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청소년 인권운동, 길을 묻다 ④] <자료> 청소년회「샘」사건 대책위원회 보고서 중 일부

현실 속에서 탄생한 청소년운동 조직 청소년회「샘」

청소년회「샘」사건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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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회「샘」은 참교육과
민족문화 계승을 위해 탄생하였습니다.

청소년회「샘」의 자취는 89년 전교조 결성과 1500여 선생님들의 해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89년! 학교와 교육을 바로 세우시겠다던 정의롭고 용기있던 선생님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학생들은 쫓겨나는 선생님들을 보며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교육현실은 학생들을 입시와 취업의 노예로 만들어 갔고 학교는 인간교육과는 더욱 멀어져 가고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사랑하는 선생님들의 해직은 참을 수 없는 일이였습니다. 그해 전국에서 50만의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복직과 참교육 실현을 위해 일어섰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5년, 참교육은 여전히 실현되지 않았고 우리의 교육현실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입시와 취업 경쟁은 더욱 심화되었고 교실에서의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그리고 입시와 성적에 대한 중압감은 여전히 많은 학생들을 자살의 길로 내몰고 있습니다. 160cm-45kg이라는 취업 기준 역시 그대로 학교로 내려져 학생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적과 인격이 성적과 가치있는 삶이 혼돈되는 교육현실은 수많은 학생들의 가슴속에 깊은 상처와 친구들간의 경쟁심만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거대한 입시학원, 취업학원이 되어버린 학교속에서 학생들은 지도와 통제의 대상으로 전락하여 학생들의 인격도, 교육의 가치와 의미도 땅바닥으로 내려앉았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바른 인간 교육, 참교육을 목마르게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청소년회「샘」은 출발합니다.

- 인문고의 교육현실

입시교육은 인문고 학생들의 학창시절을 경쟁과 성적에 대한 고민으로만 채워 놓았습니다. 항상 학교가 주장하듯이 전인교육, 올바른 인간을 만든는 인간교육은 이미 학교에서 뒤전으로 밀려난 채 학교는 거대한 입시학원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성적은 학생들의 모든 것을 규정하며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도, 반장을 할 수 있는 자격도 성적으로 결정되어 왔던 것처럼 이미 학생들의 인격은 성적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입시교육으로 인해 단순히 지도와 통제의 대상으로 전락한 학생들은 입시학원에 나가는 것 이외의 동아리활동, 학생회활동 등의 모든 자치활동의 길이 차단된 채 점차로 입시기계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상문고 교육비리 사건에서 보여지듯이 입시교육이 낳고 있는 병폐는 이미 한두 학교,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학생들에게 강요되는 경쟁과 성적에 대한 고민은 아직도 3일에 1명씩의 학생들을 자살의 길로 내몰고 있습니다.

- 상고의 교육현실

키작으면 전교 1등도 취업할 수 없다는 상고, 특히 여상 학생들의 처지는 그야말로 암담한 것입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 학원까지 마치고 나면 밤 9시가 넘는 시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학생들의 생활은 인문고 학생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취업위주, 자격증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업고등학교 학생들은 부실한 학교교육으로는 어림도 없는 주산, 부기 2급, 영타, 한타 수동타자 3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밤늦게 까지 학원을 다녀야만 합니다. 이런 4가지에 이르는 현실에도 맞지 않는 자격증들이 사회에 나가면 별반 쓰일 곳이 없다는 사실은 선생님들도 알고 학생들도 알지만 학교에서 성적을 받아 취업을 하려면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한과목에 3만원씩이나 하는 학원을 찾게 됩니다. 대부분 집안 형편이 어려워 상고에 들어온 학생들에게 한달 9만원의 학원비는 대단한 부담입니다. 그래서 이 4가지의 자격증을 다 갖추는 학생은 한반에 1/3이 넘지 못합니다. 그러나, 자격증을 갖추어도 160cm-45kg의 벽을 넘지 못하는 학생들은 절대 대기업에는 취업할 수 없는 것 또한 여상 학생들의 처지입니다. 하지만 상고 학생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3년을 오로지 취업 준비에만 바쳐온 상고 학생들의 취업률은 인문고 취업반 학생들보다도 못합니다. 이런 교육현실은 자신의 특성없이 취업만을 위한 일률적 인스턴트 교육속에서 ‘일회용 자판기의 커피’같이 변해가는 상고생들에게 깊은 자격지심을 갖도록 인도하고 있습니다.

상고 학생 모두가 대학을 가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성적때문에, 집안 형편때문에 상고에 들어온 학생들은 항상 상업고등학생이라는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시달리며 사회에 나가 좀더 좋은 대접이라도 받아보려고 대학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취업만을 위해 짜여진 학교교육은 학생들을 하루 하루 의미없는 자격증 공부에 매달리게만 하고 있습니다. 학원에 의존한 자격증 교육,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교양과목에 대한 수업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상업고등학교의 취업교육은 학생들의 생활에서 희망을 앗아가고 있으며 학생이라기 보다는 선생님들이 늘상 이야기하는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훈련만이 학생들에게 강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취업 추천서를 써줄 때마다 학부모에게 사례금을 받는 등의 빈번한 교육비리들은 학교의 명예를 떨어뜨려 학교 취업율에 지장을 주지 말자는 선생님들의 말에 감추어지기 일쑤이고, 선생님들에게 찍힌 학생은 절대 취업할 수 없는 학교의 현실은 학생들을 말 못하는 벙어리로 만들었으며 때문에 학생들은 동아리활동 조차 선생님들의 눈치를 봐가며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자격증과, 취업의 노예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 공고의 교육현실

공고의 2+1제도에 의한 현장실습교육의 문제는 이미 언론보도에 의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한해 7만명 정도의 공고 졸업생 가운데 산업현장에 남는 학생의 수가 불과 30%뿐이고 나머지 70%의 학생이 서비스업이나 유흥업으로 빠져나간다는 지금의 현실은 공고교육의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대부분 가난한 집안 환경 때문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공고를 택한 학생들은 3년간의 교육속에서 대학진학의 가능성도 인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박탈당한 채 단순노동을 하는 ‘공돌이’로 전락하게 됩니다. 그리고 2+1이라는 반교육적인 1년간의 현장 실습제도를 통해 고등학교에서의 2년간 짧은 교육과정을 거쳐 1년간의 실습이라는 명목으로 현장에 투입돼 아무도 없는 빈 공장으로 팔려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2+1제도는 정상적인 공고 교육과정의 축소일 뿐이며 이 제도를 통해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고 3학생들이 학생도 훈련생도 아닌 채 학교측에 제출한 서약서에 발을 묶어 열악한 작업환경과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힘든 단순노동으로 비어 있는 공장을 채우러 팔려간 1회용 막일꾼이 되었습니다.

공고교육의 목표는 3년간의 내실있는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기능인으로서, 사회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하는 교육이 아니라 어떻게든 부족한 현장의 인력난을 채우는 미봉책으로 되었으며 오늘도 공고 학생들은 희망없는 암담한 학교 교정과 공장에서 꿈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회「샘」은 향락, 개인주의가 판치는 지금의 청소년 문화 현실에서 또한 출발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 사회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향락, 퇴폐문화의 침투는 지존파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존파의 살인 행각은 그바탕에 우리 사회에 대한 극한 증오심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여서 지금까지 곪을대로 곪아온 우리 사회의 병폐를 드러낸 일이였습니다. 입시와 취업경쟁을 강요하는 교육현실은 억압받는 청소년들 사이로 퇴폐, 향락문화를 빠르게 퍼져나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취업, 입시 경쟁 교육은 학생들을 개인주의의 길로 인도하며 학교에서의 공동체 문화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의 현실은 학생들의 민족문화 계승에 대한 요구 마저도 불온시하며 학생들을 입시와 취업의 경쟁속으로 몰아 넣고 있습니다. 학교안의 락그룹은 인정되도 풍물이나 탈춤과 같은 민족의 문화를 배우려는 학생들의 바램은 그 시작에서 부터 좌절되기 일쑤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활발했던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의 시간들은 방과 후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들로 채워지고 학생들 사이에서 우리의 민족문화가 뿌리내리지 못하고 외래문화만이 친숙해져 학교는 민족문화 말살의 일대 위기를 맞이하였습니다.

민족과의 단절

학교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입시, 취업교육으로 인해 학생들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향락문화와 개인주의 문화의 영향은 학생들에게 민족문화의 전통과 가치를 알려주기 보다는 청소년들을 국적없는 외래문화의 홍수속으로 내몰면서 민족의 소중함을 잊게 하고, 나만을 위한 입시경쟁과 취업이라는 개인주의적인 인생관을 설파하고 있음으로 해서 더욱 심각해져 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금의 학생들은 친구와 학교와 나라로 부터 단절되어 오직 자신만을 위한 취업, 입시경쟁속에 파묻힌 이기주의자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제시대 16살의 나이로 독립만세를 외치셨던 유관순 학생, 4.19당시 결코 어리지만은 않은 학생의 나이로 독재를 반대하는 거리로 가장 용감하게 달려 나섰던 선배학생들과 같이 민족의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민족의 일에 내 일처럼 달려나서는 정의로운 청소년이야말로 우리시대 가장 잘된 청소년상인 것입니다. 당장 수입개방이라는 위협에 민족의 생존권이 위기에 직면하였는데 이를 외면하는 것은 매국노 이완용의 자취를 따라 배우는 일이며 이 것을 강요하는 교육속에서는 민족이 앞날을 짊어질 동량이 자라날 수 없는 것입니다.

외래문화 척결과 민족문화 계승, 이것은 청소년회「샘」이 탄생하게된 또하나의 이유였습니다.

청소년회「샘」은 이런 척박한 비인간적인 교육현실과 향락, 외래문화 일색인 심각한 청소년 문화 현실에서 그 고민을 출발하여 청소년들 사이에서 심각하게 그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개인주의 문화와 외래 문화의 영향을 배격하고 참교육 실현과 민족문화 계승이라는 청소년들의 절박한 요구를 안고서 탄생하였습니다.
인권오름 제 18 호 [기사입력] 2006년 08월 23일 0: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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