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욱의 인권이야기] 위기에 빠진 정글 자본주의

장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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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가 처한 경제위기의 현실에 대해 서민 대중의 불만과 분노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서민 가계의 빚은 늘어만 간다. 가계는 갈수록 민생고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위한 무한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탐욕의 이윤을 위한 비정규직의 확대와 차별은 심해지고 있다. 피폐해지는 삶과 미래의 불안에 좌절하여 생을 포기하는 자살 행렬이 끝이 없다.
대다수 민생고의 한편에는 다국적 기업 자본과 재벌 대기업 오너 대주주들의 막대한 배당 소식이 정정당당한 부의 축적으로 당연시되어 왔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신화로 무장한 부의 축적 이데올로기가 노동대중을 기만하며 초국적 자본과 재벌의 배를 불려 왔다.
가속화된 세계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무한경쟁 시대,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오늘날 전 세계 어느 곳이든 간에 대다수 서민들의 생계를 무참히 짓누르는 현실을 초래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서민 노동대중의 삶을 불안케 하는 화근임이 증명되었다.

위 사진: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노동자들의 오체투지 행진 (출처: 참세상)

#2.
자본의 무한 탐욕, 국경을 초월한 약육강식의 21세기 자본주의 현실은 아이러니하게도 ‘빈익빈 부익부’라는 자본주의 탄생 당시의 ‘막가파’ 식 정글 자본주의와 똑같아졌다. 정글 자본주의에서 모든 노동자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동 인권이 침해당해도 저항하지 못한다. 노동 인권을 더 열악하게 만드는 자본에 맞서 싸우고 더 좋은 일자리와 더 많은 임금을 위해 노동조합으로 단결하고 싸워야 하건만, 현재 자신보다 더 열악한 자리의 노동자 처지로 추락하지 않기 위해 각자 흩어져 발버둥 치고 만다. 노동자 사이의 연대감은 사라지고 자본이 덫을 놓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노동자 사이에서 합리화되기도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청년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연대감도 사라지고 있다. 청년들은 미래의 전망을 잃고 공포와 좌절에 빠져 있다. 학업을 계속 하려 해도 등록금이 없고, 학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해도 신용불량자가 된다. 취업도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인간관계도 내 집 마련도 포기하는 ‘삼포 세대’, ‘오포 세대’로 암울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기성세대는 청년세대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공포를 이해하지 못한다. 스펙을 쌓고 쌓아도 탈출구를 찾을 수 없는 암울한 청년세대의 취업 현실을 이해하고 함께 힘을 모아 약육강식의 정글 자본주의의 구조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 ‘헝그리 정신’이 없다는 둥 양질의 일자리만 찾으려고 한다는 둥 청년세대의 눈높이를 꾸짖기에 바쁘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후에 대한 불안은 기성세대에게는 공포로 다가왔다. 하루하루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하기 어려운 민생고에 직면하면서 노후를 위한 준비를 할 여유 자체가 없다. 그런데 국가는 노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강화해나갈 의지도 정책도 없다. 국민연금, 기초연금은 ‘용돈 연금’으로 전락하여 노후 소득 보장에 턱없이 부족하건만,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정책에 대하여 세대를 초월한 국민적 공감대는 형성되지 않는다. 누적되어 가는 국민연금 재정적자 추계로 인한 미래(청년)세대의 부담을 이유로 노후 소득 보장의 하향 평준화가 유일무이한 대안인 양 설파되고 있다.
정글 자본주의를 유지, 온존시키기 위하여 노노 갈등과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는 자본의 횡포는 갈수록 차별을 심화시키고 연대감을 깨뜨리면서 대다수 서민 생계의 불안감을 가중시켜 왔다.

#3.
노동대중의 삶을 민생고로 몰아가는 악순환을 거듭해온 정글 자본주의의 미래에 적신호가 켜졌다. 노동대중이 자본의 횡포에 맞서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는 사이 정글 자본주의는 ‘빈익빈 부익부’로 인하여 가계부채의 덫과 내수부진의 깊은 불황의 늪에 스스로 빠져들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만큼 경제 불황은 세계적 차원으로 번졌다. 자본이 다국적 기업으로 전 세계를 약육강식으로 넘나들 때 전 세계는 1% 부자를 위한 탐욕 아래 99% 노동대중은 찬밥 신세로 끼니를 때우는 형편이 되었다.
약육강식으로 일관하였던 정글 자본주의는 피도 눈물도 없이 노동대중을 착취하고 또 착취해왔다. ‘고용 유연화’라는 자본의 이윤 추구 논리 앞에 차별 없는 노동 인권의 존중은 사라졌다. 약육강식의 경쟁 논리 앞에 실업자는 냉대받고 비정규직은 차별당하고 전체 노동대중은 자본의 노리개로 전락하였다.
이제는 민생고에 직면한 누구나 세계적 차원의 경제 불황의 위기를 불러온 정글 자본주의의 폐해와 그 대책을 이야기한다. 자유무역, 경제개방, 민영화의 이념 아래 무한대로 이윤 추구의 탐욕을 정당화해온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더 이상은 노동대중의 저항 없이 유지될 수 없는 지경에 몰렸다.

#4.
이제 우리의 정글 자본주의의 현실을 보자.
한국의 재벌 대기업은 정글 자본주의가 초래한 경제 불황의 위기라는 현실조차 부정하고 있다. 현실은 임금을 인상하지 않고는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활성화도 기업 투자도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경기 불황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임금 인상 정책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재벌 대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조차 기업의 부담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오히려 정규직 임금 동결로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고 신규 일자리를 늘림으로써 청년 실업을 해소하자는 적반하장의 주장을 펴고 있다. 자신은 전혀 손해 보지 않는 장사치의 계산을 부끄럼 없이 당당히 내놓고 있다.
이런 수준의 재벌 대기업이 거리낌 없이 득세를 하는 한국의 정글 자본주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를 확대하여, 작금의 경제 불황의 위기를 초래한 ‘고용 유연화’ 정책을 더욱 심화시키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지금 노사정 대타협을 외치며 정부와 자본이 밀어붙이는 사이비 ‘노동개혁’은 정글 자본주의에서 자본의 탐욕을 보장하기 위하여 비정규직 사용연한을 연장하고, 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방향으로 노동대중의 삶을 배려하고 노동 인권을 존중하며 차별을 없애기 위한 대책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5.
박근혜 정권이 현재 맹렬히 추진하고자 하는 ‘노동개혁’이라는 것은 정글 자본주의의 모순을 심화시켜 경제 위기를 가중시키고 이 땅을 살아가는 노동대중의 민생고를 더욱 악화시키는 거꾸로 노동정책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빈익빈 부익부’ 정글 자본주의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인식과 정글 자본주의의 폐해를 시정하려는 저항이 세계적으로 나날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사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노동자를 차별하고 노동대중의 연대를 파괴하고 이간질하는 자본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던 노동대중이 더 이상 아니다. 경제 불황의 위기를 맞아 민생고의 원인인 정글 자본주의의 폐해를 자각하며 저항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초국적 자본과 재벌 대기업의 배 불리기 노동정책으로는 경제 불황의 위기를 벗어날 수 없고, 노동대중의 격렬한 저항을 불러올 뿐이다.
정글 자본주의 폐해를 시정하고 노동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지향하는 새로운 방향의 노동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고 자본의 횡포에 당당히 저항할 수 있는 노동자의 단결된 힘으로 자본의 탐욕으로 인한 희생을 줄여나갈 수 있다. 또한 노동대중이 안정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민생 복지 사회로 나갈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장경욱 님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입니다.
인권오름 제 433 호 [기사입력] 2015년 04월 08일 20: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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