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끙] 성매매 과정 중의 성폭력이 있을 수 있을까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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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법에서 성판매 여성은 피해자가 아니면 행위자이다. 피해자는 보호받지만, 행위자는 처벌받는다. 이런 지금의 법 적용 때문에, 성판매 여성이 성매매 과정의 어떠한 범죄를 당하더라도 신고나 고소를 할 수 없게 된다. 성매매에 대한 낙인이 만연한 사회에서 성매매 행위자라는 전과를 남기고픈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법 적용, 원리 원칙적으로 말하자면, 쉽다

모든 법령해석이 그러하겠지만, 성폭력이 발생하면 그에 따른 법적 기준과 절차에 맞춰 지원하면 된다. 피해자가 ‘어떠한’ 사람이건 간에 상관없어야 한다. 즉, 옷차림이 요상하다거나, 술을 마셨다거나, 밤늦게 돌아다녔다거나, 함께 모텔에 들어간 사람일지라도 성폭력을 당했다면 그에 따른 보호를 받아야 함이 마땅하다. 마찬가지로, 성매매 여성이라고 하여서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성폭력을 당해도 되는 사람도 없고, 당하길 원하는 사람도 없으며, 어떠한 사람도 그것을 유발하지 않는다. 맞는 말이다. 좋은 말이다.

경찰서에 성매매 예방교육을 가서, “여러분은 성매매 과정 중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라고 하자, 모두 “네”라고 하더라. 아, 든든한 경찰이여? 에이~ 질문을 잘해야 한다.

법률지원, 구체적인 사례에 적용하자면, 어렵다

사례1> 조건만남을 하러 갔는데, 원치 않는 행위를 요구한다. 돈을 더 많이 준댄다. 거절 했으나,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엄청난 수치심에도 불구하고 참았다. 그런데 돈을 주지 않는다.

사례2> 안마시술소. 마사지 후 하기 싫은 행위를 시킨다. 거절하니 때린다. 업주에게도 알리겠다고 하고 경찰에 신고한다고 해서 죽고 싶은 심정으로 대줬다. 그러나, 서비스가 좋지 않다며 업주에게 항의하고 돈도 내지 않고 나갔다.


위의 사례와 같은 경우, 성폭력 사건으로 지원할 수 있을까? 원치 않는 행위의 강요이고, 댓가가 약속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행위이며, 거절의 의사를 밝혔으나 존중되지 않았던 점이다.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가 있었으며, 거부의 표현도 있었다. 이로 인한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것인가.

그러나, 성폭력으로 신고하려 해도 돈의 교환이 약속되어 있기 때문에, 거래의 측면으로서 성관계를 합의했었다는 전제가 성폭력으로 주장하기 어렵다. 만약 위의 두 사례 모두 약속한 댓가를 받았다면, 성폭력으로 상담을 요청하지 않았으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러한 경우, 상담에서 경험한 대부분의 성매매 여성들은 ‘오늘은 재수 없는 날’, ‘진상 붙은 날’로 취급한다. 이런 일 하다보면 겪을 수밖에 없는 일로 치부하지 않는다면 그 많은 경우들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위로하는 방식이 생존인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하고, 이러한 현실에 짜증이 난다.

위 사진:[사진출처] :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위 두 사례의 여성들은 성폭력으로 신고는 해볼 수 있으나, 자신들이 성매매 행위자로서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안내하자 이내 곧 모든 처벌의 의사를 포기하였다. 아~, 이들이 받은 상처와 무력감은 어떻게 해야 하나.

구체적인 사안에도 원칙이 적용되길 바란다

돈을 받기로 하였으니 가해지는 모든 행위가 ‘합의’라고 해석되어져야 되는 것일까? 성판매 여성이라고 하여 마음대로 취급하는 문제를 모두 성폭력 가해자로 판정받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구매자들의 일방적인 횡포에 어떤 제제를 가할 수 있을까.

성판매 중에 당하는 어떤 범죄에 대해서도 성매매 행위자로 처벌 받을 수 있기에 마음대로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처지에서 과연 이 여성들이 당하는 부당한 처우나 성/폭력에 대해서는 어떤 법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인지 난감하다.

아~ 성매매 문제도 복잡하고, 성폭력도 어려운데 성매매+성폭력이라니. 난 왜 이 시간에 이 어려운 수학공식도 아닌 철학공식 같은 것을 고민하고 앉아 있나. 수학 같으면이야 공식이 있고 대입 하믄 그만인 것을, 이건 뭐 두 단어의 조합으로 그칠 수도 없고. 답 안나오는 문제로 글자그대로 끙..끙.. 대고 있다.

덧붙이는 글
허허 님은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활동가 입니다.
인권오름 제 379 호 [기사입력] 2014년 02월 05일 20: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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