사회의 모습은 <1984년>이나 <멋진 신세계> 같은 유명한 소설들에서도 인상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너무나 쉽게 무너지는 민주주의와 인권

예전에는 이런 영화나 소설들을 읽으면서, ‘에이~ 세상이 이렇게까지 되도록 사람들이 놔둘까?’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말 그대로 너무 영화 같은 일이니까요. 그런데, 요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그리고 공안세력들이 장악한 한국사회를 보면 ‘오호라~ 이거 진짜 되는 일인데?’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병순 KBS 사장, 구본홍 YTN 사장, 제성호 인권대사, 김양원과 최윤희 국가인권위 인권위원, 김황식 감사원장 등등 몇 명만 낙하산 인사로 밀어붙이니까 금새 그 분야들이 반민주적, 반인권적으로 변해버리는 것을 보면 놀라울 따름!! 아무리 낙하산 인사가 상식과 절차를 무시하고 이루어졌어도, 그에 대한 반발을 경찰력을 동원하여 깡패처럼 억눌렀어도 그냥 지나갑니다. 국영방송에서 사진을 조작해서 경찰청장을 비판하는 내용을 빼고 보도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넘어갑니다. 국가인권위는 경찰을 불러서 인권활동가들을 탄압하기까지 합니다. 여기에 더해서 경찰, 검찰, 법원, 국정원까지 앞장서서 설쳐대니, 국민의 알 권리, 신체의 자유, 표현의 자유, 집회시위의 자유, 건강권, 주거권, 교육권 등등에 대한 온갖 종류의 인권침해가 이어집니다.

껍데기뿐인 민주와 인권은 얼마나 앙상한가

이런 현실은 모습은 지금까지 우리가 얼마나 불안정하고 앙상한 민주주의와 인권에 안주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지금도 한국사회에서는, 노동조합이 폭력시위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이념적’이라든지 ‘편향적’이라든지 ‘정치적’이라든지 하는 딱지붙이기가 먹혀들어가고, 애국과 국익이 민주주의나 인권보다 더 강조되며, 아무리 악법이라도 법은 절대 어겨서는 안 될 것으로 여겨지는 그런 분위기가 있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중요한 인사는 엄격한 자격 심사가 필요하다든지, 언론은 사실을 조작해서는 안 된다든지, 3권 분립이 지켜져야 한다든지 하는 원칙이 지켜지기는 어렵겠지요. 오히려,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으니 아무나 임명할 수 있다는 식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은 형식만 앙상하게 남게 될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통제사회의 무서움이 있습니다. ‘리브리아’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프로지움을 먹듯이, 사람들에게 형식적인 법과 질서를 강요함으로써 사람들이 ‘알아서 기도록’ 만든다는 것. 만약 껍데기만 남은 민주주의와 인권이 이와 같은 통제사회, 인권침해사회의 형성과 유지에 빌미를 제공한다면, 그런 민주주의와 인권은 차라리 없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는 일본의 대표와 조선의 대표가 합의한 ‘합법적인’ 을사조약이 조선 인민들에게 가져온 가공할만한 인권침해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난리법석을 떨자!!

우리가 자발적으로 약물을 먹는 ‘리브리아’의 시민들처럼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난리치는 법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형식적인 법과 질서를 강조하면서 인민의 권리를 억압하는 세력들에 대해 우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원칙들을 가지고 난리법석을 칠 줄 알아야합니다. 예를 들어, 대표자들이 뭔가를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은 곧 대의민주주의의 파괴를 뜻하기 때문에 국영방송이 사진을 조작했을 때 우리는 훨씬 더 큰 난리를 피워야 합니다. 방송국에 전화하고, 청와대에 민원을 넣고,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항의하고, 인터넷에 글 쓰고, 곳곳에 유인물을 부착하고, 사람들을 모아서 시위를 해서는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게 해야 합니다.
전․의경 폐지를 무효화한다고 하면, 그러면 경찰관 기동대도 해체하라고 난리를 쳐야합니다. 페트병에 수돗물을 담아서 판다고 하면, 공항 등 사회기반시설을 민영화한다고 하면, 감히 그럴 생각도 못하게 함께 난리를 쳐야합니다. 그래서 경찰과 검찰이 협박을 해오면 더욱 더 큰 난리를 쳐서 감히 인민을 협박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함께 우리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나가는 방법입니다.

덧붙이는 글
* 아해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입니다.
인권오름 제 128 호 [기사입력] 2008년 11월 12일 6: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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