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김형준의 못 찍어도 괜찮아] 캡처

박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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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 가지 색을 정해서 사진을 찍어볼까 해. 어떤 색을 골랐어?"
"저요? 저요? 저 아직 안 정했는데요. 나가서 생각해보면 안 될까요?"
"음... 그럼 나가서 정해봐요."
몇 분이 지났을까요. 친구들이 우루루~ 들어옵니다.
"자! 그럼 찍은 사진을 제 스마트폰으로 보내주세요. 번호 알려줄게요."
친구들이 찍어준 사진이 한 장 한 장 도착합니다.
"와. 이 녹색 사진 너무 이쁜데, 어디에서 찍었어요?"
색을 정하지 않았다던 친구의 사진이네요.
"이 사진요? 조오기~에서 찍었어요."
갑자기 옆에 있던 친구가 "쌤~ 얘 캡처한 거래요."라고 얘기를 해주네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약간의 화가 올라옵니다.
"어여 다른 사진 보내요."
"선생님! 캡처한 사진 안 된다고 안했잖아요."
"어여 다른 사진 보내요."
뾰로통한 표정으로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내주네요.
이제 생각해보니, 처음 접한 상황이라 제가 조금 당황해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요 순간 이후 수업 끝날 때까지 계속 뾰로통한 얼굴 표정으로 있던(중간 칭찬 이후엔 약간 풀렸지만) 친구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며칠이 지났을까요? 그 친구가 저에게 캡처한 사진을 보내줍니다.
"선생님! 이 사진 어때요?"
"이쁘네. 다음엔 직접 찍은 이쁜 사진을 보고 싶네."
"네. 선생님."
"캡처 사진 보내줘서 고마워요."
덧붙이는 글
박김형준 님은 사진가이며 예술교육가입니다.
인권오름 제 440 호 [기사입력] 2015년 05월 28일 9: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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