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김형준의 못찍어도 괜찮아] 축 사진전

박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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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동안 스마트폰으로 작업했던 사진들을 모처에서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복지관에서 카메라 수업을 듣는 분들에게 전시장에 걸릴 사진들을 보여드리고, 여유가 되시면 전시회에 오셔서 구경해주십사 부탁을 드렸지요. 일주일이 지났을까요? 한 선생님께서 저를 부르십니다.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는 거 매번 똑같이 설명해주시는데 자주 까먹어서 죄송해요. 제가 기억력이 날로 떨어지는 듯해요. 아! 그리고 몸이 썩 좋지 않아서 전시회는 못 가볼 것 같아요. 그래도 전시 축하드립니다."
"축하만으로도 감사드려요. 전시장이 너무 멀어서 죄송한걸요."
"그리고 선생님! 약소하지만..." 그러면서 '축 사진전'이라 쓰여 있는 봉투를 제 손에 꼭 쥐어주고 가시더라구요.
"아이쿠.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다음부터는 안주셔도 되요."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전시회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기에 후다닥 전시장으로 달려갔지요.
집으로 돌아와 가방 속 짐 정리를 하다가, 낮에 어르신이 주셨던 봉투를 슬쩍 열어보았네요. 봉투 안도 살펴보고, 가방 다른 곳도 살펴보았는데. 결국 아무것도 찾을 수는 없었답니다.
아무래도 봉투를 준비하시고 '축 사진전'을 쓰신 다음 잊어버리신 듯하더라구요. 제가 혹시나 돈을 빼거나 다른 일이 있었나 한참 생각해봤지만, 넣어둔 채 그대로 온 게 맞더라구요.
이제 또다시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전시가 잘 마무리되었으니, 다음 수업시간에 어르신 만나면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려야겠지요. 지난주 수업에 알려드린 부분도 다시 알려드리구요.
덧붙이는 글
박김형준 님은 사진가이며 예술교육가입니다.
인권오름 제 448 호 [기사입력] 2015년 07월 23일 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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