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비의 두리번두리번] 그들만의 SHOW를 거부하라

김정아, 박래군
print
한미 FTA 체결의 진짜 의미

한미 FTA가 체결됐다는 건 다 아실테고, 근데 그것도 아시나요? 노무현 대통령이 막판에 FTA 안할 수도 있다고 ‘쑈’를 하면서 죽기 살기로 밀어붙인 게 다 음모가 있대요. ‘흩어져 있는 (정치권) 운동권을 단결시키려고 그랬다’는 거죠. 근데 결과는 한나라당에서 들이대네요. ‘자칼어’(비폭력대화 ‘기린어’의 반대말이랍니다) 사범 전여옥, 개발독재 선봉장 김용갑이 노무현을 치켜세워주고, 조갑제마저도 “잘했군~ 잘했어~”를 불러주니 노무현이 그렇게 오매불망하던 ‘대연정’씨가 와락 품에 안길 거 같더라구요. 이 얄궂은 짝짝꿍에 맞춰 여론이 춤을 춥디다. 협상 타결 직전까지 찬반이 박빙을 이루더니 타결되자 찬성이 70%로 치솟더라구요. 게다가 바닥을 박박 기던 노무현의 지지율도 30%로 껑충 뛰구요.

위 사진:한국과 미국 협상단 대표는 나란히 한미 FTA 협상 타결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민중들에게 새로운 재앙이 될 한미 FTA를 어떻게 눈물 한방울, 분노 한움큼도 없이 저렇게 담담하게 발표할 수 있을까?<출처; 민중언론 참세상>

하지만, 걱정 마세요. 포비가 장담하건대 이제 떨어지는 일밖에 없어요. 한미 FTA의 부작용이 차츰 까발려질 테니까요. 그게 민중에게 재앙이라서 끔찍할 따름이죠. 정부가 협정 내용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어요. 꽁꽁 밀봉해 놓고 국회 비준까지 가려나 봅니다. 미국은 이미 민간자문위원회 검토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협상 결과까지 미국으로부터 ‘수입’해야 할 판입니다. 광대 짓에 이골이 난 언론은 한 달에 2번 먹던 쇠고기 4번 먹게 됐다고 ‘선동’을 서슴지 않아요. 가난한 사람들 중에는 이판사판 광우병이든 뭐든 쇠고기나 실컷 먹었으면, 하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게 FTA 잘했다고 찬성하는 거 절대 아닙니다. 민중의 분노가 그렇게 하나 둘씩 차곡차곡 쌓여서 뒤집어엎는 날이 옵니다. 울분을 억누르고 있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손을 잡고 국회 비준을 막는 운동부터 먼저 준비해보자구요. 아참, 국회에서도 한미 FTA 반대하면서 자리 깔고 앉은 금배지들이 좀 있죠. 그 사람들 여러 날 굶었을 텐데…쯧. FTA 무효화 투쟁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면 막을 이유야 없지요. 하지만 좀 구려요. 이걸 기회로 자기들 정치적 잇속만 차리고 민중의 요구를 배반한다면 이렇게 말해 줍시다. “개미 퍼먹어~”

2007 한반도 평화선언

6자 회담은 아직 버퍼링 중이죠? BDA문제에 뭔가 꼬여있는 거 같은데. 북은 이참에 정상적 금융거래를 트려 하고 미국은 봉쇄를 완전히 해제하지 않으면서 이 문제는 해결해보려고 하는 거 같아요. 둘 다 자기 진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화해의 메신저만 날리고 있는 셈이죠. 한국의 한 정부 공무원은 “자금이 동결 이전 상태로 돌아갔다”고 하는데 그게 과연 무슨 소린지 더 지켜봐야 할 노릇이죠. 한국은 중유 5만톤을 선적해 놓고 북에 갈 준비를 하고 있고, 미국의 민간은 지금 북을 방문하고 있는데요. 60일 시한이 정말 낼모렌데 북핵문제의 평화적 이행과 북미관계 정상화 등 한반도 평화의 봄이 도래할 수 있을까요? 포비가 생각하기엔, 더디지만 이 분위기가 뒤집어지지는 않고 북미간의 화해와 공존으로 나아갈 거 같아요. 중요한 건 ‘한반도 평화’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지 않도록 민중들이 단단히 감시해야 한다는 거! 정치인들의 행보가 먼저 눈에 띄는군요. 김대중, 임동원, 정세현, 이부영과 같은 이들만이 아니라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들도 이런저런 구상을 갖고 움직이고 있어요. 평화협정 초안을 다듬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구요. 아마 6월에는 ‘민주를 넘어 평화로’라는 구호가 등장할 듯 하죠.

FTA도 그렇고 6자회담이나 유명짜한 정치인들의 평화체제 구상도 그렇고, 민중들의 뜻이 설 자리가 없어요. ‘민중적 통제’가 안된다는 거죠. 약장수처럼 “애들은 가라~”도 아니고 우리, 이렇게 따돌림만 당하고 가만히 있을 수 있나요? 그래서 평택 운동을 주도했던 범대위를 비롯한 평화운동 단체들이 5월에 2007 한반도 평화선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쟁위협이 늘 도사리고 있는 한미군사동맹을 깨뜨리지 않는다면 한반도 평화는 ‘모래 위에 세운 집’이라는 외침을 2007명이 모여서 크게 질러 대는 거예요. 그네들이 말하는 수사적 평화를 우리 모두 향유할 수 있는 실질적 평화로 만들어가자는 한 걸음입니다. 함께 하실 거죠? 윤장호 하사가 죽었는데도, 이라크 파병연장이 기정사실이 되고 위험한 레바논에 미군을 대신해서 파병한다고 하니, 정치권에서 내놓은 평화는 ‘무늬만 평화’입니다.

위 사진:대추리 주민들과 평택지킴이들이 대추리에서 마지막으로 매향제를 지내고 있는 모습. 주민들과 지킴이들이 황새울 들판을 따라 대추초교로 향하고 있다. <출처; 평화바람>

지난 4월 7일 대추리, 도두리, 황새울에서 매향제가 있었어요. 주민들, 지킴이들도 다 떠나고 마을엔 고물상들이 빈집을 뜯고 뒤지는 소리만 진동합니다. 고철, 알루미늄, 헌 가구를 줍고 있는 고물상들을 보며, ‘우리는 무얼 주워야 하나?’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대추리 흙과 마늘 모종을 가져오면서, 그랬어요. 농협 창고에 나뒹굴고 있는 상처 받은, 울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주워 담을 수 있다면, 그런 운동을 할 수만 있다면.

겨울공화국의 가파른 삶

지난해 국회에서 비정규직 보호법(사실상 비정규직 양산법)이 통과된 이후 기업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먼저 대학과 공공기관에서 비정규직을 계약기간이 끝났다고 내치기 시작합디다. 울산과학대, 광주시청, 경기대 등에서 청소 용역 여성노동자들이 집단 해고되고 있어요. 계약기간 만료가 이유라지만 노조활동도 괘씸죄에 해당한대요. 게다가 비정규직보호법에서 규정한 2년이 넘으면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하기 때문에 집단해고도 불사하는 거죠. 경기고에서는 22년 근무한 여성노동자에게 2개월짜리 계약서를 내밀면서 도장 찍으라고 협박하는 상황입니다. 법이 시행되는 7월 1일을 앞두고 무더기로 해고되는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질 겁니다. 노동자대투쟁 20주년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투쟁으로 기념하게 될지 모를 일입니다. 민주화 20주년의 자화상이 참 기가 막히죠. 정부가 얼마나 기업의 뒤를 잘 봐주었는지 여실히 드러나는데도 최근에 재계가 정부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어요. 노동부와 한국노총이 특수고용직 종사자 보호방안을 논의하자 “정부가 노동계의 압박에 밀려 그들의 요구사항을 신중한 검토와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있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떠벌립디다. 경기보조인, 학습지 교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가파른 삶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그들이 노동자로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그게 기업주들 비위 상하는 일이라니 에이~ “업계의 쓔레기!”

경찰의 집회시위 통제는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미 FTA 집회에 참가했던 사람들을 무더기로 채증하더니 형법상 도로교통방해죄를 적용하겠다고 합니다. 도로 파괴, 불통 등이 이 법에 적용된다고 하네요. 집회시위가 그런 일에 해당하는 건가요? 6월 항쟁이 고작 교통방해와 비교되는 거 아닙니까. 6월 항쟁 20주년, 민주화의 단물을 쪼옥 빨아먹은 이 정권이 저지르는 해괴한 논리죠. 게다가 전경 헬멧에 카메라를 부착해서 동영상으로 채증하겠다고도 합니다. 헬멧 1개당 1백만원! 10명만 배치해도 1천만원. 로보캅 등장도 멀지 않겠네요. 뒤에선 장비를 시위대에 뺏기면 어떻게 하냐며 노심초사한다나요. 빼앗아 쓰고 한 번 뛰어볼까요~ 헬멧을 뒤로 쓰고 뛰면 기를 쓰고 뒤따라오는 전경들이 아주 박진감있게 잡힐텐데. 히히~ 갈수록 경찰력으로 버티는 정권은 어느 시인의 말처럼 ‘겨울공화국’입니다. 이건 정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같기도’같은 상황이네요. 이건 웃는 것도 아니고, 우는 것도 아니여~

야만을 일깨우는 잔인한 4월

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두리번거려 보니, 여수에서 죽은 이주노동자들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졌네요. 이제 사망자 보상과 부상자 보상으로 들어갈텐데, 정부가 부상자들에 대한 보상을 출국하는 공항에서 하겠다니 ‘인간에 대한 예의’가 어찌 그 모양일까요. 정부가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대대적인 합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어요. 내용을 보니 여전히 미흡하군요. 이동제한, 주기적 계약이라는 문제는 그냥 놔두고 있구요. 이주노동자들이 주장하는 단속추방 중단,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는 산 너머 산인 거 같습니다. 한편 유시민이 사퇴하겠다고 하는데, 예, 다시 정치판으로 나오지 말고 이젠 ‘그냥 도덕적 시민’으로만 사세요. 법사위를 통과한 통신비밀보호법이 또 다른 빅브라더군요. 서버 제공자들은 로그 기록을 무조건 남겨야 하고 수사기관이 요구하면 제공해야 한다는데, 지난해 수사기관의 통신기록 요청 전체 150,743건에서 인터넷은 41,681건이랍니다. 표현의 자유가 인터넷에서도 덫에 걸릴 지경입니다. 인터넷으로 이걸 보고 있는 당신, 만약 ‘포비의 두리번두리번’이 이적표현물이라면 당신도 이미 범법자? 이미 기록이 남아있을테니 빠져나갈 구멍이 없네요, 안타깝게도.

위 사진:장애인교육주체들은 지난 3월 26일부터 장애인교육권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단식농성 중이다. <출처; 장애인교육권연대>

4월은 장애인들이 거리로 나서는 달입니다.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과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조례 제정 등을 요구하면서 서울역,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농성을 하고 있어요. 장애인들이 전경련에 가서 한판 맞장을 뜬 적도 있는데 이번엔 한기총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에 반대해서 그들과도 또 한판 설전을 벌이고 있다죠. 근데 한기총은 뭐예요? 사학법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공공의 적’을 자처합디다. 서경석 목사가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면서 6일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고 하구요. 한기총이 한국‘기득권’총연합인가요? 이거 참……. 암튼 장애인들의 투쟁이 한창인 때 충남 사회복지시설에서 외출하려는 장애인을 사회복지사가 때려죽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야만이 멈추지 않는 사회라는 걸 또다시 목도했죠. 그 야만으로 희생된 4월의 영령이 또 하나 늘어난 셈입니다. 모든 억압받는 사람들의 죽음이 우리를 흔들어 깨우는 잔인한 4월입니다.
인권오름 제 49 호 [기사입력] 2007년 04월 10일 22:22:33
뒤로
위로