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김형준의 못 찍어도 괜찮아] 계속 깜빡깜빡해요

박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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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서울숲에 왔습니다. 어디세요?"
"네. 저는 3번 출구에 있습니다."
"저도 3번 출구에 있는데요. 안보이시네요."
"혹시 선생님. 어느 역에 있으세요?"
"네. 양재 시민의 숲 역입니다."
"아이쿠. 선생님. 제가 양재 시민의 숲 아니고, 서울숲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리고 신분당선 아니고 분당선 타고 오시라고 했는데요."
"선생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쪽으로 다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선생님. 죄송해요. 정말 조심히 그리고 천천히 오세요."
이번이 두 번째시네요. 저번 출사 때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모이기로 했는데, '서울역'에 계셨거든요. 아무래도 '서울역사' 박물관으로 읽고 서울역으로 가신듯 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 어르신께 한 번 더 말씀드렸는데. 아쉽게도 또 다른 곳으로 가셨던 거에요.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요? 멀리서 땀을 뻘뻘 흘리며 어르신께서 다가오시네요.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나이 먹어서 그럽니다. 요즘 계속 깜빡깜빡해요."
"제가 더 죄송하네요. 오늘 다시 확인 문자를 드렸어야 했는데... 다음엔 제가 꼭 연락드릴게요."
너무 힘드셨을 텐데, 다시 서울숲으로 와주신 어르신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덧붙이는 글
박김형준 님은 사진가이며 예술교육가입니다.
인권오름 제 436 호 [기사입력] 2015년 04월 29일 12: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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