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로 물구나무] ‘명품’ 강요하는 한 초등학교의 불편한 진실

진우
print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문 위에 걸린 저 현수막 속 ‘명품’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요?

모든 사람들은 각자 다른 다양한 모습들처럼 다양한 개성을 갖고 있을 텐데, ‘명품’을 만들어내려는 교육 속에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력을 펼치는 친구들의 모습이 떠오르진 않아요. 학생들을 하나의 잣대로만 평가하는 교육 속에서 경쟁에 승리한 친구들의 모습만 보일 뿐입니다. ‘부자’, ‘권력자’와 같은 ‘사회적 성공’만이 유일한 목표인 것만 같은 교육 속에서 경쟁에서 밀려나고 획일적인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많은 친구들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지탄 받아요. 다리가 부러진 말처럼…….

그런데 그마저도 ‘공정한 경쟁’이 안되고 있어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학력, 교육 자본력, 좋은 교육환경 등과 같은 ‘명품’을 통해 높은 학업성취도를 거둘 수 있는 친구들 또한 ‘명품’으로 대물림되고 있어요. 이러한 ‘명품’ 만들기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다양한 개성과 진정한 인성 교육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아니, 사람을 ‘명품’이라는 ‘상품’으로 비유하다니. 정말 놀라운 교육기관이죠? 실수이거나, 혹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속물 근성의 본심을 너무 솔직하게 드러낸 고백이거나.

사람은 상품이 아니에요. 그리고 ‘명품’ 사람과 ‘짝퉁’ 사람이란 건 있을 수 없어요. 과연 누가 사람을 그렇게 상급과 하급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거죠? 사람은 어떤 사람이든지 간에 사람으로서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해요.

하지만 이런 당연한 것처럼 들리는 이야기가 현실에선 좌절되고 말죠. 사람조차 ‘명품’과 ‘짝퉁’으로 구분 짓고 다르게 대하는 사회에서 실제로는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존중받지 못하고 있어요. ‘만인은 평등하다’는 명제는 쓰레기통에 쳐박혀버리고 말죠. 저 초등학교는 단지 그걸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약간’ 불편하게 만들 뿐이죠.
인권오름 제 52 호 [기사입력] 2007년 05월 01일 17:59:02
뒤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